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사람들 제네릭 약, 10명 중 5명이 안 믿어
우리나라 사람들 제네릭 약, 10명 중 5명이 안 믿어
  • 박채은 기자
  • 기사입력 2023.03.28 17:00
  • 최종수정 2023.03.28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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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지널과 차이 있을 것”이라고 응답한 자 47.3%
(출처) 게티이미지코리아
(출처) 게티이미지코리아

 

[헬스컨슈머] 의약품 중에서 가장 먼저 특허를 취득하고 개발하여 허가를 받고 시중에 나온 원래의 제품을 오리지널, 그리고 이것을 본 따(복사)서 만든 제품을 제네릭이라고 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바로 이 제네릭에 대한 신뢰도가 대체로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제네릭 의약품의 효과, 부작용, 품질이라는 3대 점검 항목 모두에서 제네릭의약품과 오리지널 의약품의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응답한 사람은 10명 중 3명이 조금 넘었으며 차이가 있을 것이다(동등함을 신뢰하지 않는다)고 보는 사람은 10명 중 5명에 가까웠다.

이 같은 내용은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이나경 박실비아 두명의 연구원이 최근 대한약학회 학술지(약학회지 제67권 제1호 23-31) 에 ‘제네릭 의약품에 대한 일반 소비자의 인식과 특성’이란 주제로 기고한 논문에서 밝혀졌다.

이 연구논문은 총2,026명을 연구대상자로 하여 현재 의약품을 지속적으로 복용하는 사람이 1,018명(50.2%), 지속적으로 복용하지 않는 사람이 1,008명(49.8%)이었음을 밝혔다.

이 가운데 572명이 오리지널과 제네릭의 동등성에 동의한 응답자는 전체 응답자의 32.7%를 차지했으며 효과, 부작용, 품질 중 2개 또는 1개 항목에 대해 제네릭 의약품의 동등성에 동의한 응답자는 각각 171명(9.8%), 178명(10.2%)이었고 효과, 부작용, 품질 모두에서 제네릭 의약품의 동등성을 신뢰하지 않는 응답자는 827명(47.3%)으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한 것으로 드러났다.

차이가 있을 것이라는 응답 비율은 품질에서(57.2%)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부작용(53.2%), 효과(46.9%)의 순이었다.

또한 연구는 조사대상자의 일반적 특성에 따른 제네릭 의약품에 대한 정의를 알고 있는 응답자 수의 분포이다. 전체 응답자의21%가 제네릭 의약품에 대한 정의를 알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제네릭 의약품 정의를 알고 있는 응답자의 비율은 여자(18.8%)보다 남자(23.1%)에서 더 높았고, 30대(28.0%)와 40대(23.4%)가 타 연령대와 비교해 더 높았다고 밝혔다. 

월평균 가구 소득이 높을수록, 교육 수준이 높을수록 제네릭 의약품의 정의를 알고 있는 비율이 더 높았으며, 현재 의약품을 지속적으로 복용하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제네릭 의약품의 정의를 알고 있는 비율이 조금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제네릭 의약품의 동등성에 대한 인식

이 연구는 제네릭 의약품의 동등성에 대한 인식은 제네릭 의약품과 오리지널 의약품의 효과, 부작용, 품질 각각에 대해 “차이가 있을 것이다”라는 문항에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와 ‘동의하지 않는다’로 응답한 경우 ‘차이가 없음’으로, ‘동의한다’와 ‘매우 동의한다’에 응답한 경우 ‘차이가 있음’으로 구분하였다.

또한 제네릭 의약품의 정의를 알고 있다고 응답한 사람 425명만을대상으로 제네릭 의약품과 오리지널 의약품의 동등성에 대한 인식을 분석한 결과, 효과와 부작용에서는 차이가 없을 것이라는 응답 비율이(각각 53.9, 48.7%) 차이가 있을 것이라는 응답 비율보다(각각 41.9, 45.6%) 더 높았고, 품질에서는 차이가 있을 것이라는 응답 비율이(51.1%) 차이가 없을 것이라는 응답 비율보다(44.5%) 더 높았다고 소개했다.

전체 응답자와 제네릭 의약품의 정의를 알고 있는 응답자 모두 제네릭 의약품의 동등성에 대해 신뢰하는 비율은 효과, 부작용, 품질 순으로 나타났고, 제네릭 의약품의 정의를 알고 있는 응답자에서 동등성에 대한 신뢰 비율이 전반적으로 더 높았다는 것이다.

응답자별로 제네릭 의약품의 효과, 부작용, 품질 각각에 대해 동등성의 차이가 없다고 답한 개수를 세어 분포를 분석한 결과, 효과, 부작용, 품질 3개 항목 모두에서 제네릭의약품과 오리지널 의약품의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응답한 사람은 572명으로 전체 응답자의 32.7%를 차지하였다. 효과, 부작용, 품질 중 2개 또는 1개 항목에 대해 제네릭 의약품의 동등성에 동의한 응답자는 각각 171명(9.8%), 178명(10.2%)이었다. 효과, 부작용, 품질 모두에서 제네릭 의약품의 동등성을 신뢰하지 않는 응답자는 827명(47.3%)으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였다.

제네릭 의약품에 대한 인식 관련 요인

이 연구는 또 “성별로는 여자보다 남자에서 제네릭 의약품 정의를 인지하는 경향이 더 높았고, 연령별로는 30대에서 가장 높았다”며 월평균 가구소득이 높을수록, 교육 수준이 높을수록 제네릭 의약품 정의를 인지하는 경향이 더 높았다고 밝혔다.

