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칼럼] (126)햇빛은 어떻게 건강을 증진시키나?
[헬스컨슈머] 햇빛에서 방출되는 에너지(일명 태양광 스펙트럼)는 300nm에서 1mm가 넘는 다양한 파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모든 방사선이 지구 대기를 통과하여 지표면에 도달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파장이 100nm에서 1mm 사이인 자외선(100-400nm), 가시광선(400-700nm), 적외선(700nm~1mm 이상)이 포함된다.
이 스펙트럼 중 일부는 대기를 통과할 수 있는 것처럼, 다른 파장도 신체 조직의 다른 깊이까지 피부를 투과하여 해당 조직 내 세포에 특정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러한 태양 에너지는 신체 내에서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가지 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
위 그림에서 볼 수 있듯이 낮은 파장의 빛(예: UVB)은 피부 표면에만 침투하는 반면, 높은 파장의 빛(예: 가시광선)은 피부 깊숙이 침투할 수 있다. 적외선은 세포와 미토콘드리아에 침투할 수 있으며 옷과 뼈를 통과할 수도 있다!
자외선B (UVB) - 비타민D, 세로토닌, 베타 엔도르핀
자외선B(295~319nm)는 햇빛 스펙트럼의 최하단에 위치하여 특정 시간과 장소에서만 지표면과 피부에 도달할 수 있다. 자외선B 광선은 비타민D 합성을 유도하며, 충분한 양이 존재할 때 비타민D의 주요 공급원으로 사용될 수 있다. 자외선B는 피부 표면을 투과하지 못하지만, 피부에서 생성된 비타민D는 몸 전체와 조직을 순환하며 다양한 건강상의 이점을 가져다준다.
피부에서 생성된 비타민D는 피부 세포를 DNA 손상으로부터 보호하고, 자외선 손상 시 바로 DNA 복구를 촉진하며, 세포 사멸을 예방하고, 흑색종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자외선B는 비타민D 외에도 기분 개선과 이완, 통증 완화, 면역력 증진에 도움이 되는 화학 물질인 세로토닌과 베타 엔도르핀의 생성을 촉진한다. 세로토닌은 기분뿐 만 아니라 인지, 섭식 행동 조절, 불안, 공격성, 통증, 수면 등에도 관여하는 신경전달 물질이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내인성 오피오이드 매개 중독 유사 경로”, 즉 자외선에 의한 베타 엔도르핀의 방출로 촉발되는 비타민D 수치와 햇빛을 찾는 행동 사이에 내장된 피드백 루프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비타민D 수치가 낮을 때 자외선에 노출되면 더 많은 양의 베타 엔도르핀이 방출되는 동안 자외선에 의한 비타민D 합성에 대한 '보상'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비타민D 수치가 높아지면 햇볕을 쬐는 행동과 그에 따른 오피오이드 반응이 억제되어 비타민D가 덜 필요하게 된다.
자외선A (UVA) - 산화 질소
자외선A(320-399nm)는 자외선B와 가시광선 사이의 파장에 존재하며 피부 깊숙한 곳까지 도달할 수 있지만 그 이상은 도달하지 못한다. 자외선A는 산화질소를 혈류로 방출하여 심혈관계 및 신진대사 시스템에 유익하며, 산화질소가 제공하는 것 이상의 다른 면역학적 이점을 제공할 수 있다.
산화질소는 혈류를 증가시키고 혈압을 낮추는 작용을 하여 심장 건강에 유익하다. 또한 산화질소는 면역, 세포 기능, 신경 전달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항균 및 항암 효과도 있다.
자외선(UVA 및 UVB) - 피부와 장내 미생물군집의 균형 유지
위장관과 피부 표면에는 '마이크로바이옴'이라고 불리는 수조 개의 미생물이 서식하고 있으며, 이들은 각자의 기관 역할을 하며 전반적인 건강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특히 피부 건강은 균형 잡힌 다양한 마이크로바이옴에 의해 유지되며, 이는 영양, pH 수준, 위생, 독소 노출, 장벽 강도, 스트레스 수준, 햇빛 노출 및 전반적인 건강 상태에 영향을 받는다. 흥미롭게도 피부와 장의 마이크로바이옴은 모두 피부 건강에 기여한다.
자외선 노출(및 비타민D 자체)은 피부와 장내 미생물 군집에 건강하고 조절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자외선B는 장내 미생물 군집의 박테리아 종의 다양성과 풍부성에 유익한 영향을 미치고 자외선B와 자외선A는 피부 미생물 군집에 이로운 영향을 미친다. 연구에 따르면 자외선 노출 시 피부의 마이크로바이옴이 자외선 손상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되는 여러 분자를 생성하여 일종의 천연 자외선 차단제 역할을 한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2023년 11월 이스라엘 텔아비브대학 연구팀은 여름철 장시간 햇빛에 정기적으로 노출되는 구조대원의 피부 미생물을 조사한 연구 결과를 《미생물학 연구(Research in Microbiology)》 저널에 발표하였다.
그 결과, 여름철이 지나면 자외선에 저항하는 박테리아가 증가하여 항산화 분자를 생성함으로써 피부 세포가 손상되지 않도록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만성적이고 장기간의 자외선(급성 일광 화상을 유발하는 종류의 자외선)의 부정적인 영향도 있지만, 자외선의 긍정적인 영향은 미생물 군집의 다양성 유지부터 피부뿐 만 아니라 전신 질환에 도움이 되는 항염증 및 면역 억제 경로를 자극하는 것까지 다양하다.
