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가공식품은 ‘인류건강의 초악마적 존재’
햄 소시지 아이스림 탄산음료 등 위험성 경고한 연구결과만 최근 1년간 5회
연합뉴스에는 최근 1년간 5회에 걸친 초가공식품에 대한 경고가 실린 기사가 게재됐다.
초가공식품은 햄 소시지 라면 탄산음료 아이스크림 등을 말한다.
올해 10월 18일자에는 초가공식품이 당뇨환자에게 혈당을 상승시킬 가능성이 크다는 내용으로 미국 텍사스대 오스틴 캠퍼스의 연구팀이 실행한 임상 시험을 소개한 것이고 다음으로 이에 앞서서는 3월 13일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를 인용해 미국 미시간대학교 연구팀이 초가공식품이 뇌의 인지능력 저하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보도한 것이다.
또 같은해 2월 29일자에는 영국 가디언과 더타임스가 보도한 내용을 인용, 호주 연구진이 영국 의학저널(BMJ)에 게재된 연구에서 초가공식품이 심장병과 당뇨 그리고 조기사망 등 건강에 32가지의 악영향을 미친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2023년에는 초가공식품과 관련, 두 건의 기사가 게재됐는데 11월 19일 우리나라 고려대 연구팀이 7,000여명에 대해 15년 추적 관찰한 결과 햄·소시지 섭취량 1% 증가하면 당뇨병 발생 위험이 40% 나 증가한다는 기사와 10월 5일 워싱턴포스트(WP)의 어린이 지방간이 초가공식품과 에 나쁜 생활습관 때문에 늘고 있다는 기사였다.
모든 연구가 공통된 결과는 아니겠지만 초가공식품에는 첨가당과 나트륨 함량이 높은 것은 물론, 합성 향료, 첨가 색소, 유화제, 인공 감미료 등 인공 성분이 첨가되어 이들이 혈당 조절을 방해하는 원인일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 것이다.
이처럼 초가공식품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는 여전히 햄과 소시지를 명절 선물용으로 판매하고 있으며 심지어 소시지에는 각종 어린이용 제품까지 등장하고 있는 실정이다.
초가공식품과 관련하여 연합뉴스를 통해 살펴본 기사내용을 스크리닝하면 다음과 같다.
"초가공식품, 당뇨 환자에게 위험…혈당 상승 초래 가능성“
먼저 미국 텍사스대 오스틴 캠퍼스 메리 슈타인하르트 교수팀은 2024년 10월 18일 미국 영양 및 식이요법 학회 저널(Journal of the Academy of Nutrition and Dietetics)에서 식단의 질과 식품 가공 정도가 성인 당뇨병 환자의 혈당 수치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는 임상 시험에서 이런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아프리카계 미국인은 제2형 당뇨병 유병률이 상대적으로 높고 당뇨병 관리에서 식단의 중요성도 잘 알려졌지만, 식단의 질 및 식품 가공 정도가 이들의 혈당 조절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 불분명하다고 연구 배경을 설명했다.
이들은 이 연구에서 아프리카계 미국인 제2형 당뇨병 환자 273명을 대상으로 한 '텍사스 당뇨병 교육 회복력 강화'(TX STRIDE) 임상시험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체중 대비 초가공식품 섭취 비율이 높을수록 혈당 조절이 잘되지 않고, 자연식품 같은 최소 가공식품이나 가공되지 않은 식품의 비율이 높을수록 혈당 조절이 더 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슐린 치료를 받지 않는 참가자의 경우 전체 식단 중 초가공식품 비율이 10% 증가할 때마다 당화혈색소 수치가 평균 0.28% 포인트 높아졌다.
반대로 최소 가공식품 또는 가공되지 않은 식품의 비율이 10%씩 높아질 때마다 당화혈색소 수치는 평균 0.3%씩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제2형 당뇨병 환자에게 이상적인 당화혈색소 수치는 7 미만이라며 초가공식품을 전체 식품 섭취량의 평균 18% 이하로 섭취하는 사람들이 이 수치를 달성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초가공식품, 뇌에도 영향 미쳐…먹을수록 중독·인지능력 저하"
또 현지시간 2024년 3월 11일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최근 미국 미시간대학교 애슐리 기어하트 교수팀의 연구 결과, 초가공식품 섭취와 우리가 배우고 기억하는 방식의 변화 사이에 연관성이 있으며 많이 섭취할수록 정신·수면 장애의 위험을 높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에 따르면 많은 초가공식품이 섭취할 때 뇌를 빠르게 자극해 쾌락, 동기 부여, 학습에 관여하는 보상 체계에 강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어하트 교수는 이 효과가 사람들이 니코틴, 알코올이나 다른 중독성 약물을 사용할 때와 비슷하다며 "사람들이 초가공식품을 강하게 갈망하고 강박적으로 섭취하며 먹는 것을 멈출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는 부분적으로는 초가공식품이 생산되는 방식으로 설명할 수 있다고 WSJ은 전했다.
