[청년기자단] “공포의 대상 방사선, 일상생활에서도 피폭이 일어난다.”
[청년기자단] “공포의 대상 방사선, 일상생활에서도 피폭이 일어난다.”
  • 박주현 청년기자
  • 기사입력 2023.01.31 11:41
  • 최종수정 2023.01.31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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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 방사선에 노출되고 있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방사선이 일상생활에서 미치는 영향

[헬스컨슈머] 일본 정부가 2023년부터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의 해양 방류를 결정하면서, 국민들의 걱정 어린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더불어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28일, 원자력의 중요성을 진단하며, 방사능으로부터의 안전을 강조했다. 

국민들이 단순히 걱정을 넘어서, 일상생활에서 방사선 노출과 관련해 얼만큼 인지하고 있는지 파악하고자 시민 8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피폭을 받고 있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대답한 사람은 17명(21%), 모르고 있다고 대답한 사람은 63명(79%)에 다다랐다. 알고 있다고 대답한 사람을 대상으로 어떤 피폭을 받는지 물어본 결과, ‘의료용 피폭’이라고 대답한 사람이 15명(88%), ‘음식물 섭취’라고 대답한 사람이 2명(12%)으로 나타났다. 사실상 걱정에서 끝나고, 방사선과 관련해 알고 있는 사람은 드문 것이다. 

이 점을 바탕으로, 우리가 걱정하는 방사선이 일상생활에서 미치는 영향과 그에 따른 전문가의 견해에 귀를 기울여 보았다.

 

“방사선 첫 걸음 – 생활 속 방사선은 무엇이 있을까?”
방사선은 발생 근원에 따라 자연방사선과 인공방사선으로 나뉜다. 자연 방사선은 지각, 우주, 암석 등과 같이 자연환경에서 발생되는 방사선이다. 자연 방사선은 내부피폭으로, 라돈>대지>우주선>음식물 순으로 피폭량이 산출된다. 내부피폭은 피부, 호흡, 경구 등으로 섭취되거나, 전신분포, 특정 조직 및 장기에 흡수된다.

인공방사선은 산업 및 의학적 사용을 위해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방사선이다. 흔히 알고 있는 의료, 직업, 사고피폭이 여기에 해당된다. 병원에서 사용하는 X-RAY, CT, MRI 장비 이외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이와 같이 방사선이 어떻게 나뉘는지 아는 것이, 일상생활에서의 위해방사선 방호의 첫 걸음이다.

 

“방사선 두 번째 걸음 - 유효선량과 피폭이 되었을 때 그 증상은?”

(출처)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의 ‘생활 속 방사선량 비교’ 자료에 따르면, 일반인의 유효선량은 연간 1mSv, 방사선 작업자의 유효선량은 20mSv로 나타났다. 여기서 1mSv는 진단과 치료 목적에 의한 피폭과 자연방사선 피폭을 제외하고 산정한 수치이다. 세계 평균 자연방사선의 연간 유효선량은 2.4mSv이지만, 우리나라의 자연방사선은 대략 연간 3.08mSv이다. 세계 평균보다 우리나라 평균 유효선량이 높아 걱정이 앞설 수 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질병관리청에서 제시한 ‘X-선을 일시에 전신에 받았을 경우 발생하는 유효선량에 따른 증상’을 보면, 우리가 외부적으로 느낄 수 있는 증상은 무려 1Sv(1000mSv)에 피폭됐을 때이다.

따라서, 3.08mSv의 방사선노출량의 경우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적다. 결론적으로, 일상생활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1mSv의 피폭량을 넘기지 않기 때문에, 피폭이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에 따른 영향은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
  

(출처) 질병관리청

 

“방사선 세 번째 걸음 - 우리가 걱정해야 할 위해방사선은 없을까?”
앞서 이야기했듯이, 피폭 후 증상이 나타나려면 대략 1000mSv정도의 방사선에 피폭이 되어야한다. 하지만 일상생활에서 그 정도의 피폭을 받을 일은 없으므로, 안심해도 된다. 또한 소량의 방사선피폭은 DNA 스스로 복구가 가능하기 때문에 더더욱 걱정할 필요는 없다. 다만, 방사선을 다루는 작업 종사자들은 그 안전을 스스로 지켜 차폐할 필요가 있다. 

그럼에도, 방사선에 피폭되는 것이 걱정된다면 흡연자들은 담배를 끊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담배에는 폴로늄이라는 방사성 물질이 들어있다. 하루에 담배를 1.5갑 정도 1년가량 피면 약 300회의 흉부 X-RAY를 검사한 만큼 노출된다. 

