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기자단] 어린이집, 유치원의 상담 시간은 도대체 무슨 대화를 해야할까?
[헬스컨슈머] 연두 빛깔의 초록 초록한 날씨가 연일 이어진다. 그 사이 기자의 첫 아이는 유치원에서 제일 형님반이 되었다고 설레어했다. 불과 몇 해 전 어린이집에 다니기 시작했던 때에는 코로나가 한창 때라 부모와의 적응기를 가질 수 없어 더욱 걱정을 했었고, 아이보단 기자가 분리불안 증세를 보였었는데 어느새 만5세라니! 시간이 참 빠르다.
첫째 아이가 형님반이 되었다면, 둘째 아이는 첫 기관 생활을 시작하게 되었다. 만 29개월 차에 보냈던 첫째와는 다르게 둘째는 만19개월... 10개월이나 빠른 시기에 보내게 되어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그러나 기특하게도 아이는 잘 적응했다. 물론 난생처음 엄마와 떨어지는 시간이 흥미로운 것이 가득하고 즐거우면서도 낯설었으리라... 하원하고는 엄마에게 찰싹 붙어 생떼를 쓰기도 하고 본 적 없는 성질을 부리기도 하니 말도 하지 못하는 아이가 안쓰럽기도 했다. 그렇게 한 달여의 시간이 지났다.
■ 어린이집과 유치원의 상담 시기
보통 영유아 보육기관이나 교육기관에서는 연 2회, 반기별로 각 1회씩 상담이 진행된다고 한다. 보통 새 학기가 시작하고 꽉 채운 한 달이 지난 뒤 진행되어 4월과 10월의 어느 날 상담이 진행되는 것으로 생각하면 쉽다. 코로나가 한창 유행할 시기에는 원내 방문 없이 전화로 상담을 진행하고 있으나 코로나 이전이나 지금과 같은 때에는 대면상담과 전화상담 중 부모가 선택할 수 있다.
■ 상담, 꼭 해야 하나?
한 달 여가 지난 지금, 아이와 관련한 특별한 이슈가 없고 기관에서 진행하는 오리엔테이션도 충분히 자세한 설명과 함께 관련 안내 자료도 받은 터라 크게 궁금한 것이 없었다. 그럼에도 학부모 상담은 오리엔테이션이나 기타 상담과는 다르기에 반드시 참여해야 한다는 것이 주위 육아 선배들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왜 참여해야 할까?
학부모 상담은 학부모와 교사의 의사소통을 위해 진행한다 한다. 물론 등하원 때 교사와 대면하기는 하지만 심도 깊은 대화를 하기엔 제약이 많다. 따라서 정식 상담 시기를 이용하여 부모와 교사는 많은 대화를 나누고, 아이에 관련하여 보완할 점, 발전시켜주어야 할 강점 등을 나눌 수 있다. 이는 아이의 부모에게도 교사에게도 서로 도움이 된다.
■ 학부모 상담, 무슨 이야기를 해야할까?
첫째 아이야 작년에 이어 올 해도 같은 기관을 다니고 있었으니 크게 염려되는 것은 없었지만 선생님이 바뀌고 고작 한 달 보름 정도가 지났는데 상담이라니... 더욱이 말문이 트이지도 않아 말보다는 몸이 먼저 가는 둘째 아이의 상담까지... 한 주에 유치원과 어린이집 상담이 잡혀있어 마음이 조급해지기도 했고 당최 무엇을 상담해야 하는지 궁금했다. 첫째 아이는 소리에 예민한 것이 걱정되었고, 둘째 아이는 아직 말을 하는 것이 아닌지라 언어보다는 비언어적 표현이 앞서 다소 거친 모습이 걱정되었다. 부모이기에 내 아이의 그런 모습도 괜찮다지만 다수의 아이들을 상대하는 교사에겐 돌보기 어려운 아이가 되는 건 아닌가? 싶기도 하고, 굳이 아이에 대해 걱정되는 부분을 이야기 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마음이 들기도 했다.
혹여 내가 이야기한 아이의 약점이 아이가 더 사랑받지 못하게 되는 시발점이 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도 드니 과연 어떤 점을 나누어야 정해진 상담 시간을 알차게 이용하는 것인지 고민이 되었다. 맘까페를 서칭하고 육아 선배들의 조언도 들어보니 아이의 약점은 꼭 감추어야 할 부분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리게 됐다. 아이의 문제 행동에 대해 교사와 이야기를 나누면 우리 아이 뿐만 아니라 다른 아이들, 그리고 이전에 겪었던 아이들 등 많은 아이들에 대한 정보가 있는 전문가이며 자칫 부모는 굉장히 심각하게 생각했던 문제가 교사에게는 큰 문제가 아닌 행동, 혹은 발달에 따라 자연스레 보이게 될 행동이라 큰 걱정 없이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수 있다. 반대로 대수롭지 않았던 아이의 행동이었으나 좀 더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여야 될 문제가 발견될 수 있기에 아이에 대한 단점이 될 것이라 예단하고 감추기보다 솔직하게 이야기 하는 것이 도움 될 것이다.
