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칼럼] (146)임신 중 비타민D 복용의 새로운 장기적 이점

비타민D와 후성유전학

2024-11-21     전의혁(사단법인 건강소비자연대 해외학술정보이사)

[헬스컨슈머] 산모가 임신 중에 비타민D를 추가로 섭취한 아이들은 7세가 되어도 뼈가 더 튼튼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영국 MRC 생애역학센터(MRC LEC)와 NIHR 사우샘프턴 생의학연구센터(BRC)의 소속 연구팀이 주도한 새로운 연구 결과가 2주 전 《미국 임상 영양학 저널(The American Journal of Clinical Nutrition)》에 발표되었다.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산전 비타민D 보충제는 어린이의 골밀도를 높여 어린이 건강에 지속적인 이점을 제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골밀도 검사 결과, 임신 중에 비타민D 보충제를 복용한 산모에게서 태어난 아이는 성장기 중반에 골밀도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뼈에는 칼슘과 기타 미네랄이 더 많이 함유되어 있어 뼈가 더 튼튼하고 부러질 가능성이 적다.

연구 분석을 주도했던 사우샘프턴 대학교 NIHR의 레베카 문 박사는 임신 중 비타민D 보충제의 이점이 아동기 중반까지 지속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언급하였다.

이러한 비타민D 조기 개입은 중요한 공중 보건 전략을 나타내며. 이는 어린이의 뼈를 강화하고 노년기에 골다공증 및 골절과 같은 질환의 위험을 줄여준다고 주장하였다.

 

 

영국의 3개 연구기관(사우샘프턴, 옥스퍼드, 셰필드) 연구자들은 2008년부터 5년 4개월간 1130명의 여성을 모집하여 MAVIDOS(임신 중 산모의 비타민D 보충제가 자녀의 뼈 건강에 미치는 영향) 연구를 시작했다. 

임신 기간 동안 여성들을 무작위로 두 그룹으로 나누어 한 그룹은 매일 1,000IU의 비타민D를 추가로 복용했고, 다른 그룹은 위약을 매일 복용했다. 임산부와 이들을 돌보는 의사와 조산사들은 자신이 어느 그룹에 속해 있는지 알지 못했다.

MAVIDOS 첫 연구 결과는 2016년 5월 《미국 임상 영양학 저널(The American Journal of Clinical Nutrition)》에 발표되었다.

연구 결과 임신 중 비타민D를 보충한 산모에게서 태어난 아이들의 4세 때 뼈 질량이 비타민D를 보충하지 않은 산모에게서 태어난 아이에 비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그 후에도 사우샘프턴에 거주하는 산모에게서 태어난 6~7세 어린이 454명에 대해 뼈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아동기 중반까지 지속되는지 여부를 계속 추적 조사했다. 

그 결과 4세와 마찬가지로 6~7세에도 아이들의 뼈에 미치는 효과가 유익하다는 것이 이번에 새롭게 확인되었다. 현재 영국 보건 정부는 임산부에게 비타민D 보충제 복용을 일상적으로 권장하고 있다.

 

 

사우샘프턴 연구진은 계속되는 MAVIDOS 추가 시험을 통해 산모의 비타민D 보충제와 자녀의 골량 사이의 메커니즘 외에도 다양한 비타민D의 역할에 대한 이해가 한층 더 발전했다고 언급했다. 

2019년 1월에는 비타민D 보충제가 비타민D 경로의 일부를 구성하는 유전자의 활성에 변화를 가져온다는 사실을 입증한 연구 결과를 미국 골대사 학회지 《뼈·미네랄 연구 저널(Journal of Bone and Mineral Research)》에 발표하였다.

2022년 8월에는 임신 중 보충제를 복용하면 아토피성 습진으로 고통받는 1세 이하의 아기의 가능성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여 《영국 피부과학 학회지(British Journal of Dermatology)》에 보고했다.

또한 비타민D를 추가로 섭취한 임산부는 자연분만을 할 가능성이 더 높다는 사실도 2023년 8월 옥스포드 《공중 보건 저널(Journal of Public Health)》을 통해 발표하였다.
 

 

성인기에 나타나는 건강과 질병 패턴이 태아기와 유아기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는 ‘건강 및 질병의 발달 기원(Developmental Origins of Health and Disease, DOHaD)’이라는 개념이 있다.

DOHaD 이론의 핵심은 발달의 중요한 시기, 특히 태아기와 초기 유아기 동안 우리 몸이 외부 및 내부 환경에 특별히 민감하다는 것이다.

DOHaD의 핵심은 후성유전, 즉 우리의 행동과 환경이 유전자의 작동 방식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변화를 일으킨다는 개념이다.

후성유전 변화는 DNA 염기서열을 변화시키지 않고 세포가 유전자를 읽는 방식을 변화시킨다.

