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칼럼] (119)강한 남성을 위한 영양소

비타민D와 발기부전(Erectile Dysfunction)

2024-05-02     전의혁(사단법인 건강소비자연대 해외학술정보이사)

 

[헬스컨슈머] 매년 봄철마다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면서 야외 활동마저 주저하게 만들고 있는 가운데, 특히 남성 건강관리에 비상이 걸리는 새로운 연구가 등장했다.
지난 3월 13일 초미세먼지 등 대기 오염물질이 남성의 성 기능 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중국 안후이 의과대학 연구팀이 환경 및 화학공학계 국제학술지 《유해물질 저널(Journal of Hazardous Materials)》에 발표했다. 초미세먼지와 황산화물 등 오염물질들에 노출된 경우 발기부전에 영향을 미친다는 설명이다.

또한 같은 달 20일에도 중국 상하이 해군 의대 창하이병원 연구팀이 여가 시간 컴퓨터 사용이 많을수록 남성 발기부전 위험이 커지며, 컴퓨터 사용 시간이 1.2시간 늘어날 때마다 발기부전 위험이 3.6배 증가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남성과학회지 (Andrology)》에 발표하였다.
가뜩이나 컴퓨터 사용이 늘어나고 있는 현대 남성들에게는 슬픈 소식일수밖에 없다.

국내 발기장애 환자는 약 200만 명 정도로 추정된다. 질병 관리청 통계 자료에 따르면 20대는 34%, 30대 40.5%, 40대 47.5%, 50 대 63%, 60대 74%로 나이가 들면서 점차 증가했다 
발기부전이 발생하는 이유는 정말 다양하다. 주된 원인은 고령, 흡연, 음주, 당뇨, 고혈압, 뇌혈관질환 등이다. 그 외에 호르몬제제, 고혈압 치료제 중 일부, 향정신성 약물 등도 발기부전의 원인이 되며, 뇌와 척수, 골반의 수술 및 손상도 발기부전을 야기할 수 있다. 만성질환으로는 다발성경화증(뇌, 척수, 시신경을 포함하는 중추신경계에 발생하는 만성 신경면역계 질환), 만성 신부전 및 간부전증, 만성 폐쇄성 폐질환, 피부경화증(피부가 굳어져 탄력이 없어지는 질환) 등이 발기부전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신체적 원인 없이 정서적 스트레스, 우울증이나 불안장애 등 심리적 요인도 발기부전을 일으킬 수 있다. 

발기부전 치료는 비아그라나 시알리스 등 약물 치료법 외에도 비약물 치료로 자가 주사 요법과 의료용 진공 압축기 사용 요법, 그리고 수술 요법 등이 있다. 

발기부전의 예방을 위해서는 과다한 음주와 흡연을 줄이고, 적절한 운동과 식이요법을 병행하면서 규칙적인 성생활을 하는 것이 정상적인 발기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또한 많은 남성들이 남성 건강(정력)에 좋다는 페루의 산삼이라는 마카, 알기닌, 야관문 등 건강기능식품을 찾곤 한다.

 

(출처)

 

하지만 그 무엇보다도 발기부전의 이유가 되는 각종 질환 및 우울증, 스트레스 등의 예방 및 치료를 위하여, 그리고 특히 발기부전 증상 자체의 예방과 치유를 위하여 충분한 보충을 통해 적정 수치를 유지해야 하는 영양소가 있다.
바로 전 국민의 대다수(97%)가 부족/결핍한 비타민D다.
지금까지의 연구에 따르면 비타민D는 성 기능에 대한 잠재적 영향을 포함하여 신체에 다양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비타민D 수치는 남성 생식력, 정자 건강, 고환 부피, 테스토스테론 및 기타 남성 생식 호르몬 수치와도 상당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 6월 이탈리아 카타니아대학교 임상 및 실험 의학부 연구팀은 비타민D와 발기부전 사이의 관계에 대한 메커니즘을 연구한 결과를 《바이오몰래큘스(Biomolecules)》에 발표하였다.
연구진은 비타민D 수치가 발기 기능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이는 증거와 메커니즘을 철저하고 신중하게 제시했다. (아래 그림 참조; 비타민D 결핍과 발기 부전의 상관 관계 메커니즘.)