집안 환기를 하는 것도 또다른 방법이다. 방사선 첫 걸음에서 언급한 것처럼, 자연방사선 중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은 라돈이다. 라돈은 밀폐된 실내에서 그 수치가 높아지기 때문에 자주 환기를 시켜줄수록 라돈에 의한 피폭을 차폐할 수 있다. 너무 과한 의료적 검사도 피하는 것이 좋다. 자신에게 반드시 필요한 검사 만을 하고, 특히 임신 가능성이 있거나 임산부는 의료진과 상담 후 검사를 진행하는 것이 좋다.

 

“방사선 네 번째 걸음 - 방사선 피폭과 방호에 대해 알려주세요!”
앞서 언급한 주제들에 대한 전문가의 견해를 듣기 위해 방사선사로 근무중인 ‘국립암센터 방사선종양학과 김태윤 방사선사’를 만나 인터뷰를 진행해보았다. 인터뷰 내용은 다음과 같다.

 

(출처) 게티이미지코리아 *위 사진은 본 기사와 관련없음
(출처) 게티이미지코리아 *위 사진은 본 기사와 관련없음

 

박주현 기자 : “의료용 인공방사선 피폭에 많은 환자가 걱정을 하는데, X-RAY, CT, MRI 등의 피폭선량이 걱정할 정도가 되려면 어느 정도를 촬영해야 하나요?”

김태윤 방사선사 : “먼저, 의료행위를 목적으로 시행되는 모든 방사선검사에서 적용되는 두 가지 중요한 개념이 있는데요. 바로 ‘정당성’과 ‘최적화’입니다. 정당성은, 환자의 진료 또는 치료목적으로 이득이 있는 경우에 시행해야 함을 의미합니다. 최적화는 이와 같은 의료행위를 위한 방사선 검사 시 가장 합리적인 선량이 사용되어야 함을 의미합니다. 방사선방호에는 이 두 가지 외에 선량한도라는 개념이 추가되어 주요 3원칙을 구성합니다. 하지만, 의료행위를 위해 의도적으로 조사되는 방사선량이기 때문에 정당성과 최적화를 최우선으로 하며 별도의 선량한도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이러한 배경을 바탕으로, 질문하신 내용 중 환자가 ‘걱정할 정도’의 방사선량과 ‘어느 정도’의 촬영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서 현재도 많은 방사선 전문가들이 연구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방사선 검사의 최적화를 위해, 현재 새롭게 개발되고 있는 많은 장비들은 환자체형 별 검사조건 프로토콜을 제공하고 있으며, 또한 방사선장비에서 선량을 표시함으로써 환자의 피폭정도를 확인하고 관리할 수 있습니다.”

또한, CT와 같이 1회 검사에서 많은 방사선량에 피폭되는 촬영에 대해서는, 환자가 불필요한 검사로 인해 방사선에 과다 노출되지 않도록 관리가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관련 정부기관에서는  ‘CT검사 및 재검사 가이드라인’,  ‘진단참고수준 가이드라인 – 투시조영촬영편’과 같은 지침서를 발간하여 효율적인 방사선 검사가 진행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습니다. 환자의 효과적인 피폭선량관리를 위해서는 궁극적으로, 전용 의료방사선량 관리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며, 오랫동안 이에 대한 논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올해 4월에 발간된 연구보고서 중 ‘전산화단층촬영 검사와 환자선량관리시스템 기획’에서는 환자피폭선량 관리를 위해 디지털의료영상표준통신과 같은 국제규격을 통해 환자의 선량정보 표준화의 필요성을 보고하였습니다. 

결론적으로, 방사선 작업에 종사하는 많은 전문가들은 정부와 전문협회에서의 피폭선량 가이드라인을 적극 참고하고, 또한 피폭관리 시스템개발을 위한 꾸준한 노력을 통해 환자들에 걱정없이 정확하고 필요한 방사선검사를 시행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박주현 기자 : 감사합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자연방사선은 연간 3.08mSv인데, 이 수치는 인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나요?

