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특기진료 시즌2] (44)가천대 길병원 심장호흡재활센터

-심장수술 후 운동능력 높이고 사망률 낮춘다 -신체적·정서적으로 건강한 일상 복귀 이뤄내

2024-05-29     박효순 건강의학 칼럼니스트

 

[헬스컨슈머] 70대 남성 A씨는 최근 갑작스러운 흉통으로 응급실을 찾았다가 급성심근경색을 진단받고 스텐트 시술을 받게 됐다. 평소 건강관리를 위해 등산, 빠르게 걷기 등 꾸준히 운동을 했지만 심장 시술을 받고 나니 운동을 하는데 걱정이 앞섰다. 조금만 숨이 차거나 심장이 두근거려도 재발에 대한 두려움이 찾아왔다. 심근경색 치료는 잘 마쳤지만 운동을 하지 못했고, 불안하고 우울한 마음이 들었다.

A씨와 같은 심혈관질환 환자들이 적절한 운동으로 심장을 포함, 전신의 기능을 회복시켜주는 치료가 심장재활이다. 환자들은 시술이나 수술로 급성기 치료를 잘 마치더라도 만성 혈관질환 상태를 여전히 가지고 퇴원하게 된다. 퇴원 이후에도 일상에서 만성의 혈관 질환을 꾸준히 관리하지 않으면 재발 및 이로 인한 사망률 또한 높아진다.

심혈관질환 치료 성공 후 1년 내에 주요 심뇌혈관질환이 다시 발생하는 비율이 15∼20%인데, 심장재활로 재발률을 낮출 수 있다. 한 연구에 따르면 심장재활 프로그램에 참여한 환자들의 사망 위험률은 47% 감소했고, 급성심근경색증 재방위험도 3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심장재활치료는 심장병으로 인한 장애를 최소화하는 동시에, 신체적 정서적 사회적으로 환자를 건강한 생활로 회복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는 치료다. 심장질환을 겪은 지 얼마 되지 않았거나, 만성 심장질환으로 일상 중 꾸준한 관리가 필요한 환자들이 정상적인 일상생활이 가능할 정도로 운동능력을 향상시켜 준다.

가천대 길병원은 심혈관질환 환자의 운동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심장호흡재활센터를 심뇌혈관센터 8층에 개소했다. 재활의학과 유명은 교수를 중심으로 물리치료사, 간호사가 한 팀이 돼 환자에게 맞춤형 처방을 시행한다.

 

 

■최종적으로 가정 재활프로그램 수행이 목표
기존에 본관에서 운영하던 호흡재활 치료는 물론, 심혈관 질환 환자들을 위한 전문적인 재활치료도 새롭게 시행되면서 환자들의 건강한 일상복귀를 돕는다. 러닝머신과 고정식 자전거, 근력과 유연성을 위한 기구 등 운동 기구와 환자들의 심전도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모니터 등을 갖췄다.

심장호흡재활센터는 환자의 심폐지구력 및 1RM(한 번에 최대 노력으로 중량의 저항에 대항해 발휘할 수 있는 근력)에 대한 정확한 평가를 시행하고, 러닝머신이나 고정식 자전거 등의 유산소 운동, 그리고 유연성·근력운동 치료를 시행한다.

운동 중에는 카디악 텔레메트리(Cardiac Telemetry)를 이용해 환자의 심전도, 심박수, 산소 포화도 등을 의료진이 실시간으로 확인해 운동 중 발생할 수 있는 심혈관 사고를 예방한다. 유명은 교수는 "운동 횟수와 강도 등은 환자의 위험도 계층화 작업을 통해 결정하며, 최종적으로는 가정에서도 재활 프로그램을 이행하게 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심장재활은 환자의 급성기 치료 등이 시행되고 심혈관 생명징후가 안정돼 흉통, 심근 효소치 등이 안정화 되는대로 가능한 빠르게 시작하는 것이 좋다. 입원 기간 중 모니터링 운동을 경험하고, 퇴원 후에도 10일 이내에 재활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효과를 높일 수 있다.

주요 관상동맥질환(급성 심근경색, 불안정 협심증, 관상동맥중재술 및 스텐트 삽입 시술 환자)이나 심부전, 심장이식 수술 대기 환자, 관상동맥우회술, 판막 및 좌심실보조장치, 심장이식 등 심장 수술을 받은 환자 등 심장 치료와 병행해 운동능력 등에서의 재활이 필요한 환자들이 대상이다. 2017년부터 심장 재활에도 건강보험이 적용되고 있다.

 

 

■폐암 수술·COPD 환자 호흡재활로 합병증 줄여
호흡재활은 다양한 기법과 기구를 이용하여 호흡 질환의 증상을 완화시키고 합병증을 예방하여 환자의 운동능력을 증진 시켜 일상생활에서 최적의 수행능력을 발휘하도록 돕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산소화장애가 주 장애인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환기장애가 주 장애인 신경근육계질환, 척수 손상, 그리고 폐암으로 인한 폐엽절제술을 받은 환자들은 일상에서 안정적인 호흡을 유지하기 위해 규칙적인 운동과 호흡법 등을 숙지할 필요가 있다.
호흡재활 또한 다양한 기법과 기구를 이용해 환자의 운동능력치를 정확히 판단하고, 치료를 통해 환자들이 일상에서 안정적인 호흡을 유지하는데 목표를 두고 시행된다.

최대흡기압, 최대호기압, 폐활량, 최대주입용량, 최대기침유량 등과 같은 호흡기능평가 및 산소 포화도 및 이산화탄소 분압 측정, 6분 보행검사와 같은 호흡곤란 지수 등 환자에 대한 평가를 시행한다. 이를 통해 환자에게 적절한 운동 방법을 제시할 수 있다. 유산소 운동, 근력 운동, 유연성 운동 및 호흡재 훈련도 이뤄진다.

폐암 환자의 호흡재활은 수술이 가능한 병기에 있는 환자가 수술을 받을 수 있게 하고, 수술 후 합병증을 최소한으로 하는 것을 궁극적 목표로 수술 전 호흡 재활을 시행할 수 있다. 수술 후 환자의 달라진 기능을 파악하고, 폐렴, 무기폐 등의 호흡기계 합병증을 최소할 수 있게 돕는다.

유명은 교수는 "심혈관질환, 호흡기질환은 만성질환이지만 급성기 형태로 환자들이 경험하는 사례가 많아 질환을 앓고 나면 심리적인 불안감으로 운동 등 일상복귀에 어려움을 느끼시는 분들이 많다"면서 "막막하고 불안해하기보다 심장호흡재활센터 등 전문치료센터에서 정확한 평가를 통해 재활을 시작한다면 건강하게 일상으로 복귀하는데 도움이 되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