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칼럼] (166)DNA의 열쇠, 비타민D

2025-04-24     전의혁(사단법인 건강소비자연대 해외학술정보이사)

[헬스컨슈머] 내일(4월 25일)은 세계 DNA의 날이다. DNA의 날은 1953년 제임스 왓슨과 프랜시스 크릭이 DNA 이중 나선 구조를 발견한 것과 2003년 인간 게놈 프로젝트가 완료된 것을 기념하기 위해 매년 4월 25일을 DNA 기념의 날로 정했다. 또한 이러한 발전이 우리의 삶과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탐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영양 유전체학(nutrigenomics)은 특정 영양소가 유전자 발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 분야로, 최근 그 중요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현재 몇 가지 핵심 영양소가 신체가 DNA에 접근하고, 이를 읽고, 활용하는 데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밝혀졌다. 이러한 영양소는 또한 산화 스트레스로 인한 손상으로부터 DNA를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영양소의 섭취를 최적화하고 결핍을 바로잡는 것은 많은 과학자들 사이에서 ‘가장 쉽게 실천할 수 있는 일’로 여겨지고 있다. 즉, 미량 영양소의 섭취와 수치를 조절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가장 간단하면서도 유전자와 건강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변화 중 하나라는 뜻이다.

비타민D의 가장 중요한 기능 중 하나는 모든 신체 조직 내에서 끊임없이 발생하는 과정인 일상적인 신호와 자극에 대한 세포의 적절한 반응을 위해 DNA 내에 저장된 정보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비타민D의 적절한 농도(수치)는 완전하고 적절한 반응을 가능하게 하는 데 필요하다. 비타민D의 농도(수치)가 적절하지 않으면 세포의 반응 능력도 적절하지 않아 결과적으로 생산량과 기능이 제한된다.

활성화된 신호 전달 분자 형태의 비타민D[활성형 비타민D = 칼시디올 = 1,25(OH)2D]는 약 3000개의 유전자(그 이상일 가능성도 있음)에 영향을 미치며, 최소 160개의 생물학적 경로에 영향을 미친다.

면역 세포가 어떻게 비타민D에 의해 활성화될 수 있는지, 그리고 비타민D가 어떻게 암세포 성장을 억제하는지에 대한 많은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 모든 과정은 비타민D가 해당 세포 내의 특정 유전자에 미치는 작용에 의해 활성화되거나 비활성화되기 때문이다.

비타민D는 “유전자를 켜거나 끄는” 스위치 역할을 한다. 즉, 비타민D가 DNA의 열쇠인 셈이다.

2019년 11월 미국 보스턴대학교 의과대학 연구팀은 비타민D 보충에 따른 게놈 활동과 개별 반응성에 대한 무작위 이중 맹검 시험 결과를 세계적인 과학 학술지인 네이처(Nature)의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발표하였다.

연구진은 건강한 사람 30명을 대상으로 6개월 동안 하루 600, 4000 또는 10,000IU의 비타민D를 섭취하도록 했다. 그런 다음 백혈구의 유전자 발현을 측정하여 비타민D 섭취량 증가에 따른 차이가 있는지 확인했다.

연구 시작 시 평균 비타민 D 수치가 17ng/ml였던 참가자의 71%가 하루 600IU를 섭취하여 최소 20ng/ml 이상의 수치를 달성했지만, 연구 종료 시 86%는 여전히 30ng/ml 미만의 수치를 보인 반면, 하루 4,000IU 이상을 섭취한 모든 참가자는 수치가 30ng/ml 이상에 도달했다.

위 그래프와 같이 연구에 따르면, 24주 동안 하루에 10,000IU의 비타민D를 섭취한 사람들(약 1,200개의 유전자에 영향을 미침)이 하루에 4,000IU를 섭취한 사람들(약 300개의 유전자에 영향을 미침)보다 유전자 발현에 4배 더 큰 영향을 미쳤다. 600IU 용량(약 150개의 유전자에 영향을 미침)과 하루 10,000IU 용량의 차이는 8배 더 컸다.

모든 수준의 비타민D 섭취량에서 유전자 발현에 대한 유의미한 “용량 의존적” 효과가 관찰되었다. 즉, 용량이 높을수록 더 많은 유전자가 영향을 받는다는 의미다. 그러나 개인마다 반응이 달랐다. 일부 참가자는 비타민D 수치가 비슷함에도 불구하고 다른 참가자보다 비타민D에 대한 유전적 반응이 더 강했다.

비타민D는 우리 유전자의 발현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으며, 따라서 우리 몸 전체에 걸쳐 건강의 모든 시스템에 관여하는 많은 복잡한 세포 경로에 관여한다. 이 연구는 비타민D가 칼슘 대사와 뼈 건강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 이상으로 인간의 건강에 중요하다는 것을 입증했다.

또한 24주간의 연구 기간 동안 참가자 중 누구에게도 독성 사례가 관찰되지 않았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2019년 1월 사우디아라비아 킹사우드대학교 과학대학 생화학과 연구팀은 비타민D 치료는 DNA 손상을 치유한다는 연구 결과를 파키스탄 생물학 저널(Pakistan Journal of Biological Science)》에 발표한 바 있다.

