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게 감기약은 왜 위험한가요?
[헬스컨슈머] 추운 겨울철이 되면 독감이나 감기 같은 호흡기 질환이 유행합니다. 여기에 대기가 건조하고 미세먼지 농도가 올라가면서 비염이나 축농증 환자도 같이 증가하게 됩니다. 콧물이나 기침이 나는 증상은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 위생적으로 좋지 않을 뿐더러 환자 본인도 불편함을 많이 느끼기 때문에 약을 먹어서 빨리 증상을 없애고 싶어합니다. 또한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들도 집단 생활을 하기 위해 콧물, 기침약을 자주 먹게 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감기약은 아이들이 흔히 먹는 일반약과 다르게 여러 가지 부작용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지금까지 많은 감기약들이 사용 제한되어 왔으며, 앞으로도 의약품 안전성 평가에 따라 사용 중지될 가능성이 있는 약들도 많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흔히 먹어서 안전한 줄만 알았던 감기약은 어떤 점이 위험하고 어떤 점에서 주의하여야 하는지 알아보도록 합시다.
[2세 미만은 복용을 삼가야 하는 콧물약]
콧물약의 종류에는 항히스타민제, 류코트리엔 조절제, 스테로이드제, 비충혈제거제 등 여러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호르몬이나 해부학적 이상으로 발생하는 만성 비염을 제외하고 흔히 환절기에 나타나는 콧물, 코막힘, 재채기 증상이 나타날 때 항히스타민제와 비충혈제거제를 많이 사용합니다. 그런데 항히스타민제는 졸음, 어지럼증, 목마름 등의 증상을 일으킬 수 있고, 반대로 비충혈제거제는 두근거림, 흥분, 불면증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미 FDA에 따르면 미국에서 1969년~2006년까지 에페드린 성분의 비충혈제거제를 먹은 어린이 54명이 사망했고, 페니라민 계열의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한 어린이 69명이 사망하였다고 보고되었습니다. 이는 환자의 수와 조사 기간을 생각하면 매우 많은 수는 아니지만 어린 아이들에게 약을 사용할 때는 신중할 필요가 있음을 경고하는 사실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미 FDA는 여섯 살 미만의 어린 아이에게 감기약을 먹이면 발작, 고혈압, 심장질환, 호흡곤란 등의 부작용으로 사망할 수도 있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시중에 약국에서 판매하는 어린이 감기약에는 만 2세 이상만 복용하도록 표시되어 있으며 복용하는 용량이 매우 작더라도 부작용이 나타날 가능성은 항상 존재합니다. 그래서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청은 2세 미만의 영·유아는 의사의 진료를 받아야 하며 일반감기약을 복용을 자제할 것을 당부하고 나섰습니다.
[천식치료제에 대해 FDA에서 보내온 경고]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는 천식 치료제 성분으로 널리 쓰이고 있는 몬테루카스트가 4년 간의 조사 끝에 심각한 정신 건강 부작용과 연관되어 있을 수 있다는 중간 연구 결과를 발표하였습니다. 류코트리엔 조절제인 몬테루카스트 성분을 기반으로 한 싱귤레어정은 부작용이 매우 미비하다는 제약사의 발표와는 다르게 복용한 환자들 사이에서 신경정신과적 부작용 사례가 지속적으로 발생하였습니다.
조사 결과 몬테루카스트 성분은 감정 및 충동 조절, 수면, 인지 등 핵심적 역할을 수행하는 여러 뇌 수용체와 결합하며 정신장애 치료제로 쓰이는 리스페리돈(Risperidone)과 비슷한 효과를 일으키는 것으로 분석되었습니다. 리스페리돈은 불안, 어지러움, 졸음 등의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틱 증상을 가진 아이가 싱귤레어정을 복용하였을 때 틱 증상이 더 심해진다는 결과가 발표되었습니다. 아직 추가 연구가 필요하지만 정신과 약을 복용하거나 정신 질환을 가지고 있는 환자, 어린아이와 노약자의 경우에는 복용에 더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과거에는 사용했지만 현재는 아이들에게 사용 중지된 기침약]
과거에 소아과에서는 빨간약이라고 하는 기침시럽을 많이 처방했습니다. 이 시럽은 코푸시럽으로 콧물과 기침을 효과적으로 멎게 하여 현재도 상당히 많이 사용하는 의약품입니다. 하지만 이 약은 한외마약으로 주석산디히드로코데인 성분이 들어있는데, 마약 같은 의존성이나 중독성은 없으나 대뇌의 연수부위에 작용하여 기침을 억제하는 성분입니다. 이 약이 기침만 억제할 뿐 아니라 아이에게 호흡 곤란 부작용을 일으킬 우려가 커서 현재는 12세 미만 아이에게 사용이 금지되어 있습니다. 또한 변비, 불면증, 교감 신경 흥분으로 인한 손떨림이나 입마름 증세도 나타날 수 있으므로 처방이 나왔어도 부작용이 나타나면 사용을 바로 중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지금까지 감기약의 부작용에 대해 간략하게 소개해 드렸습니다. 우리나라는 의료접근성이 뛰어나서 아이가 감기에 걸렸을 때 병원에서 약을 처방 받아서 먹이는 것이 흔하지만 다른 나라에서는 약 부작용을 염려하여 대중요법을 사용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몸을 따뜻하게 하고 비타민C를 많이 먹이며 충분히 쉬고 잘 자도록 살펴주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은 감기가 쉽게 낫는 경우가 많습니다. 때로는 약으로 인한 부작용으로 고생하거나, 우리 몸이 세균에 대항하는 면역력이 저해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어떠한 치료법으로 우리 아이의 감기를 낫게 하는 것이 좋은지 생각해보는 기회를 갖는 것도 필요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