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칼럼] (141)한국인의 비타민D 수치와 사망률 관계
[헬스컨슈머]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사망원인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사망자 수는 35만2천511명으로 집계됐다.
3대 사망 원인은 암, 심장 질환, 폐렴이었다. 4위 뇌혈관 질환, 5위 고의적 자해(자살), 6위 알츠하이머병, 7위 당뇨병, 8위 고혈압성 질환, 9위 패혈증이 뒤를 이었다. 2022년 3위였던 코로나19는 10위로 낮아졌다.
암은 1-9세와 40대 이상에서 사망 원인 1위였다. 암 사망률은 폐암, 간암, 대장암, 췌장암, 위암 순으로 높았다. 40대는 유방암, 50대는 간암, 60대 이상은 폐암 사망률이 가장 높았다.
최근 이러한 한국인의 사망률을 31%나 감소할 수 있다는 연구가 국립보건연구원 연구팀에 의해 보고되었다.
지난 9월 대한민국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 연구팀이 국제학술지 《임상영양(Clinical Nutrition)》에 발표한 ‘혈중 비타민D 농도가 충분하면 사망위험이 감소한다’라는 연구 결과에 대한 내용이다.
지금까지 전 세계적으로 발표된 비타민D와 사망률에 대한 연구 논문은 5천6백건이 넘고 있다. 그 중 한국인을 대상으로 실험된 연구는 몇 건 되지 않지만, 국립보건연구원의 본 연구는 아마 한국인의 비타민D 수치와 사망위험 간의 연관성을 직접적으로 분석한 최초의 실험인 것 같다.
본 연구에서는 연구 시작 시점에 암이나 심혈관 질환 병력이 없는 농촌 지역에 거주하는 40세 이상의 한국인 성인 남녀 1만8797명을 대상으로 14년간 추적하여 혈중 비타민D 수치와 사망위험 간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혈중 비타민D 농도를 12ng/ml 미만, 12~20ng/ml, 20~30ng/ml, 30ng/ml 이상의 4개 그룹으로 분류하여, 농도가 가장 낮은 수준인 12ng/ml 미만 그룹과 나머지 그룹 간의 사망위험을 비교 분석했다.
참고적으로 2018년 국립암센터 연구팀이 발표한 한국인의 혈청 비타민D 수치 추이에 의하면 대한민국 국민의 평균 비타민D 수치는 16.1ng/ml였다. 그리고 30ng/ml 이상인 국민은 전체의 2.8%에 불과했다.
분석 결과, 혈중 비타민D 농도가 가장 낮은 12ng/ml 미만 그룹에 비해 12~20ng/ml, 20~30ng/ml, 30ng/ml 이상인 그룹에서 전체 사망위험이 각각 18%, 26%, 31%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암으로 인한 사망위험은 20~30ng/ml, 30ng/ml 이상인 그룹에서 각각 37%, 45% 더 낮았다.
박현영 국립보건연구원장은 “사망위험을 낮추기 위해서는 비타민D가 결핍되지 않도록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결국 전 국민의 비타민D 수치를 30ng/ml 이상 달성한다면, 기타 질환으로부터의 사망률을 낮출 수 있음은 물론 사망원인 1위인 암으로부터는 45%나 사망률을 낮출 수 있을 것이다.
이 연구에 앞서 지난 6월 국립암센터 명승권 교수는 기존의 비타민 등 영양소 섭취 허용량의 개념과 정의 오류를 지적하며 영양소 기준치를 재정의해야 한다는 연구 단신을 《뉴트리션(Nutrition)》 저널에 발표하였다.
비타민D에 대한 명교수의 의견은 다음과 같다. 건강한 사람은 비타민D 혈중농도가 12~20ng/ml로, 이 수준이 비타민D 결핍이나 부족이라는 임상적 근거는 부족하다. 애초 비타민D 혈중 검사는 불필요하며 20ng/ml 미만이라도 비타민D 치료가 필요하지 않다고 한다.
과연 명교수의 주장대로 우리의 비타민D 수치를 12~20ng/ml만 유지해도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고, 20mg/ml 미만이라도 더 이상 비타민D 치료(수치를 높이기 위한 더 많은 용량 섭취)가 필요 없는지 국립보건연구원 연구팀에게 묻고 싶다. 한국인의 사망률만 높아지지 않을까 우려스러울 따름이다.
그리고 혈중 비타민D 검사를 해보지 않고 어떻게 내 수치를 알 수 있을까?
2023년 5월에도 한양대학교 의과대학 가정의학과 연구팀은 비타민D 수치는 한국인의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률과 반비례한다는 연구 결과를 《영양학 연구(Nutrition Research)》에 발표하였다.
전국적으로 대표적인 한국 성인의 비타민D 수치가 높을수록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률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비타민D 수치가 높을수록 당뇨병 환자의 모든 원인 및 심장질환 사망률이 낮고, 노인의 모든 원인 및 암 사망률이 낮은 것과 유의미한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4월에는 고려대학교 대학원 공중보건학 연구팀은 한국 남성 및 성인 고혈압 환자의 비타민D 수치가 낮으면 사망 위험이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를 국제영양학회지인 《뉴트리언츠(Nutrients)》에 발표하였다.
한국인 성인, 특히 남성과 고혈압 성인에서 비타민D 수치가 낮으면(<20ng/mL) 암, 심혈관 질환,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명승권 교수가 주장하는 20ng/ml 미만이라도 더 이상 비타민D 수치를 높일 필요가 없다면, 우리의 삶은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위험이 높아지는 결과만 있을 뿐이다.
지금까지 발표된 비타민D와 사망률에 대한 연구 논문에 따르면 사망률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비타민D 수치를 적어도 40ng/ml를 유지해야 한다고 한다. 그리고 그렇게 된다면 한국인의 10대 사망원인인 모든 질환으로부터 어느정도 안심할 수 있을 것이다.
비타민D 수치를 40ng/ml 이상 유지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일일 4000IU~5000IU 이상은 복용해야 한다. 그리고 더욱 중요한 점은 개인마다의 여러 조건에 따라 흡수율이 15배 정도로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1년에 한번정도는 비타민D 수치를 꼭 검사해보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