블루라이트(청색광) - 일주기 리듬과 멜라토닌 조절
블루라이트(460nm)는 잠재적인 건강상의 이점이 있는 햇빛의 또 다른 에너지 형태이다.
미국 하버드 의대 부속 브리검 여성병원 연구팀은 일주기 리듬 수면 장애를 빛으로 치료하는 연구 결과를 2088년 8월 《싱가폴의학아카데미연보(Annals of the Academy of Medicine, Singapore)》에 발표하였다.
블루라이트는 눈에 노출되었을 때 송과선에서 멜라토닌 분비를 가장 강력하게 억제하는 효과가 있으며, 이는 생체 시계라고도 하는 일주기 리듬 조절에 기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낮에 햇빛에 노출되면 밤에 멜라토닌 수치가 증가하여 수면을 촉진하고 신체가 활력을 되찾을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제공함으로써 일주기 리듬을 유도하는 데 도움이 된다. 건강하고 규칙적인 일주기 리듬은 또한 건강한 기분과 인지력 향상을 촉진한다. 일주기 리듬이 깨지면 암, 심장 질환 및 대사 질환의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에 따르면 백색광 요법에 비해 블루라이트는 일주기 리듬을 재설정하고 야간 멜라토닌을 억제하며 업무 성과를 향상시키는 데 더 효과적이라고 한다. 블루라이트는 계절에 관계없이 기분과 우울증을 개선하는 데도 역할을 할 수 있다. 블루라이트의 다른 생리적 작용으로는 순환하는 베타 엔도르핀의 증가, 피부의 산화 질소 메커니즘으로 인한 수축기 혈압 감소, 항균 효과, 세포 내 잠재적인 생체 조절 효과 등이 있다.
적색광과 근적외선의 유익한 효과
광생체조절(Photobiomodulation)은 적색 또는 근적외선 파장 조사로 인한 생리적 효과를 설명하는 데 사용되는 용어이다. 적색 및 근적외선 파장은 우리 몸의 조직과 세포 내부를 투과하는 능력이 있으며 얇은 옷도 투과할 수 있다.
2023년 9월 영국 보건안전청(UK Health Security Agency) 연구팀은 적색 및 근적외선 파장은 조직 기능 개선, 상처 치유, 항염증 효과, 에너지 대사 개선 등의 이점이 있다는 연구 결과를 세계적 과학 저널 네이처(Nature) 학술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발표하였다.
연구진은 자외선 수치는 낮지만 적외선과 가시광선이 높은 아침과 저녁에 햇빛 속 낮은 수준의 적외선이 DNA 손상 복구를 통해 자외선 손상을 완화하는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특히 적색광(650~950nm)은 혈중 비타민D 및 마그네슘 수치 개선과 긍정적인 연관성이 있을 수 있다.
근적외선(950nm 이상)은 8cm 깊이까지 투과할 수 있으며 뼈를 관통하여 뇌척수액과 뇌로 들어갈 수 있다. 햇빛에서 나오는 대부분의 에너지는 적외선으로, 우리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피부의 열 수용체를 자극하여 따뜻함으로 인식된다.
광생체조절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질환으로는 알레르기, 갑상선 기능 저하증, 우울증, 치매, 암, 당뇨병 관련 증상, 운동 능력 및 회복, 통증, 심혈관 질환 등이 있다. 제안된 메커니즘 중 하나는 미토콘드리아가 관여하는 것으로, 적색 및 근적외선 방사선의 결과로 ATP 수치의 변화가 관찰되었기 때문이다.
근적외선 - 세포 내 멜라토닌 생성
2019년 2월 미국 텍사스대학교 보건과학센터 연구팀은 멜라토닌과 인체의 광학에 대한 연구결과를 《멜라토닌 리서치(Melatonin research)》 저널에 발표하였다.
연구에 따르면 멜라토닌은 낮 동안 블루라이트에 노출되면 억제되어 수면과 일주기 리듬에 주요 영향을 미치는 순환성 멜라토닌과 세포 내 미토콘드리아에서 국소적으로 생성 및 사용되는 세포 하 멜라토닌의 두 가지 주요 형태로 체내에 존재한다. 근적외선은 미토콘드리아의 멜라토닌 생성을 자극하여 자외선 손상으로부터 피부 세포를 보호하고 콜라겐 생성을 증가시키며 에너지 대사와 조직 기능을 개선하고 상처 치유 및 항염증 효과가 있다.
원적외선 효과
원적외선은 지구 표면에 도달하는 태양 에너지 스펙트럼의 맨 끝에 위치하며, 파장이 가장 길다. 연구에 따르면 특히 심혈관계가 원적외선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혈압 조절, 우울 증상 개선, 내피 기능, 미세 순환, 신생 혈관 형성, 상처 치유, 혈류 매개 혈관 확장 증가 등의 효과가 보고되었지만, 이러한 효과 중 일부는 원적외선의 열 효과에만 기인할 수 있다.
비타민D를 충분히 섭취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안전하고 현명한 햇빛 노출을 규칙적인 일상에 포함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햇빛은 비타민D 외에도 건강에 유익한 많은 분자를 생성하므로 햇빛 노출을 보충제 복용으로 대체할 수는 없다.
하지만 여름철에도 비타민D 보충제를 중단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생활 습관 및 기타 요인으로 인해 햇빛만으로는 충분한 비타민D를 만들지 못하기 때문이다. 비타민D 건강 수치인 40-60ng/ml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보충제에 의존해야 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