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축의 ‘콩’ 영양 흡수 방해 ‘피트산’, 이온분석법으로 대사물질 변화량 밝혀

작물의 성분 변화 명확하게 비교…정밀육종, 안전성 검증에 활용 기대 

2025-03-11     윤지현 기자

[헬스컨슈머] 농촌진흥청(이하 농진청)은 식물의 씨앗, 곡물, 콩류 등에 존재하는 유기 인산 화합물로 칼슘, 철, 아연 등 다양한 미네랄과 쉽게 결합해 체내 소장에서의 흡수를 방해하는 ‘피트산’ 함량을 생합성 대사 과정에서 정밀하게 검증할 수 있는 새로운 분석법을 개발했다고 3월 10일 밝혔다.

콩에 주로 함유된 피트산)은 가축 사료를 생산할 때 그 함량을 줄이면 생체 내 영양 흡수 효율이 높아지고 불필요한 미네랄 배출은 줄어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농진청은 기존에 물질의 특정 흡수 파장으로 농도를 측정하는 분광광도계 또는 액체크로마토그래피를 활용해 피트산 함량을 분석했으나 이 분석법으로는 총 피트산 함량만 측정하고, 이전 단계 물질의 변화는 정확히 측정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유전자 편집 등 정밀육종 분야에서는 미세한 대사물질 변화도 확인해야 하는 경우가 있어 고도화된 분석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농진청 연구진은 피트산 대사에 관여하는 유전자를 편집해 피트산 함량을 줄인 콩에서 피트산이 어느 정도 줄었는지 확인하기로 했고 이를 위해 생합성 대사 과정에서 생성하는 중간단계 피트산까지 분석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는 것.

농진청은 이온크로마토그래피를 활용해 피트산 생합성 대사 과정에서 최종단계 피트산뿐만 아니라 중간 대사물질까지 정량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라고 강조했다.

이 기술로 피트산을 줄인 콩을 분석한 결과, 생합성 최종단계의 피트산 함량은 최대 65%까지 줄었고, 대사 과정 중에 생성한 피트산 총 함량도 최대 20%까지 감소했다고 밝혔다. 

농진청은 이번 연구로 유전자 변이에 동반하는 대사 변화를 이온크로마토그래피로 분석해 더 구체적인 변화 증거를 제시할 수 있게 됐다며 이번 연구 결과를 특허출원했다고 안내했다.

농진청은 앞으로 피트산 함량이 적은 육종 소재 선발로 가축 사료 품질 향상, 콩 유전자원 기능성 분석, 실질적 동등성 평가, 가공 중 품질변화 점검(모니터링) 등 정밀육종이나 안전성 검증에 활용할 계획이다. 

농진청은 실질적 동등성 평가에 대해 생명공학기술 등 새로운 기술로 개발된 생물체가 식품 및 사료로 이용시 기존에 안전하게 섭취되어 온 일반 품종과 비교해 성분, 영양, 독성 등 주요 특성에서 동등함을 과학적으로 입증하는 절차라고 설명했다. 

농진청 농업생명자원부 김남정 부장은 “이 기술은 생합성 대사 과정 중간 물질을 분석해 변화 요인을 명확하게 확인할 방법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며 “생명 공학 기술로 개발한 다양한 작물의 성분 변화를 정밀하게 검증하는 데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