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파의 매운맛은 양파 고유 방어시스템’...세계 처음으로 밝혀
친환경 농업기술·병 저항성 품종 개발에 활용 기대
[헬스컨슈머] 농촌진흥청(이하 농진청)은 양파의 매운맛 성분인 이소알리신(isoallicin)의 생합성 연구를 진행해 이소알리신이 생물학적 스트레스에 맞서는 양파 고유의 방어시스템임을 세계 처음으로 규명해냈다고 1월 17일 발표했다.
농진청은 양파는 전 세계적으로 소비되는 중요한 채소 작물이다. 양파 속 이소알리신은 특유의 매운맛과 향을 가지며, 강력한 항산화 작용으로 다양한 약리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소개했다.
농진청은 그동안 양파의 이소알리신이 양파 세포가 손상될 때 무기 분자나 유기 분자들을 함유한 물로 가득 차 있는 세포 내 소기관인 액포에 저장된 알리네이즈(alliinase) 효소가 방출돼 세포질에 있던 이소알린을 분해하면서 생성된다는 사실을 소개했다.
그러나 연구진은 이번 연구로 세포질에 존재하는 알리네이즈 효소를 세계 최초로 발견했으며, 양파 세포의 손상 없이도 이소알리신이 생성될 수 있음을 밝혀냈다고 설명했다.
농진청은 알리네이즈 효소가 세포질에 있으면 이소알린과 바로 반응할 수 있어 양파 세포 손상이 없어도 이소알리신을 생성할 수 있다며 양파를 썰 때 눈물이 나게 하는 물질인 엘에프(LF, lachrymatory factor)도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다고 덧붙였다.
[이소알리신과 이소알리신의 작용 소개] ○ 이소알리신(isoallicin): 양파의 매운맛)은 알리신(allicin, 마늘의 매운맛)과는 화학적 구조는 이성질체이며, 생화학적 기능은 거의 같음. ○ 항균 및 항산화 작용: 이소알리신은 강력한 항균 효과를 지니며, 항산화 작용을 함. 이는 세포 손상을 방지하고 면역력을 향상시키며 염증 반응 억제 ○ 혈액순환 개선 및 혈압 조절: 이소알리신은 혈액순환을 촉진하고 혈관의 강직성을 낮춰 혈압을 조절하는 데 기여하면서 고혈압 예방에 도움 ○ 신경 안정 및 불면증 개선: 이소알리신은 신경을 안정시키는 효과가 있어 불면증 개선에 도움이 되는데, 잘게 썬 양파를 머리맡에 두면 이소알리신이 방출되어 수면을 돕는 것으로 알려짐 ○ 소화 촉진 및 피로 해소: 이소알리신은 소화 촉진 기능이 있어 소화 불량을 개선하고, 비타민 B1의 흡수를 도와 피로를 풀어주는 데 도움 이는 양파 세포가 손상되지 않아도 이소알리신과 엘에프가 만들어져 분비되고, 이들 물질이 양파가 자라는 동안 외부 침입자를 막는 데 이용됨을 뜻한다고. |
농진청은 실제로 우리나라 등 아시아 지역에선 오래전부터 채소 작물과 양파, 파, 마늘 등을 사이짓기, 섞어짓기했으며, 이와 같은 농법이 작물이 병원균과 해충으로부터 입는 피해를 줄인다는 연구 결과가 다수 보고되기도 했다며 이번 연구는 이에 대한 과학적 근거를 제시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농진청은 이번 연구 결과\가 양파의 생화학적 방어시스템 관련 기초자료로 친환경 농업기술과 병 저항성 품종 개발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농진청 유전체과 권수진 과장은 “이번 연구로 양파 속 이소알리신 생합성 기작뿐만 아니라 파, 마늘 등 부추속 작물의 방어시스템을 알 수 있게 됐다”며, “이를 바탕으로 이소알리신과 양파의 저장성 상관관계를 밝혀 저장 양파 부패율을 줄일 수도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