이와함께 현재 지속적으로 의약품을 복용하는 그룹에서 지속적으로 복용하지 않는 그룹보다 제네릭 의약품의 정의를 알고 있는 경향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고했다.

제네릭 의약품의 동등성 신뢰 관련 요인

아울러 제네릭 의약품의 동등성에 관한 질문에서 효과, 부작용, 품질 중 1개라도 ‘모르겠다’라고 답한 응답자를 제외한 1,748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성, 월평균 가구 소득, 제네릭 의약품 정의 인지여부가 제네릭 의약품의 동등성 신뢰와 통계적으로 유의한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성별로는 여자보다 남자에서 제네릭 의약품과 오리지널 의약품의 동등성을 신뢰하는 경향이 더 높았고, 가구 소득은 300만 원 미만 그룹보다 소득이 높은 그룹에서 동등성을 신뢰하는 경향이 더 높았다는 것이다.

제네릭 의약품의 정의를 모르는 그룹보다 제네릭 의약품의 정의를 알고 있는 그룹에서 제네릭 의약품의 동등성에 대한 신뢰가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더 높았다는 해석을 내놓았다.

연구는 결론부에서 “제네릭 의약품의 정의를 알고 있는 응답자의 비율은 21%로 낮은 수준이었다”며 “국내에서 제네릭 의약품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연구마다 그 대상과 설문 문항에서 차이가 있어 직접 비교하기는 어려우나 이유정(2011)26)의 연구에서 30.9%로 나타난 결과와 비교할 때, 그동안소비자들의 제네릭 의약품에 대한 인지도가 향상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제네릭 의약품 사용의 중요 결정요인

특히 조사의 결과가 외국에서 조사한 환자의 제네릭의약품에 대한 인지도에 비해서도 낮은 편이라며 제네릭 의약품의 동등성에 대한 신뢰는 제네릭 의약품의 사용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요인임을 강조했다. 

소비자들은 효과, 부작용, 품질 모두에서 제네릭 의약품이 오리지널 의약품과 차이가 있을 것이라고 답한 비율이(각각 46.9, 53.2, 57.2%)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답한 비율보다(각각 42.8, 37.1, 35.0%) 더 높았는데 국내에서 동일 문항의 조사 연구가 없어 직접 비교하기는 어려우나 2006년 이의경과 김동숙이 수행한 연구를 살펴보았을때, 제네릭 의약품이 효과와 안전성에서 오리지널 제품과 ‘동등하거나 동등하지는 않더라도 대체조제에 문제가 없다’고 답한 비율이39.3%로 나타난 바,이 연구의 긍정적 응답 비율과 유사한 수준을 보였다고 풀이했다. 

동등성에 대한 국외 인식 조사에서 핀란드는 일반 소비자들이 제네릭 의약품에 대해 신뢰하는 비율이 효과와 안전성에서 각각 80.9, 84.9%로 높았고 호주에서는 약국 방문 환자들이 제네릭 의약품의 효과, 안전성, 품질에 대해 신뢰하는 비율이 각각 49, 53, 52%였고, 신뢰하지 않는 비율은 각각 12.5, 5.2, 12.7%였다고 소개했다.

터키에서는 제네릭 의약품의 효과에 대해 신뢰하는 비율이 24%였고10) 이라크에서는 제네릭 의약품의 효과, 안전성, 품질의 동등성을 신뢰하지 않는 비율이 53.5, 57.1, 46.3%로 나타났다고도 덧붙였다.

제네릭 인식도, 선진국 수준에 비해 낮은 편

따라서 이 같은 외국의 연구결과와 비교할 때 우리나라의 제네릭 의약품 동등성에 대한 신뢰도는 핀란드, 호주와 같은 선진국에 비해 낮은 편임을 확인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즉 우리나라의 제네릭 의약품 동등성에 대한 신뢰도가 국가의 사회경제수준에 비해 높지 않고 과거 국내 조사에 비교하여 높아지지 않은 것은 국내 소비자들이 제네릭 의약품의 적극적 사용 경험이적은 것과 연관 지어 해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연구 결과 제네릭 의약품의 정의 인지 여부와 동등성 신뢰 모두에서 여성보다 남성의 인식도가 더 높았다며 낮은 연령, 높은 가구소득, 높은 교육 수준은 모두 제네릭 의약품 정의의 높은 인지도와 연관성이 있고, 소득 수준은 제네릭의약품의 동등성에 대한 신뢰와도 관련성을 보였는데, 이러한 결과는 제네릭 의약품에 대한 정보 습득 능력이 높은 경우 제네릭 의약품을 더 잘 이해하고 신뢰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점을 밝혔다. 

제네릭 홍보 필요성 대두

따라서 제네릭 의약품에 대한 국민의 인식과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정부의 홍보활동이 과거보다 활발해졌는데, 더 넓은 계층의 사람들이 제네릭 의약품을 이해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정보 전달매체를 다양화하고 정보의 내용을 더 이해하기 쉽게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는 국내에서 소비자의 자발적인 제네릭 의약품 선택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제네릭 의약품에 대한 인지도를 현재보다 획기적으로 높일 필요가 있고, 이를 위해서는 제네릭 의약품에 대한 정보 제공 채널을 다양화하고 쉬운 내용으로 정보를 전달하는 전략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또한 이 연구에서 소비자들은 특히 제네릭 의약품의 품질에 대한 신뢰가 낮은 것으로 확인되어, 제네릭 의약품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를 높이기 위해서는 의약품 규제당국이 품질 향상에 특히 주력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