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칼럼] (118)모기에 강해지는 영양소
비타민D와 말라리아
[헬스컨슈머] 오늘(4월 25일)은 세계 말라리아의 날이다. 2001년 아프리카 대륙의 말라리아 심각성을 강조하기 위해 매년 4월 25일을 '아프리카 말라리아의 날'로 선언한 이후, 2008년부터는 '세계 말라리아의 날'로 확대되었다.
말라리아는 모기에 의해 전파되는 원생생물 감염증으로, 매개체 감염병 중 질병부담이 가장 높은 감염병이다. 말라리아 환자의 90%는 아프리카 지역에서 발생한다. 따라서 아프리카 지역에서 말라리아를 퇴치하는 것은 중요한 보건학적 과제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2022년 전 세계적으로 약 2억 4,900만 명이 말라리아에 감염되었으며, 60만 명 이상이 사망했다. 이 중 4분의 3이 5세 미만의 영유아로, 1분에 한 명씩 사망하는 셈이다.
세계보건기구는 우리나라를 포함한 말라리아 우선 퇴치 대상 25개국을 선정하고 2030년까지 퇴치이행을 권고한 바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해 말라리아 환자는 모두 745명 발생했으며 이 가운데 국내에서 672명이 발생하고 해외를 통해 73명이 유입되었다. 지난 2011년 이후 12년 만에 가장 많은 규모의 환자가 쏟아져 나온 것이다. 국내에서는 1984년을 마지막으로 사라졌다가 1993년 이후 다시 발생하고 있다.
말라리아 치료는 클로로퀸과 같은 약물 치료가 일반적이다. 최근에는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이 새로운 말라리아 백신인 모스키릭스(Mosquirix)를 아프리카 카메룬에서 출시했다.
그리고 말라리아 예방은 모기를 피하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방법이다.
또한 이와 함께 충분한 비타민D 수치를 유지하는 것도 효과적인 예방법 중 하나일 수 있다.
2023년 6월 이란 바볼 의과대학 연구팀은 체계적 문헌고찰 및 메타분석을 통해 비타민D 보충이 말라리아를 일으키는 플라스모디움 기생충에 감염된 마우스의 생존율을 3배나 증가시킨다는 연구 결과를 《말라리아저널(Malaria Journal)》에 발표하였다.
2019년 2월 이탈리아 팔레르모 대학병원 연구팀은 비타민D 보충이 말라리아 예방과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는지를 파악하기위한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헬리온(Heliyon)》에 발표하였다.
연구로 파악된 말라리아 발병에 미치는 비타민D의 영향은 아래 그림과 같다.
활성 비타민D(1,25(OH)2D)는 도움 T세포(Th) 와 조절 T세포(Treg)에 작용하기 때문에 말라리아의 발병과 관련이 있다. 말라리아의 발병과 진행은 부분적으로 도움 T세포1(Th1)의 압도적 반응, 도움 T세포2(Th2) 반응 완화 및 조절 T세포 기능 장애에 따라 달라진다. 활성 비타민D는 도움 T세포1 생성을 억제하고 도움 T세포2 분화를 촉진하며 조절 T세포의 발달을 촉진함으로써 말라리아 발병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한, 활성 비타민D는 말라리아와 심각한 합병증인 뇌형 말라리라의 발병에 관여하는 인터페론감마(IFN-γ) 종양괴사인자α(TNF-α)의 합성을 억제한다.
2018년 11월 중국 중국의과대학 제1병원은 뇌형 말라리라 발현을 예방하는 수단으로 예방적 경구 비타민D를 평가한 연구 결과를 국제 학술지인 《국제면역약리학회지(International Immunopharmacology)》에 발표했다.
경구용 비타민D를 보충한 쥐는 사망률이 감소하고 혈액 뇌 장벽의 완전성이 개선되었다. 예방적 경구 비타민D는 뇌형 말라리아의 증상을 완화하고 사망을 피했으며 감염 후 진단과 치료에 필요한 귀중한 시간을 확보했다. 말라리아 풍토병 지역에서 비타민D를 영양 보충제로 사용하면 뇌형 말라리라의 중증도와 사망률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연구진은 결론지었다.
