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특기진료 시즌2] (61)서울아산병원 염증성 장질환 센터
- 7개 세부 클리닉 운영, 맞춤형 치료 제공 - ‘복약 일기’ 어플 접속…환자 스스로 체크
[헬스컨슈머] 염증성 장질환은 위장관에 만성적인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으로 크론병과 궤양성 대장염 등이 있다. 궤양성 대장염은 대장에서만 발병하지만 크론병은 입에서 항문까지 소화관 어디에서나 발병하며 주로 소장과 대장에서 많이 발병한다.
대표적인 증상은 장 내벽의 염증과 궤양으로 인한 복통·설사·혈변 등을 들 수 있고 식욕과 체중 감소, 전신 피로감 등도 흔하게 나타난다. 특히 복통·설사 등의 증상 때문에 과민성 장증후군, 감염성 장염 등 다른 질환으로 오인돼 진단이 늦어지곤 한다. 혈변이 생기거나 복통·설사 증상이 3개월 이상 장기적으로 지속되고, 체중이 급격하게 줄거나 심한 피로감, 항문 주변의 농양(고름) 등이 같이 나타난다면 염증성 장질환을 의심해 봐야 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진료통계를 보면, 염증성 장질환 환자는 최근 5년 동안 30% 정도 늘었다. 특히 20~40대 비교적 젊은 연령대 발병률이 높게 나타났다. 2021년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으로 병원 진료를 받은 환자 8만 289명이었다. 이 가운데 20~49세 환자가 51.3%(4만 6,062명)를 차지했다.
■ 연간 100례 이상 크론병 수술…절반 이상 복강경 이용 ‘최소 침습’
서울아산병원은 1993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궤양성 대장염·크론병 클리닉을 개소한 이후 2012년에 국내 최초로 염증성 장질환 센터로 확대했다. 염증성 장질환은 완치가 불가능해 조기진단 및 적절한 치료, 평생관리가 중요하다.
서울아산병원 염증성 장질환 센터는 ▲궤양성 대장염·크론병 클리닉 ▲베체트 장염 클리닉 ▲염증성 장질환 수술 클리닉 ▲소아청소년 염증성 장질환 클리닉 ▲염증성 장질환 이행 클리닉 ▲염증성 장질환 다학제 클리닉 ▲임상연구 클리닉 등 7개의 세부 클리닉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국내 최대 규모인 염증성 장질환 다학제 클리닉에는 소화기내과, 대장항문외과, 영상의학과, 병리과 등 여러 진료과 의료진이 참여하고 있고, 긴밀한 협진 시스템을 통해 환자별 맞춤형 치료를 시행해왔다.
염증성 장질환 수술 클리닉에서는 장 일부를 절제하는 크론병 수술을 1991년 처음으로 시행한 이래 최근에는 연간 100례 이상의 크론병 수술을 시행하고 있다. 전체 크론병 수술의 절반 이상을 복강경을 이용한 최소 침습 수술로 진행하고 있다. 국내 염증성 장 질환 수술의 약 40%가 서울아산병원에서 이뤄지고 있다.
■ 치료 미루면 장 천공·폐색 등 위험…질환 의심되면 빠른 진료를
복약 순응도가 높지 않은 궤양성 대장염 치료를 위해 서울아산병원은 환자 본인 스스로 복약 내용을 일기처럼 작성하는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환자가 애플리케이션에 접속해 본인의 복약 상태를 10개의 스케일(0-복용 안함, 10-모두 복용함)로 나눠 매일 체크하는 것이다. 환자의 복약 순응도가 올라갈 뿐 아니라 의료진 또한 환자의 상태를 신속하게 파악해 약의 복용 횟수나 종류 조절을 통한 맞춤형 진료를 제공할 수 있다.
예병덕 서울아산병원 염증성 장질환 센터장은 "서구화된 식습관과 장내 미생물 불균형 등으로 인해 염증성 장질환 환자가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면서 "1990년대부터 염증성 장질환 분야에 몰두하면서 쌓은 진료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앞으로도 국내외 염증성 장질환 진료 수준 향상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염증성 장 질환은 증상 악화 시기와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시기가 반복한다. 병의 실제 진행 속도에 비해 환자의 임상 증상이 약하거나, 혹은 병이 완치됐다고 생각해 치료를 미루거나 받지 않는 사례가 생기기도 한다. 이때 장 천공과 장 폐색, 대장암 등 치명적인 합병증으로 발전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염증성 장 질환 예방을 위해서는 건강한 식습관 유지가 중요하다. 기름진 음식과 오염 우려가 있는 길거리 음식 등은 피해야 한다. 술·커피 등 자극적이면서 수면을 방해하는 음식은 좋지 않다. 질환이 의심되면 경미한 증상이라도 빠르게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