■ 아이의 기관에서의 상담 Tip
1. 사전 상담 설문지를 허투루 보지 않기.
아이의 상담을 앞두고 있을 때 보통 아이의 하원 후 가방 안의 가정통신문이나 휴대폰의 문자 메시지에 폼 작성으로 요구받게 된다. 대개 아이의 하원 후 식사와 목욕까지 시키고 나면 아이는 자야할 시간이다. 이른바 육퇴한 부모는 지쳐 잠들어버리기도 하고 못 다한 집안일을 하느라 사전 상담 설문지를 가벼이 여기기 쉽다. 그러나 기자의 육아 선배들이 입 모아 이야기 했던 것은 사전 상담 설문지를 꼼꼼히 읽고, 기재하며, 기재를 마친 후 해당 내용을 메모해두거나 사진을 찍어두는 것을 추천했다. 그리하여 상담 당일, 상담 전에 다시 한 번 살펴봄으로써 교사와의 상담 시간을 매끄럽게 소통할 수 있다고 하였다.
2. 사진으로 공개되지 않은, 평소의 아이의 생활을 궁금해하기.
아이들이 기관 내에서의 활동 사진은 교사가 업로드 해주긴 하나 그것은 극히 일부다. 평소 아이가 재원 중인 기관은 특별한 일이 있지 않은 이상 내부로 들어가기 쉬운 곳은 아니다. 아이들의 위생과 안전과 직결된 사항이라 정해진 때와 시간 외에는 기관의 현관 밖에서 아이를 마주하는 일이 허다하다. 따라서 아이의 기관 내 활동을 세세하게 알기란 쉽지 않다. 따라서 공식적으로 부모의 방문이 가능한 상담 시간에 내부를 살펴볼 수 있다. 가령 교실의 분위기와 아이들이 사용하는 교구, 화장실의 청결 등 교사가 제공하는 사진에서는 확인할 수 없는 것들 말이다.
3. 정해진 상담 시간을 초과했을 경우, 추가 상담 요청을 어려워하지 않기
상담을 하다보면 정해진 시간은 늘 부족하다. 아직 내 아이에 대해 궁금한 것은 질문하지도 못했지만 교사가 설명하는 아이의 기관 내 모습을 듣다보면 정해진 시간을 넘기곤 한다. 이럴 때 시간이 없음을 아쉬워하고 궁금함을 그저 참기 보단 교사에게 따로 상담을 요청할 수 있다. 꼭 기관에서 정해진 때에 정해진 시간만큼만 상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아이의 건강한 성장과 발달, 안전한 생활을 위해 상담을 요청하는 데 거절할 교사는 없다. 그러니 시간에 쫓기지 않아도 된다.
한 주에 진행된 아이들의 상담은 잘 마쳤다. 육아 선배들의 도움으로 궁금한 것들을 미리 리스트 업 해두고 사전 상담 설문지는 사진을 찍어두었으며, 특히나 시간이 짧게 정해져 있는 첫 째 아이의 유치원 상담은 담임선생님이 편하신 시간에 전화로라도 상담을 하고 싶다 이야기하였고, 전 원생의 상담이 끝난 금요일 저녁 시간에 통화를 하며 아이가 최근 마음 아파하고 있는 일에 대해 나누며 조언을 구하기도 하고, 내가 가진 정보를 교사에게 공유하며 아이에게 가장 좋은 방법을 같이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다. 작년 담임선생님에 대한 애착이 강했던 아이라 내년에 초등학교 입학을 하게 되니 다소 단호한 교육방침을 가진 담임선생님에 대한 불안도가 높았다. 이 부분도 진솔하게 나누었으며, 아이가 현재 잘 적응했는지 주위에서 많은 부모가 사교육을 시키는데 시키지 않는 기자가 이상한건지, 우리 아이의 강점과 약점은 무엇인지 등 많은 부분을 교사와 공유하며 아이에게 좋은 방향을 찾아나가게 되었다.
내 부모님도 나와 같았을까? 내 아이의 선생님이라고 하니 괜히 어렵다. 거리감이 느껴지고, 너무 많은 질문을 하면 괜히 말 많은 엄마, 참견하는 엄마가 되어 아이에게 해가 되지는 않을지 걱정을 하게 된다. 그러나 기관의 교사는 아이가 바르게 성장하는 데 온 마음과 정성을 기울이고 있다. 그렇기에 아이 부모와의 정보 공유와 교사와 부모의 일관된 교육이 아이에게 훨씬 도움이 된다는 것을 잊지 않기로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