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과 불면에 도움이 되는 생약제제
불안과 불면에 도움이 되는 생약제제
  • 남정원 약사전문기자
  • 기사입력 2023.04.27 10:04
  • 최종수정 2023.04.27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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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코리아
(출처) 게티이미지코리아

 

[헬스컨슈머] 현대인들은 시간 여유가 없고 스트레스 받는 상황에 자주 노출되다 보니 나이를 막론하고 불안과 불면을 호소하는 분들이 아주 많습니다. 이런 경우 대부분 병원에서 진찰을 받고 신경안정제나 수면제를 먹는 방법으로 치료를 하지만 약의 부작용이 알려지며 병원 약으로 치료하기를 꺼려하시는 분들도 매우 많아졌습니다. 그런 분들은 신경안정제 역할을 대신하는 건강보조식품이나 한방약을 먹으면 약 부작용 걱정을 줄이며 예민한 증상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생약 제제를 드실 때 주의사항과 주의하셔야 하는 분들은 어떤 분들이 있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우황청심원]
우황청심원은 수능이나 면접을 보기 전에 과도한 긴장감을 완화하기 위해 약국에서 사 먹는 대표적인 한방약입니다. 우황청심원은 아시아 국가에서 아주 오래 전부터 사용된 중추 신경 안정제이며 심의 열을 끄는 목적으로 사용되는 약품입니다. 우황과 사향을 포함해 수십여 가지의 생약이 조합되어 심의 열이 과하게 올라가서 발생하는 고혈압, 두근거림, 정신불안 등 실증과 중풍, 뇌졸증과 같은 허혈성 뇌질환의 응급 치료용으로 사용되어 왔습니다. 주원료인 우황은 소의 담낭에서 생긴 결석을 건조시키는 과정을 통해 만들어지며 혈압을 낮추고 진정과 이담 작용을 촉진하여 줍니다.

두 번째 주 약재는 사향입니다. 사향 노루에서 얻는 성분으로 시베리아에서만 채취가 가능하고 사향 노루가 멸종위기종이 되어 점점 구하기가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사향과 효과가 같고 비교적 구하기 쉬운 영묘향이나 L-무스콘이 함유된 우황청심원이 판매되고 있으며 효과는 거의 같다고 보시면 됩니다.

우황청심원을 불안증 완화, 혹은 두근거림 완화의 목적으로 꾸준히 복용하고 싶은 분이라면 원방과 변방을 구분하여 구입하는 것이 좋습니다. 일반적으로 사향이 들어갔느냐 아니냐에 따라 품질이 달라진다고 생각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원방’ 우황청심원이냐 ‘변방’ 우황청심원에 따라 효능의 차이가 커집니다. 왜냐하면 재료의 함량에 따라 원방제품과 변방제품으로 나뉘는데 우황과 사향 혹은 사향 대체성분의 함량이 5~7배 정도 차이가 나기 때문입니다. 약국에서 일반적으로 판매하는 우황청심원은 만 원 안팎의 저렴한 변방 우황청심원이기 때문에 효과가 다소 떨어집니다. 따라서 불안이나 불면 해소를 위해서는 가격을 좀 더 지불하더라고 원방 우황청심원을 드시는 것이 좋습니다.

[천왕보심단-안정액]
우황청심원과 거의 흡사하지만 안정 효과를 강조하여 나온 생약제제로 천왕보심단이라는 제품이 있습니다. 최근에 ‘안정액’이라는 이름으로 출시되어 수험생들의 긴장 완화를 위해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심리적 불안에 따른 초조함과 긴장감을 완화시키고, 건망증이나 기억력 저하에 효과가 있습니다. 따라서 현대인들의 불안, 불면에는 더 알맞은 약으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쓰임으로만 봤을 때는 우황청심원과 천왕보심단의 쓰임이 거의 같아 비슷한 약으로 보이지만 우황청심원은 심의 열을 낮춰주는 약이고 천왕보심단은 심의 허를 채워주는 약입니다. 따라서 크게 놀라거나 분노가 치밀어 오르고 목덜미가 뻣뻣할 때는 우황청심원을, 스트레스로 잠들기가 어렵고 작은 소리에도 깜짝깜짝 놀라는 예민한 상태라면 천왕보심단을 먹는 것이 좋습니다. 

천왕보심단의 성분으로는 생지황, 황련, 현삼, 맥문동 등 많은 생약성분이 배합되어 있고 임신부나 수유부는 먹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우황청심원과 비교하여 천왕보심단의 장점은 원료가 비싸지 않아 가격이 대체로 저렴하며 진정작용이 없어서 복용 후 졸립지 않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졸릴까 봐 염려가 되시는 학생이나 직장인은 천왕보심단을 선택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노이로민]
노이로민 정은 세인트존스원트(Saint John's Wort) 추출물이며 우울 증상에 도움이 되는 히페리신(Hypericin) 성분이 함유되어 있습니다. 히페리신은 행복 호르몬이라고 불리는 도파민의 농도를 높이고 모노아민과 GABA의 재흡수를 억제해 항우울, 항불안 효과를 나타냅니다. 서양에서는 예전부터 기분 전환을 위해 오랫동안 복용되어 온 약이며 우울증을 느끼는 12세 이상 소아나 갱년기 여성들에게 많이 추천되는 약입니다.

이 약의 단점은 다른 약물과 상호작용이 많아서 복용하기 전에 다른 약의 효과를 방해하거나 충돌하지 않는지 약사에게 문의하는 것이 있습니다. 또한 광과민 작용을 나타낼 수 있기 때문에 초기 복용 시에는 외출 시에 꼭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는 것이 좋습니다. 약국에서 병원 처방전 없이 우울증 약을 추천해달라고 할 때 가장 많이 추천되는 약이며 기존 약과의 상호작용이 없다면 안전하게 복용할 수 있는 약입니다

[레돌민]
레돌민 정은 길초근과 호프의 복합제 약입니다. 항우울 효과보다는 불면증 효과가 더 좋아서 수면제 대신 추천하는 약입니다. 길초근의 valerenic acid 성분이 GABA의 활성을 증가시켜 진정, 수면 작용을 촉진하고 호프 성분이 아데노신과 멜라토닌 호르몬을 조절하여 수면 리듬을 정상화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다만 수면유도제인 항히스타민제 성분이나 수면제처럼 단시간에 잠을 유도하는 효과는 없기 때문에 2주 이상 복용하여야 수면 리듬을 찾아주는 효과를 볼 수 있고 3개월 이상 복용하여도 효과가 없다면 중단하여야 합니다. 

6세 이상의 어린이부터 복용이 가능하여 안전한 약이며 청소년 불면증에 병원 약 대신 시도해보기 좋은 약입니다.
지금까지 불안, 불면증에 도움이 되는 몇 가지 생약제제 약품들을 소개해드렸습니다. 본인의 체질과 증상에 맞는 약품은 약사 분과의 상담을 통해 보다 더 정확하게 선택하실 수 있으실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