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칼럼] (144)독감 백신 효과를 높여주는 영양소

비타민D와 백신

2024-11-07     전의혁(사단법인 건강소비자연대 해외학술정보이사)

[헬스컨슈머] 독감(인플루엔자)의 계절이 돌아왔다. 예방주사(백신)를 맞는 것이 독감을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일까?
독감 백신을 맞아도 40%이상은 독감에 걸릴 수 있다. 독감 백신은 살아 있는 바이러스로 만드는 생 백신이 아니고 죽은 바이러스에서 독성 부분만 제거하여 만든 사(死)백신이므로 효과가 현재는 60% 이하이며 매년 효과가 감소된다.
특히 유/소아와 노인에게는 실패율이 더 크므로 2회 접종한다. 또한 백신을 접종한 자라도 유행기간에는 경구용 항 바이러스 약을 2주간 복용하도록 권장한다.

 

 

하지만 독감 백신의 효과를 더 높여주는 방법이 있다. 바로 비타민D 혈중 농도를 충분히 유지하는 것이다.
비타민D는 감염 초기에 내인성 면역 기능을 발휘하여 급성 감염을 예방하며 적응성 면역 기능도 조절하여 만성 감염화도 예방한다. 이러한 면역 기능이 약한 자는 독감 백신을 맞아도 독감에 걸릴 수 있다.
백신은 1년 전 만들기 시작하므로 1년 후 유행하는 바이러스에 딱 맞아 들기 어렵다. 겨울철 호흡기 감염 바이러스는 무려 12종 이상이다. 독감 백신은 많아야 3-4종 바이러스를 예방하지만 비타민D가 충분한 자의 면역 기능은 모든 바이러스를 다 제거할 수 있다.

 

 

비타민D 카운슬(Vitamin D Council)을 창립한 존 캐넬(John Cannell) 박사는 비타민D 결핍이 실제로 인플루엔자의 근본적인 원인일 수 있다는 가설을 2006년 12월 《전염병학 및 감염(Epidemiology and Infection)》 저널에 처음 발표하였다. 이후 2008년 2월 《바이러스학 저널(Virology Journal)》에 발표한 또 다른 연구를 통해 후속 연구가 진행되었다.
이듬해인 2009년 2월에는 미국 매사추세츠 종합 병원 연구팀이 그때까지 가장 큰 규모의 전국 대표 연구를 통해 비타민D 수치가 가장 낮은 사람들이 실제로 감기나 독감에 훨씬 더 많이 걸린다는 사실을 《미국의학협회 내과학 저널(JAMA Internal Medicine)》에 발표하였다.
수석 저자인 아딧 긴데 박사는 "이번 연구 결과는 감기나 독감과 같은 일반적인 호흡기 감염을 예방하는 데 비타민D의 중요한 역할을 뒷받침합니다. 천식이나 폐기종과 같은 일반적인 폐 질환이 있는 사람은 특히 비타민D 결핍으로 인한 호흡기 감염에 취약할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그 이후로 많은 연구에서도 비슷한 결론이 나왔다. 2017년 2월에는 영국, 미국, 이스라엘, 캐나다, 이탈리아, 호주, 뉴질랜드 등 국제 연합 연구팀이 25건의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에 대한 과학적 검토에서 비타민D 보충제가 면역력을 높이고 감기와 독감 발병률을 낮춘다는 사실을 확인한 연구 결과를 세계적인 국제 학술지 《영국의학저널(BMJ)》에 발표하였다.
이 연구에는 12개 이상의 국가에서 약 11,000명이 참여했다. 타임지는 당시 이 연구 결과에 대해 다음과 같이 보도하였다;
”... 매일 또는 매주 비타민D 보충제를 복용한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인플루엔자나 감기와 같은 급성 호흡기 감염에 걸릴 확률이 낮았습니다.
비타민D 결핍이 가장 심각한 사람(혈중 농도가 10ng/mL 미만)의 경우, 보충제를 복용하면 호흡기 감염 위험이 절반으로 줄었습니다.
비타민D 수치가 더 높은 사람들도 위험이 약간 감소했는데, 이는 주사형 독감 백신의 보호 효과와 거의 같은 약 10%라고 연구진은 말합니다."
연구진은 캐넬 박사와 마찬가지로 비타민D가 폐의 항균 펩타이드를 증가시켜 보호 기능을 제공하며, 이것이 햇빛 노출(따라서 신체의 자연 비타민D 생산)이 가장 낮은 겨울철에 감기와 독감이 가장 흔한 이유 중 하나 일 수 있다고 언급하였다.

