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특기진료 시즌2] (69)인제대 일산백병원 난청클리닉

- 정밀 진단부터 인공와우·보청기 맞춤치료까지 - ‘이관기능검사기’ 도입, 정확성 높은 진단 가능

2025-06-11     박효순 건강의학 칼럼니스트

[헬스컨슈머] 청각장애(난청)은 겉귀에서 중간귀, 속귀, 청신경에 이르기까지 소리를 듣는 모든 영역에서 발생할 수 있다. 이명은 외부의 소리자극 없이 나는 소리를 듣게 되는 증상이다. 귀질환 분야를 다루는 이비인후과 의사들의 학술단체인 대한이과학회에 따르면, 국내 인구 중 전체적으로 15∼20%는 청력에 크고 작은 이상이 있다. 신생아 1000명 중 2명 내외에서 선천적으로 난청이 생긴다. 나이 들어 청력이 떨어지는 노인성 난청은 65세 이상에서 10명 중 4명 꼴이다. 시끄러운 소리에 노출돼 생기는 소음성 난청은 젊은 층을 중심으로 상승곡선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진료통계를 보면, 최근 난청의 연간 진료환자는 2018년 58만 7637명에서 2019년 65만 646명으로 60만명대에 들어섰고, 20223 80만 368명으로 가파르게 늘어났다. 20대의 점유 비율은 2019년 6.3%에서 2023년 7.1%로 계속 늘고 있다.

최근 소아·청소년 및 20대·30대 젊은층에서 전반적으로 특히 문제가 되는 소음성 난청은 소음에 지속적으로 노출될수록 청력이 점점 악화되는 경우이다. 이렇게 야금야금 손상된 청각세포는 회복되지 되지 않으므로 초기에 진단하여 더 이상의 소음 노출을 피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난청이 진행되면 단순히 소리가 작게 들리는 것 뿐만 아니라, 말소리의 구별 능력이 저하되어 의사소통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 주변과 의사소통이 안되고 제대로 알아듣지 못해 대화가 끊기거나, 심지어 엉뚱한 대답을 하기 일쑤여서 일명 ‘사오정’ 소리를 듣게 된다.

■ 방문 당일 청력 검사·상담·보청기 시험 착용

이처럼 청각장애는 소리를 듣는 것 이상의 문제다. 의사소통, 사회생활, 심리적 안정 등 삶의 전반에 영향을 끼친다. 일산백병원 이비인후과 난청클리닉은 2017년 개설 이래 다양한 원인의 난청 환자에게 정밀한 진단과 치료를 제공하며 청각 재활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이 클리닉은 이비인후과 전문의 이전미·이승재 교수와 청각사, 언어치료사 등 분야별 전문가로 구성되어 있다.

난청은 더 이상 미룰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하지만 난청 증상을 겪으면서도 많은 환자들은 치료를 망설인다. 보청기 착용의 부담이나 병원 방문에 대한 거리감 때문이다. 일산백병원 난청클리닉은 이러한 장벽을 낮추기 위해, 방문 당일 청력 검사와 상담, 보청기 시험 착용까지 한 번에 진행한다.

일산백병원 난청클리닉은 정확한 진단, 정밀 치료, 지속적인 재활 관리로 환자 삶의 질을 지키는 청각 지킴이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보청기는 일정 기간의 적응과 조절이 필수다. 이 때문에 클리닉은 보청기 착용 후 1년간 최소 5회 이상의 조절 및 검사를 제공해, 환자가 보청기를 생활에 잘 녹여낼 수 있도록 돕는다.

일산백병원 난청클리닉은 단순 보청기를 넘어 중이 임플란트, 인공와우, 이식형 골도 보청기 등 맞춤형 청각 재활 도구를 종합적으로 제공한다. 특히 최근에는 수도권 최초로 ‘이관기능검사기’를 도입하여, 귀의 압력 조절 기능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됐다. 짧은 검사 시간과 높은 신뢰도로 귀 질환 조기 발견과 정확한 진단, 맞춤 치료가 가능해졌다.

■ "청각 재활은 기성복 아닌 맞춤복이 되어야"

일산백병원 난청클리닉의 단계별 치료는 다음과 같이 진행된다.

① 진료=문진과 신체검사, 청력 검사를 통해 이상 여부를 파악한다. 환자 증상에 따라 측두골 CT, 전정기능검사, 전기와우도 검사, 청성유발반응검사 등 특수 검사를 병행한다.

② 검사 및 상담=검사 결과에 따라 약물 치료, 수술, 재활 장비 적용을 결정한다. 인공와우는 양쪽 청력이 약 70dB 이하일 경우 권장되며, 일산백병원에서는 수술 전 1시간 이상 실물 상담과 정밀 평가를 거친다.

③ 수술=인공와우 수술은 전신마취하에 진행되며, 귀 뒤를 절개해 전극을 삽입한다. 수술 후에는 전극 위치 확인 및 외부기기 매핑, 언어 재활 치료 등이 병행된다. 보청기의 경우도 시험 착용과 1달간 대여가 가능하며, 적응·조절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일산백병원 난청클리닉 이전미 교수는 "난청은 단순히 ‘소리를 듣는 문제’가 아니라, 개인의 생활과 정서에 맞춘 맞춤형 접근이 필요하다"면서 "향후에는 기능적 근적외선 분광 분석기 등 뇌 기능과 연계된 정밀 검사를 통해 청각 재활의 예측력을 높이고자 한다"고 밝혔다. 또한 젊은 세대에 늘어나는 난청의 원인으로 소음성 난청을 꼽으며 "지하철 등 시끄러운 환경에서 이어폰을 크게 사용하는 습관은 청각세포에 돌이킬 수 없는 손상을 줄 수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