비타민D가 성 기능에 작용하는 주요 메커니즘은 내피 기능 조절을 통한 것이고, 실제로 비타민D 결핍은 내피 기능의 여러 마커와 상관관계가 있다. 내피에 대한 비타민D의 작용은 염증 과정에 대한 개입과 활성 산소 생성을 통해 간접적으로 작용하고 혈관 경직도 조절, 산화질소 생성, 혈관 투과성 조절을 통해 직접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또한, 비타민D 수용체가 인체에 널리 분포되어 있다는 것은 이 호르몬이 고혈압, 당뇨병, 고콜레스테롤혈증, 만성 신장 질환 및 성선 기능 저하증과 같이 발기 부전과 관련이 있는 동반 질환을 방해함으로써 발기 기능에 유익한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까지 발표된 데이터에 따르면 비타민D 수치가 낮으면 여러 가지 메커니즘을 통해 발기 기능이 악화될 수 있다. 따라서 발기부전 환자의 비타민D 수치를 측정하고 결핍이 있는 경우 보충제를 통해 적절한 수치를 유지해야 한다고 연구진은 제시하였다.
 
 

 

2021년 1월 카타르 하마드 종합병원 비뇨기과 연구팀은 비타민D 보충제는 잠재적으로 발기부전을 치료하고 예방할 수 있는 저비용, 저위험 방법이라는 연구 결과를 《세계남성건강(The World Journal of Men's Health)》 저널에 발표하였다.
연구진은 발기부전 환자들은 혈중 비타민D 수치를 측정해야 하며, 더 건강하고 성적으로 활동적인 삶을 위해 배아 초기부터 노년기까지 비타민D가 필요하다고 언급하였다.

2018년 10월 폴란드 실레지아 의과 대학 연구팀은 비타민D 상태가 성기능 및 우울증 증상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 결과를 《국제발기부전연구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Impotence Research)》에 발표하였다.
건강한 남성에 비해 비타민D 결핍이 있는 피험자는 발기 기능, 오르가즘 기능, 성적 욕구에서 낮은 점수를 받은 반면, 비타민D가 부족한 사람은 발기 기능에서만 낮은 점수를 받았다. 
연구진은 비타민D 부족/결핍 정도에 따라 남성의 성 기능 손상 및 성기능 장애의 심각성이 비례한다고 주장하였다.

2017년 1월 카타르 하마드 종합병원 비뇨기과 연구팀은 비타민D 치료가 중년 비타민D 결핍 남성의 성 호르몬 수치, 대사 매개 변수 및 발기 기능을 개선한다는 연구 결과를 국제 학술지《남성 노화(The Aging Male)》에 발표하였다.
비타민D가 부족한 중년 남성에게 12개월 동안 매달 고용량 비타민D를 투여하여 성호르몬 수치 변화, 당뇨병 조절 및 대사 증후군 성분 개선, 발기 기능 개선, 전립선 마커의 변화와 관련이 있는지를 평가한 결과, 아래 표와 그래프와 같이 비타민D 치료가 중년 남성의 테스토스테론 수치, 대사증후군 및 발기 기능을 개선한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조사 항목

초기 수치

1년 후 수치

비타민D 수치

15 ng/ml

49 ng/ml

총 테스토스테론

12 nmol

16 nmol

발기 기능 점수

14

20

에스트라디올 (Estradiol)

88 pmol

70 pmol

부갑상선호르몬 (PTH)

59 pg/mL

30 pg/mL

당화혈색소(HbA1c) 수치

7.4

6.7

체질량지수(BMI)

33.9 kg/m2

33.1 kg/m2

 

 