초가공식품을 만들기 위해 제조업체들은 재료의 세포 구조를 파괴해 쉽고 빠르게 씹고 먹고 소화할 수 있게 한다.
따라서 이런 음식의 성분이 뇌에 빠르게 자극을 주고 초가공식품의 중독성이 더 강해지는 것이라고 기어하트 교수는 설명했다.
또 연구에 따르면 초콜릿, 아이스크림, 감자튀김, 피자 등과 같은 초가공식품에는 지방과 정제 탄수화물이 많이 들어 있어 더욱 중독성이 높아질 수 있다며 실험을 통해 이를 확인하기 위해 참가자들에게 8주간 한 그룹에는 지방과 당분이 높은 간식을, 다른 그룹에는 그렇지 않은 간식을 제공했다.
이후 지방과 당분이 높은 간식을 먹은 참가자들은 중요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을 생성하는 뇌의 부위에서 활동이 훨씬 활발해진 것이 관찰됐는데 지방과 당분이 높은 음식을 자주 섭취한 후 패스트푸드점 간판이나 좋아하는 과자의 포장을 보면 더 많은 갈망을 느끼고 이런 음식을 먹을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결론 내렸다.
기어하트 교수 등 연구진은 초가공식품에 대한 갈망과 섭취량을 줄이려고 할 때 초조함 등이 나타나는 금단 증상을 설명하기 위해 '초가공식품 소비 장애'나 '고가공 식품 소비 장애'라는 개념을 제안했다.
이 밖에도 초가공식품은 우울증과 수면장애의 위험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영국 의학저널(BMJ)에 게재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초가공식품 섭취량이 많을수록 불안과 일반적인 정신 장애 위험은 48~53%, 수면 장애의 위험은 40∼66%, 우울증 위험은 22% 더 높아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초가공식품, 심장병·당뇨·조기사망 등 건강에 32가지 악영향"
현지시간 2024년 2월 28일 영국 가디언과 더타임스에 따르면 최근 호주 연구진은 영국 의학저널(BMJ)에 게재된 연구에서 초가공 식품에 대한 노출과 사망률, 암, 정신·호흡기·심혈관·위장 질환 등 32개의 건강 매개 변수 간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같은 결론은 전 세계 약 1천만명을 대상으로 한 지난 3년의 선행 연구자료들을 분석해 도출됐다.
초가공식품은 감미료, 방부제, 색소 등의 식품 첨가물이 들어있고 가공과 변형이 많이 된 음식을 말한다.
연구 결과 전반적으로 초가공식품에 많이 노출될수록 유해한 건강상 질병이 일관되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가공식품 섭취량이 많을수록 심혈관 질환 사망 위험은 약 50%, 불안과 일반적인 정신 장애 위험은 48∼53%, 제2형 당뇨병 위험은 12% 각각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가공식품 섭취량이 많을수록 어떤 질환에 의해서든 사망할 위험이 21% 높았다.
심장병으로 인한 사망 위험과 비만과 제2형 당뇨병, 수면 장애의 위험은 40∼66%, 우울증 위험은 22% 증가했다.
초가공식품이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는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신체에 전신 염증을 일으키고 우울증과 불안에 영향을 미치는 인체 내 미생물 생태계에 지장을 주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연구진은 "초가공식품에 더 많이 노출될수록 건강상 부정적인 결과, 특히 심혈관 대사와 일반적 정신 장애·사망률 결과와 관련이 있었다"며 "이번 연구 결과는 인류의 건강을 개선하기 위해 초가공식품에 대한 노출 정도를 줄여 인구 기반 및 공중보건 조치를 개발하고 평가할 수 있는 근거를 제공한다"고 평가했다.
