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전 미생물 11종에서 피부보호-신경세포 흥분 억제 유전자 발견

국립생물자원관, 자외선 차단용 수입 붉은 유기 색소를 대체할 생물소재로 활용 기대

2024-12-16     박채은 기자

[헬스컨슈머]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이하 생물자원관)은 최근 인천의 염전에서 채취한 시료의 미생물 유전체를 분석해 전량 수입 중인 피부를 보호하는 붉은색 유기 색소 생산 유전자 및 신경세포 흥분 억제와 관련된 유전자를 발견했다고 최근 밝혔다.

생물자원관과 인천대학교 서명지 교수 연구진은 올해 추진한 ‘자생생물의 환경 적응 및 진화 유전자 연구 사업’ 과정에서 호염성 고균의 유전체를 분석해 박테리오루베린(Bacterioruberin)을 생산하는 11종의 고균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호염성 고균은 할로박테리움강(Halobacteria)에 속하는 고균의 총칭으로 염분 농도가 최소 9% 이상으로 높은 환경에 적응해 생존하는 미생물을 가리킨다.

생물자원관은 또 붉은색 유기 색소인 박테리오루베린은 자외선과 외부 환경으로부터 호염성 고균을 보호하는 강한 항산화 효과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면역강화, 노화방지, 피부 건강 유지와 같은 다양한 분야에서 기능성 소재로써 활용이 가능하다고 소개했다.

또한 이번 연구에서 확인된 11종 중에서 5종의 호염성 고균은 빛을 이용해 신경세포의 활성을 제어할 수 있는 유전자도 보유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 유전자는 광유전학적 도구로 활용 가능한 단백질인 할로로돕신(Halorhodopsin) 생산에 관여한다고 안내했다. 

한편 환경부는 해외의 경우 박테리오루베린 추출물을 원료로 하는 고급 항노화 피부관리 제품 등이 시판 중이며 할로로돕신이 쥐의 흥분을 장시간 억제하는 것을 확인해 신경세포 안정에 적용하기 위한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생물자원관은 이번에 발견한 11종의 호염성 고균을 내년 상반기 국제학술지에 투고하고 기능성 소재로 상용화된 해외 미생물을 대체하기 위한 후속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민환 국립생물자원관장은 “자생 미생물을 발굴해 유전체로부터 유용한 자원을 확보하고 이를 활용하기 위한 연구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 전문용어 설명

1. 고균(Archaea)
  핵막에 둘러싸인 DNA가 없는 원핵생물(prokarya) 중 하나로, 세균(Bacteria)과 같은 핵양체(prokarya)로 분류된다. 특히, 고염, 고온, 산성 등 극한 환경에서 생존할 수 있는 단세포 생물로 알려져 있다.

2. 호염성 고균(Haloarchaea)
  할로박테리움강(Halobacteria)에 속하는 고균의 총칭으로 염호, 염전, 암염 등 염분 농도가 최소 9% 이상으로 높은 환경에 적응하여 생존하는 미생물이다.

3. 할로로돕신(Halorhodopsin)
  미생물 내 빛에 반응해서 작동하는 이온 전달 단백질로, 7개의 층을 가진 세포막을 관통한다. 이 단백질은 염도가 높은 곳에 자생하는 할로박테리아로 알려진 고균에서 주로 발견되며, 소금 성분 중 염소 이온에 특이적으로 반응하는 광 활성화 단백질이다.

4. 박테리오루베린(Bacterioruberin)
  염분이 많은 극한 환경에서 살고 있는 호염성 고균에 분포하는 붉은색 색소이다. 이는 세포막에 위치하고 미생물이 강한 빛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데 도움을 준다. 환경 변화로 인해 세포막의 성질이 변할 때, 미생물이 환경에 변화에 적응하는데 기여한다.

5. 유전체(Genome)
  생물종이 가지고 있는 모든 유전정보의 전체를 말하며, 이 중에서도 DNA 염기 서열정보를 담고 있는 부분을 유전자(gene)라고 한다. 어원은 유전자를 뜻하는 gene과 염색체를 뜻하는 chromosome의 합성어로 유전체(genome)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