이는 우리의 생활 방식과 환경이 생각보다 훨씬 오랜 기간에 걸쳐 다양한 질병에 대한 위험을 증가시키거나 감소시킬 수 있는 방식으로 유전자 발현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MAVIDOS의 여러 연구 결과를 뒷받침하는 비타민D 결핍과 후성유전학적 메커니즘에 대한 연구가 2019년 3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대학교 채플힐 유전학과, 영양학과, 영양 연구소 연구팀에 의해 《내분비학 저널(Journal of Endocrinology)》에 보고되었다.

태아기에 충분한 비타민D 농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며, 결핍은 성인이 된 후에도 장기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내용이다.

결론적으로, 비타민D 결핍은 후성유전학적 메커니즘을 통해 장단기 자손의 대사 및 신경행동 건강의 발달 프로그래밍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

비타민D 결핍 산모에게서 태어난 아들과 딸의 건강 악화로 이어지는 인과 메커니즘을 이해하는 것은 임신 중 조기 진단과 치료를 개선하여 나중에 위험에 처한 자손의 건강 및 ‘질병의 발달 기원(DOHaD, Developmental Origins of Health and Disease)’에 악영향을 예방하는 데 필수적이라고 연구진은 주장했다.

 

 

비타민D 결핍이 후성유전학적 건강에 영향을 미친 연구가 지난 2015년 1월 미국 소아과 학회 저널 《피디아트릭(Pediatrics)》에 보고되었다.

호주 캔버라 국립 대학교 텔레톤 어린이 연구소 연구팀은 임신 기간 중 비타민D 결핍 상태인 임산부들이 출산한 아이들은 20세가 되기까지 여러 가지 중대한 발달 장애가 나타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였다.

호주 서부 지역에서 1989년~1991년 사이에 태어난 출산 아동 901명을 대상으로 하여 20년간 추적 분석하였다. 901명의 임산부 중 36%(323명)는 비타민D 결핍 자(20ng/mL이하) 였으며 3%(29명)는 심한 결핍 자(10ng/mL이하)였다.

비타민D 결핍 산모의 아동들은 비타민D 정상인 산모의 아동들에 비해 2배나 많은 아동들이 6세 경에 폐의 기능 장애가 발견되었으며, 따라서 각종 호흡기 질환이 더 많이 나타났다.

또한 10세 경에는 언어 장애가 2배나 더 발견되었으며, 사춘기 초에 나타난 자폐증 경향이 더욱 현저 하였다.

뿐만 아니라 20세 초에는 과식 습관을 나타내는 비만 경향 자가 더욱 많았으며, 최고 골 질량 발달이 부족하였다. 즉 골 질량이 2.7% 더 감소되고 골 밀도는 1.7% 감소되었다.

 


임산부의 충분한 비타민D 상태(수치)는 결국 태아의 평생 건강을 좌우하는 결정적 요인일 수 있다.

우리는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DNA를 바꿀 수는 없지만 후성 유전학을 통해 우리의 건강과 수명을 최적 할 수 있다. 그 중 하나가 비타민D를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다.

머리 끝에서 발 끝까지 전신에 걸친 비타민D의 폭 넓은 기능은 바로 비타민D 수용체(VDR)가 우리 몸 거의 모든 세포 및 기관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비타민D 수용체는 비타민D (활성형 비타민D인 칼시트리올)와 결합하여 세포의 유전자를 발현시켜 그 세포 및 기관을 잘 기능하도록 작동시킨다.

만약 우리 몸에 충분한 비타민D가 공급되지 못한다면 이러한 세포 및 기관들이 작동하지 못하고 그 기능을 잃게 되어 결국 질환이 발생하고 노화가 촉진되는 것이다.

 

 

임신 중 비타민D 관리의 중요성을 인식하여 미국 FDA에서도 2019년 10월 다음과 같은 기능 표현을 비타민D 제품에 표시할 수 있게 되었다. 

“비타민D 수치가 높은 임산부는 조산 위험이 감소합니다. 건강한 식단에 비타민D3 보충제를 추가하면 비타민D 수치를 높일 수 있습니다. 적정(충분한) 비타민D 수치 달성/유지를 위한 비타민D3 복용량을 전문가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임산부의 적정(건강) 비타민D 수치는 최소 40ng/ml 이상이다. 40부터 100ng/ml 사이를 유지하면 된다. 100에 가까울수록 더 많은 건강상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적어도 40~60ng/ml 이상을 유지해야 기본적인 비타민D 건강을 확보할 수 있다. 

비타민D 수치가 100이 된다고 하여 독성을 걱정할 필요는 없다. 지금까지 임상 연구 결과 수치 200ng/ml 혹은 하루 복용 3만IU까지는 독성이 안 나타난다고 발표하였다.

임산부의 적정(건강) 비타민D 수치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일일 5천IU 이상 복용하는 것을 권장한다. 한국을 비롯한 미국 및 유럽 등의 보건 정부는 일일 복용량 1만IU까지는 부작용(독성) 없는 안전한 용량이라고 10여년 전부터 공지하고 있으니, 일일 비타민D 5,000IU 복용에 대해 전혀 우려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사람마다 흡수율이 달라 도달 수치에 차이가 나기 때문에 3~4개월 복용하고 꼭 비타민D 검사를 받고 결과치에 따라 복용량을 조절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