연구 결과 비타민D가 게놈 안정성과 산화 스트레스에 대한 보호를 제공하여 유도된 DNA 손상을 보호하는 데 직접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비타민D가 존재하는 상태에서 DNA 손상 반응은 뼈 형성 및 칼슘 항상성에서 알려진 기능 외에도 세포 대사에 훨씬 더 광범위하고 글로벌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나타냈다.

2019년 3월에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대학교 채플힐 캠퍼스 유전학과 연구팀은 모성 비타민D 결핍과 건강과 질병의 발달적 기원에 대한 연구 결과를 내분비학 저널(Journal of Endocrinology)》에 발표하였다.

결론적으로, 비타민D 결핍은 잠재적으로 후성유전학적 메커니즘을 통해 단기간 및 장기간의 자손의 대사 및 신경행동 건강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아래 그림 참조)

위 그림은 모체의 비타민D 결핍과 후성유전학적으로 조절되는 장기/조직 기능 장애를 연결하는 잠재적 경로를 나타내고 있다.

모체의 비타민D 가용성 감소는 태반으로 유입되는 비타민D 감소로 이어지고, 결과적으로 태아의 유전체 및 비유전체 신호 전달 반응에 필요한 활성형 비타민D의 가용성 감소로 이어진다.

결과적으로, 태아의 비타민D 결핍은 뇌, 간, 지방 조직과 같은 표적 장기/조직의 발달 과정에서 후성유전학적 프로그래밍을 잠재적으로 교란시킨다.

조절되지 않는 후성유전학적 프로그래밍은 장기적인 후성유전학적 상태 변화를 초래하며, 이는 앞서 제시된 바와 같이 조절 기구의 유전체 접근성 및 하위 유전자 발현을 교란시켜 자손의 ​​신경행동 및 대사 장애를 포함한 장기적인 건강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후성유전학은 DNA 염기서열 자체를 변화시키지 않고도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메커니즘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이러한 조절은 DNA 메틸화, 히스톤 변형, 비암호화 RNA 등의 과정을 통해 이루어지며, 환경적 요인과 생활 방식 선택이 유전자 발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후성유전학은 암, 자가면역 질환, 신경질환 등 다양한 질병의 발생과 진행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종양 억제 유전자의 과도한 메틸화는 해당 유전자의 발현을 억제하여 암 발생을 촉진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비타민D는 DNA 서열을 직접적으로 변경하지는 않지만(돌연변이를 일으키지 않음), DNA가 어떻게 읽히고 사용되는지에 영향을 미친다.

비타민D가 유전자 발현에 미치는 영향은 다음과 같다.

1. 비타민D 수용체(VDR)

· 비타민D는 많은 세포에서 발견되는 핵 수용체의 일종인 비타민D 수용체에 결합함으로써 그 효과를 발휘한다.

· 비타민D가 비타민D 수용체에 결합하면, 이 복합체는 세포핵으로 이동한다. 세포핵은 DNA가 있는 곳이다.

2. 비타민D 수용체와 DNA의 결합

· 핵 내부에서, 비타민D-VDR 복합체는 비타민D 반응 요소(VDRE)라고 불리는 DNA의 특정 영역에 결합한다.

· 이 VDRE는 특정 유전자의 프로모터 영역에서 발견된다. 이것은 유전자의 “켜기/끄기 스위치” 영역과 같은 것이다.

3. 유전자 활성화 또는 억제

· 이러한 VDRE에 결합함으로써 비타민D는 특정 유전자의 전사를 강화하거나 억제할 수 있다.

· 이는 비타민D가 그 유전자로부터 얼마나 많은 mRNA(그리고 그에 따라 단백질)가 만들어지는지를 조절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비타민D는 수천 개의 유전자, 특히 다음에 관여하는 유전자의 발현을 조절한다.

· 칼슘과 인산염 대사(뼈 건강을 위해)

· 면역 기능

· 세포 증식과 분화

· 염증

· 세포 자멸사(세포의 프로그램된 죽음)

 

4. 비타민D의 후성유전학적 영향

비타민D는 후성유전학적 변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후성유전학적 변형이란 DNA 염기서열을 바꾸지 않고 유전자 활동에 영향을 미치는 가역적 변화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 히스톤 변형 – 비타민D는 히스톤 주위에 DNA가 얼마나 단단하게 감겨 있는지에 영향을 미쳐 유전자 접근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 DNA 메틸화 – 비타민D는 특정 유전자 발현 조절자의 메틸화를 감소시키거나 증가시켜 발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중요한 점은 비타민D가 부족할 경우 몇몇 중요한 유전자가 제대로 활성화되거나 억제되지 않을 수 있다.

이 경우 다음과 같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면역 반응 약화, 부적절한 뼈의 무기질화, 염증 증가 그리고 자가면역질환과 특정 암에 걸릴 위험 증가 등이다.

그러므로 매일 충분한 비타민D를 복용하여 혈중 비타민D 농도(수치)를 적정 수준(40ng/ml )이상으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