2016년 9월 미국 존스홉킨스 의과대학 및 하버드 의과대학 브리검 여성병원 등 합동 연구팀은 비타민D 결핍이 독립적으로 발기부전 유병률 증가와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를 《죽상동맥경화증(Atherosclerosis)》 저널에 발표하였다.
미국 국민건강영양조사(2001~2004년)에 참여한 약 3,400명의 남성 데이터를 상세 통계 분석하여 발기부전과 비타민D 결핍 사이의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 비타민D 결핍(<20ng/mL 미만)이 있는 남성은 혈중 농도가 30ng/mL 이상인 남성보다 발기부전 유병률이 훨씬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래 그림 참조)
 
 

 

(발기부전 유병률(파란색 실선)은 비타민D 수치가 20ng/ml 미만인 경우 증가하며, 비타민D 수치 35ng/ml 이상이면 유병률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타민D가 발기부전에 영향을 미치고 치료에 기여할 수 있는 기전은 다음과 같다:

내피 기능 (Endothelial Function): 
비타민D는 발기 시 음경을 포함한 건강한 혈류에 중요한 내피 기능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비타민D는 혈관을 이완시키는 혈관 확장제인 산화질소의 생성을 촉진하여 음경으로 가는 혈류를 개선할 수 있다.

테스토스테론 수치 (Testosterone Levels): 
비타민D는 성욕과 발기 기능을 포함한 성 기능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수치에 영향을 미친다. 비타민D 결핍은 테스토스테론 수치 저하와 관련이 있으며, 비타민D 수치를 최적화하면 건강한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유지하여 발기 기능을 지원하는 데 도움을 준다.

염증과 산화 스트레스 (Inflammation and Oxidative Stress): 
비타민D에는 항염증 및 항산화 특성이 있어 신체의 염증과 산화 스트레스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만성 염증과 산화 스트레스는 혈관을 손상시키고 내피 기능을 손상시켜 발기부전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비타민D는 염증과 산화 스트레스를 완화함으로써 간접적으로 발기 기능을 개선할 수 있다.

근육 기능 (Muscle Function): 
비타민D 수용체가 골격근 조직에 존재하여, 비타민D는 근육 기능에 관여하며 근력과 근긴장도 유지에 도움을 준다. 비타민D 결핍은 발기 기능에 관여하는 근육을 포함한 근육 약화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비타민D 수치를 최적화하면 발기 기능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골반저근의 건강과 기능에 도움을 준다.

신경학적 효과 (Neurological Effects): 
비타민D 수용체는 뇌와 신경계를 비롯한 다양한 조직에 존재한다. 적절한 비타민D 수치는 성적 흥분과 발기 기능에 관여하는 신경전달물질의 조절을 포함하여 신경 기능을 유지하는 데 중요하다.

심리적 요인 (Psychological Factors): 
비타민D 결핍은 우울증과 같은 기분 장애와 관련이 있다. 스트레스, 불안, 우울증과 같은 심리적 요인은 발기 부전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비타민D 상태를 개선하면 발기 기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심리적 요인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출처)

 

비타민D가 발기 기능을 지원하는 역할을 할 수는 있지만, 발기부전 단독 치료제는 아니라는 점에 유의하는 것이 중요하다. 발기부전을 종합적으로 관리하려면 일반적으로 비타민D 보충제와 더불어 기저 질환, 생활 습관 요인, 심리적 요인을 해결해야 한다.

그리고 연구 결과와 같이 비타민D의 혜택을 충분히 누리기 위해서는 비타민D 수지를 적어도 건강 수치(40~60ng/ml) 이상 유지해야 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대한민국 국민의 평균 비타민D 수치는 16.1ng/ml에 불과한 결핍 수준이다. 더욱이 비타민D 정상 수치(30ng/ml 이상)인 국민은 전체 3% 정도에 불과하다.

고개 숙인 남자가 되지 않기 위한 비타민D 건강 수치(40~60ng/ml)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성인은 하루 평균 최소 4000IU 이상을 복용해야 한다. 하지만 개인적인 편차에 의해 흡수율이 최대 6배 이상 차이가 날 정도로 제각각 이므로 비타민D 수치를 반드시 확인해봐야 한다. 

가까운 동네 검진병원에서 비타민D 혈중 농도 검사를 받아보고 결과 수치에 따라 복용량을 조절하면 된다. 복용량이 중요한 게 아니라 수치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기억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