"초가공식품이 당뇨병 부른다…햄·소시지가 가장 큰 영향"
2023년 11월 29일 연합뉴스는 고려대 보건정책관리학부 오하나 교수 연구팀이 경기도 안산과 안성에 거주하는 40∼69세 7천438명을 대상으로 초가공식품 섭취가 제2형 당뇨병 발병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장기간에 걸친 전향적 코호트 연구를 진행한 결과 이런 연관성이 관찰됐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연구 참여자들을 대상으로 103개 항목의 설문지를 사용해 2001∼2002년 추적조사 시작 당시 음식별 섭취량을 조사하고, 2019년까지 당뇨병 발병 여부를 관찰했다. 관찰 기간의 중앙값은 15년이었다.
이 기간에 이뤄진 건강검진에서 당뇨병으로 확인된 사례는 총 1천187명이었다.
연구 결과, 초가공식품 섭취량에 따라 4개 그룹으로 나눴을 때 섭취량이 가장 많은 그룹은 가장 적은 그룹에 견줘 당뇨병 발생위험이 평균 34% 높은 것으로 추산됐다.
초가공식품 중에서도 햄·소시지는 당뇨병 발생에 미치는 영향이 가장 컸다. 연구팀은 햄·소시지 섭취량이 1% 증가하면 당뇨병 발생 위험이 40% 늘어나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 밖에 아이스크림, 라면, 탄산음료도 당뇨병 발생 위험을 각각 8%, 5%, 2% 높이는 요인이었다.
다만, 캔디와 초콜릿은 섭취량이 많을수록 당뇨병 발생 위험을 감소시키는 연관성이 나타나 관련 메커니즘 및 인과관계를 검토하는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는 게 연구팀의 분석이다.
오하나 교수는 "국내 대규모 인구 집단을 대상으로 장기간에 걸쳐 초가공식품 섭취와 당뇨병 위험 사이의 연관성을 확인한 데 연구의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오 교수는 "이미 다른 연구에서는 초가공식품 섭취가 비만, 고혈압, 이상지질혈증의 위험 증가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당뇨병은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등과 같은 만성질환일뿐만 아니라 심혈관 질환, 신장 질환 등의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는 만큼 평소 초가공식품 섭취를 줄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국서 어린이 지방간 늘어…"가공식품·생활습관 탓"
최근 미국에서 지방간 진단을 받는 어린이가 늘어나 의학계가 원인과 역학 파악에 애쓰고 있다고 현지시간 2023년 10월 3일 현지워싱턴포스트(WP)가 게재한 내용을 연합뉴스가 인용보도했다.
지난해 임상 간질환 학술지에 실린 한 연구는 미국 어린이의 5∼10%가 비알코올성 지방간을 갖고 있다고 추정하면서 소아 지방간은 소아천식처럼 흔한 질병이 됐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발표된 한 논문은 미국의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가 2015년 8천310만명에서 2030년에는 1억90만명으로 늘 것으로 예측했다.
어린 나이에 간을 이식받는 경우도 늘었다. 미국 장기기증 네트워크(UNOS)에 따르면 지난 10년 동안 간이식을 받은 11∼17세 청소년은 25%, 18∼34세는 배로 증가했다.
소아 지방간은 비만율이 높은 미국 남동부에서 특히 심각하다. 그러나 의사들은 지방간을 가진 모든 어린이가 비만은 아닐뿐더러 증상이 심각한 어린이 상당수는 체질량 지수가 낮은 사실을 확인했다.
역학 연구는 아직 초기 단계여서 정확히 어떤 요인으로 소아 지방간이 증가하게 됐는지는 명확지 않다.
하지만 많은 의사는 식습관과 앉아서 오랜 시간을 보내는 생활습관이 영향을 미친다고 본다. 젊은 층의 지방간은 고혈압·당뇨 등과 함께 증가하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최근 수십 년 사이 급격히 늘어난 가공식품과 단 음식이 인간 유전자와 맞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영양학 연구에 따르면 1980년대 초반 아동 식단에 거의 오르지 않던 초가공 식품(ultra-processed foods: 인공감미료 등이 많이 첨가된 식품)의 비율이 최근에는 67% 이상으로 폭증했다. 이는 호르몬 변화와 신체 스트레스를 유발한다고 WP는 지적했다.
[※ 이 기사는 연합뉴스에 보도된 내용을 본지에거 재구성한 것임을 밝혀둡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