2015년 1월 미국 베트남-미국 의학연구재단 연구팀은 비타민D와 말라리아의 관계를 검토한 연구 결과를 《개발도상국 감염 저널(The Journal of Infection in Developing Countries)》에 발표하였다.
비타민D는 단백질 발현, 산화 스트레스, 염증 및 세포 대사를 포함한 수많은 비유전체 메커니즘을 통해 말라리아에 관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2014년 8월 중국 중국의과대학교 연구팀은 말라리아 감염에 비타민D 보충은 숙주 염증 반응을 억제하여 뇌형 말라리아의 발생을 억제한다는 연구 결과를 《면역학 저널(The Journal of Immunology)》에 발표하였다.
경구 비타민D 치료가 생쥐의 말라리아 감염 동안 뇌형 말라리아 발생을 완전히 예방한다는 것을 입증했다. 중요한 것은 말라리아 감염 전후에 비타민D를 투여하면 뇌형 말라리아 예방에 효과적이었으며, 이는 예방적 치료와 대증요법 모두 인간 뇌형 말라리아 환자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비타민D가 말라리아를 예방하고 치료에 잠재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기전은 다음과 같다.
면역 세포 기능 조절 (Regulation of Immune Cell Function):
비타민D는 특히 대식세포와 T 세포와 같은 면역 세포의 기능을 강화하여 면역 체계를 조절한다. 말라리아의 경우, 균형 잡힌 면역 반응은 감염을 통제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비타민D는 말라리아 기생충에 대한 면역 반응을 조절하여 감염을 치료하는 데 도움을 준다.
항균 활성 (Antimicrobial activity):
비타민D는 카테리시딘과 디펜신과 같은 항균 펩타이드의 생성을 자극하여 박테리아, 바이러스, 기생충을 비롯한 다양한 병원균에 대한 항균 작용을 한다. 말라리아의 맥락에서 이러한 펩타이드는 기생충의 성장을 직접적으로 억제하는데 도움을 준다.
항염증 효과 (Anti-inflammatory Effects):
비타민D는 중증 말라리아의 특징인 과도한 염증 반응을 줄여 면역 체계의 반응을 조절하는 데 도움을 준다. 비타민D는 말라리아 감염과 관련된 염증을 줄여 증상을 완화하고 예후를 개선할 수 있다.
유전자 발현 (Genetic Expression):
비타민D는 면역 반응에 관여하는 다양한 유전자의 발현에 영향을 미치며, 말라리아 기생충을 퇴치하는 신체의 유전적 능력을 잠재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다.
다른 치료 효과 향상 (Enhancement of other treatments):
비타민D 보충제는 전반적인 면역 반응을 개선하고 염증을 줄임으로써 말라리아 치료제의 효과를 향상시킬 수 있다. 표준 항말라리아 치료와 비타민D를 병행하면 환자에게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비타민D 결핍은 가장 흔한 건강 위해 요인이라고 전 세계 보건 전문인들은 이구동성 얘기하고 있다.
그런데 이렇게 중요한 비타민이 전 세계적으로 인구의 80% 정도가 충분한 수치(30ng/ml 이상)에 못 미치는 실정이다. 특히 한국은 비타민D 부족/결핍이 인구의 97%에 이르고 있다.
비타민D 수치를 100에 가깝게 유지할수록 더 건강해질 수 있는 요소가 많다. 적어도 40~60ng/ml 이상을 유지해야 기본적인 비타민D 건강을 확보할 수 있다.
비타민D 수치 40~60ng/ml 이상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하루 평균 최소 4000IU 이상을 복용해야 한다. 사람마다 흡수율이 달라 도달 수치에 차이가 나기 때문에 3~4개월 복용하고 꼭 비타민D 검사를 받고 결과치에 따라 복용량을 조절하면 된다.
검사를 해보지도 않고 자신의 혈중 농도를 모른 채 임의로 비타민D를 복용하다 보면 적정한 수준인 40ng/mL~60ng/mL를 유지하기 어렵다. 내 몸의 상태를 정확히 아는 것이 건강을 유지하는 최선의 방법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