 

 

이 국제 연구팀에 따르면 비타민D 보충제는 영국에서만 매년 325만 건 이상의 감기와 독감을 예방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 비타민D가 독감 백신보다 더 효과적인 전략임을 보여주는 “치료 필요 수”(NNT)라는 또 다른 통계치를 보여주었다. 
치료 필요 수(NNT, Number Needed to Treat)란 치료의 효과를 평가하기 위해 의료 분야에서 사용되는 통계적 척도로, 몇 명의 환자를 치료해야 1명의 환자에서 치료 효과를 얻을 수 있느냐는 지표다. NNT가 낮을수록 치료가 더 효과적임을 나타낸다
전반적으로 비타민D 보충제를 복용하는 33명마다 1명이 독감으로부터 안전할 수 있지만(NNT = 33), 독감 1건을 예방하려면 40명이 독감 백신을 맞아야 한다(NNT = 40). 
심각한 비타민D 결핍이 있는 사람들의 경우에는, NNT는 4였다. 즉, 처음부터 비타민D가 부족한 경우 비타민D 보충제가 독감 백신보다 10배 더 효과적이라는 뜻이다.
참고로 대한민국 국민의 평균 비타민D 수치는 16.1ng/ml로 결핍(20ng/ml 미만) 수준이다. 전체 국민의 77.7%가 20ng/ml 미만인 비타민D 결핍이다.

 


 
비타민D가 어떻게 백신의 효과를 높이는지는 2010년 4월 덴마크 코펜하겐 대학교 면역학 및 미생물학과 연구팀이 《네이처 면역학술지(Nature Immunology)》에 발표하였다. 연구진들은 비타민D가 우리의 면역 방어를 활성화하는 데 중요하며, 비타민D를 충분히 섭취하지 않으면 면역 체계의 킬러 세포인 T 세포가 신체의 심각한 감염에 반응하여 싸울 수 없다는 것을 발견했다.
T 세포가 박테리아나 바이러스와 같은 외래 병원체를 감지하고 죽이려면 먼저 비활성 T 세포(naive T cells)에서 모든 침입자를 찾아 파괴하도록 준비된 킬러 세포로 변환해야 한다.
비활성 T 세포가 외부 병원체에 노출되면 비타민D 수용체(VDR, Vitamin D Receptor)로 알려진 안테나를 확장하여 주위의 비타민D를 찾기 시작한다. 비타민D와 결합해야만 비활성 T 세포가 활성화되어 두가지 유형의 면역 세포로 변형된다.
외부 병원체의 흔적을 가지고 있는 모든 세포를 공격하고 파괴하는 킬러 T 세포가 되거나 면역 체계가 기억을 획득하도록 돕는 도움 T 세포가 된다. 도움 T세포는 면역 체계에 메시지를 보내 병원체에 대한 지식을 전달하여 면역 체계가 다음 만남에서 병원체를 인식하고 기억할 수 있도록 한다.

 

 

결론적으로 비타민D 수치를 최적화하는 것이 백신 효과 증진 및 독감 예방 전략 중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다.
2015년 세계적인 비타민D 전문가 단체인 그래스루츠헬스(GrassRoots Health) 연구팀은 8,69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비타민D 혈중 농도가 40ng/ml 이상인 자들은 비타민D 혈중 농도가 20ng/ml 이하인 자 보다 독감(인플루엔자)에 걸릴 확률이 41%, 감기에 걸릴 확률이 18% 적다는 사실을 확인하였다.
 

 

백신 효과를 높이고 독감 예방을 가능케 하는 비타민D의 약리 작용은 다음과 같다.
비타민D는 인체내 면역기능을 총괄하는 주체다. 바이러스든 세균이든 침입하면 즉시 카텔리시딘(Cathelicidn) 이라는 생리적 항생제를 만들어내어 바이러스, 세균, 곰팡이균 모두를 제거한다 
뿐만 아니라 병균을 제거하는 면역 세포와 면역 인자를 병균에 집중시켜 병균을 제거하게 한다. 내인성 면역 기능을 활성화시켜 초기 감염증을 초기 상태에서 예방하며, 내인성 면역계와 적응성 면역계를 조절하여 만성 감염도 예방 치료한다.
이러한 비타민D의 면역 기능을 충분히 발휘하게 하려면 혈중 비타민D 건강 수준 40~60ng/ml를 유지해야 한다. 일반적인 비타민D 정상 수치는 30~100ng/ml이다. 100에 가까울수록 비타민D의 혜택을 더 많이 누릴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비타민D 독성을 걱정하지만 지금까지의 연구 결과 200ng/ml 이상만 넘지 않으면 안전하다고 한다. 그리고 이론적으로 매일 비타민D 1000IU를 복용하면 3~4개월 뒤 10ng/ml만큼의 수치가 올라간다. 매일 4000IU를 복용하면 40ng/ml 수치를 달성하게 된다.
비타민D는 복용량이 중요한 게 아니라 혈중 수치가 중요하다. 왜냐하면 개인마다의 차가 워낙 다르기 때문에 적어도 1년에 한 번씩 비타민D 혈중 수치 검사를 해보고 그 결과 수치에 맞게 복용량을 조절해야 한다. 항상 40~60ng/ml이상을 유지하는 게 감기/독감은 물론 코로나 바이러스와 같은 팬데믹의 슬기로운 예방법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