김태윤 방사선사 : 방사선에 피폭되면 피폭 받은 부위의 세포들이 손상을 입게 됩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면, 세포의 구성물질 중 유전정보를 담고 있는 DNA가 손상받게 되어 세포가 죽게 되거나 또는 손상 받은 일부 DNA가 회복되는 과정에서 돌연변이를 일으키게 됩니다. 이와 같이 방사선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세포사멸에 관련된 결정적 영향과 돌연변이에 의해 오랜시간을 거쳐 영향을 미치는 확률적 영향으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일반인의 방사선 피폭과 관련하여 중요하게 다뤄지는 것은 돌연변이에 의해 발생하게 되는 암입니다. 국제방사선방호위원회(ICRP)가 정한 연간 방사선 노출량 권고 기준치는 일반인의 경우 1mSv 이하이고, 방사선사 등 방사선 작업종사자의 경우 50mSv 이하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여러 전문가들은 100mSv 정도의 방사선을 한 번에 피폭 받게 되는 경우, 20-30년 후 암발생률이 약 0.5%가량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즉, 50mSv 이하의 방사선 노출에 대해서는 생애(20-30년 동안) 암발생위험 증가율이 명확하게 밝혀진 것이 없으며, 3.08mSv의 방사선노출량의 경우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적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참고로, 세계원자력협회의 보고서에는 일반인이 1년에 자연적으로 받게 되는 방사선량은 평균 2mSv 정도로 보고하고 있습니다. 반면, 국제방사선방호위원회(ICRP)가 정한 연간 방사선 노출량 권고 기준치는 이보다 낮은 1mSv이죠. 하지만 정확히 말하면, 이는 자연적으로 노출되는 2mSv 정도의 방사선량은 제외한 수치입니다. 이 수치에서는 방사선검사 등으로 노출되는 방사선도 제외된 것이죠. 

국제 방사선방호위원회가 일반인의 노출 권고 기준치를 1mSv로 정해 놓은 이유는, 환자를 위한 의료용 피폭 또는 방사선 작업종사자 업무 중 받게 되는 방사선량이 아닌 일반인이 1mSv 이상의 방사선에 노출이 될 경우, 주변에 방사선을 발생시키는 원인 물질을 찾아야 한다는 의미인 것입니다.”

박주현 기자 : 마지막으로 질문 하나 드리겠습니다. 우리는 앞으로 생활 속의 위해방사선에 어떤 부분에 경각심을 갖고 조심해야 할까요?

김태윤 방사선사 : 원자력발전을 이용한 에너지산업의 성장과 방사선 관련 산업의 빠른 발전으로 인해, 우리는 생활 속에서 쉽게 방사선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방사선의 장점을 적극 활용하는 것은 우리에게 많은 편의를 제공하지만, 동시에 방사선의 위험성을 정확히 인지하고 적절한 방호를 위해서는 일반인들도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방사선시설과 관련하여, 정부에서는 여러 기관을 통해 대국민 방사선방어관련 교육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원자력안전위원회 산하기관인 한국원자력통제기술원(KINAC)에서는 ‘이러닝교육시스템’을 통해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방사선방호의 핵심내용들을 정리하여 교육자료를 제공하고 있고, 한국원자력연구원(KAERI)에서도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원자력 및 방사선기술 등의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다양한 과정을 통해 안전한 방사선사용을 위한 컨텐츠들이 개발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교육과정을 적극 활용하고, 무엇보다 방사선방호의 기본원칙들을 생활 속에서 숙지하는 것이 불필요한 방사선피폭을 줄이는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의료목적으로 이용되는 방사선량 노출과 관련하여 최근 의료 현장에서는 최신형 의료용 방사선장비들이 빠르게 개발되고 있고, 보다 효율적인 환자의 피폭관리를 위한 기술들이 보급되고 있습니다. 의료목적으로 받게 되는 방사선노출량을 관리하기 위해 이러한 검증되고 안전한 방사선검사장비를 사용하는 것이 필요하겠습니다. 

또한 환자입장에서는 진료를 위해 여러 병원을 옮겨다니면서 중복적인 CT검사가 시행되지 않도록 주의해야합니다. 방사선피폭 관련하여 방사선 전문가와 소통하고 궁금한 것들을 적극적으로 문의하는 것 또한 방사선량 노출관리에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박주현 기자 : 인터뷰 요청에 적극 응해주셔서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방사선 마지막 걸음 – 그렇다면 생활 속 위해방사선은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걸까?”
일상생활에서 방사선이 미치는 영향을 단계별로 알아본 결과, 당장은 걱정할 만큼의 방사선에 노출되고 피폭되지 않기 때문에, 특별히 조심해야 할 생활 속 위해방사선은 없다. 하지만, 앞으로 과학기술이 발전하면서, 원자력의 중요성이 커지기 때문에 언제, 어디서, 어떤 방법으로 방사선에 노출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일본 정부가 발표한 대로, 방사능 오염수의 해양 방류가 당해 년도에 실시된다면, 이 또한 일상생활 속 위해방사선이 될 것이다. 미리 알고 작은 노력부터 실시하는 것은 방사선 방호에 큰 도움이 된다. 스스로의 몸은 스스로 지킬 수 있도록, 올바른 차폐 방법을 알고 그 규칙을 준수하는 것이 가장 좋은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