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수도 물에서 마약류 성분이 검출 안된다”...마약 감소 추세?

5년간 하수역학 조사결과...올해부터 마약류 분석 성분 15종에서 200여 종으로 확대

2025-06-13     조동환 기자

[헬스컨슈머]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는 2020년부터 2024년까지 5년간 전국 주요 하수처리장의 시료를 채취‧분석한 불법 마약류 사용 실태조사 결과를 내놓고, 이와 함께 분석 성분을 2024년 15종에서 올해 200여 종으로 늘리는 등 조사를 강화한다는 방침을 6월 12일 발표했다.

하수역학 조사란?마약류 사용을 모니터링 하기 위한 조사기법의 일종으로 하수처리장에서 시료를 채취하여 잔류 마약의 양과 종류를 분석하고 하수 유량과 하수 채집지역 내 인구수 등을 고려하여 인구 대비 마약류 사용량을 추정하는 방법으로 유럽이나 호주도 유사한 방식으로 하수처리장을 통해 마약류 사용 경향 파악 중이라고 식약처는 설명했다.

조사방식은 지난 5년간 전국 인구의 50% 이상을 포괄하도록 17개 시‧도별 최소 1개 이상 총 34개소의 하수처리장을 지속 선정, 부산대학교 환경공학과 주관 하수역학 연구팀이 수행했다고 덧붙였다.

지난 5년간 메트암페타민(필로폰), 암페타민, MDMA(엑스터시), 코카인, LSD, 대마 등의 불법 성분을 추출한 조사 결과, 이 중 LSD는 2020년에만 검출됐고 대마는 검출한계 미만(불검출 수준)으로 나왔으며 이들 불법 마약류의 합계 사용추정량은 1,000명당 일일 평균 사용추정량으로 감안할 때 5년 연속 감소추세에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불법 마약류는 2020년 인구 1,000명당 31.27mg/일, 2021년30.57mg/일, 2022년 23.85mg/일, 2023년 20.30mg/일, 2024년15.89mg/일 이었다고 적시했다.

필로폰 검출 미국 등 외국과 비교하면 현저히 낮은 수준

특히 메트암페타민(필로폰)은 매년 조사된 모든 하수처리장(34개소)에서 검출됐으나, 2024년 사용추정량은 9.86mg/일/1,000명으로 2020년의 24.16mg/일/1,000명 대비 59% 감소했는데 이는 미국 등 외국과 비교하면 비하면 현저히 낮은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메트암페타민 외국 사용추정량은 미국와 호주의 경우 2023년 기준 각각 2,667mg/일/1,000명과  1,446mg/일/1,000명, 유럽은 2024년 기준 42mg/일/1,000명이었다고 외국의 자료를 인용했다.

또한 MDMA(엑스터시)의 사용추정량은 2022년부터 감소하기 시작, 2020년 1.71mg/일/1,000명, 20’21년 1.99mg/일/1,000명, 2022년 2.58mg/일/1,000명, 2023년 1.36mg/일/1,000명, 2024년 0.62mg/일/1,000명이었고 코카인의 사용추정량은 2020년 0.37mg/일/1,000명, 2021년 0.58mg/일/1,000명, 2022년 0.40mg/일/1,000명, 2023년 1.43mg/일/1,000명, 2024년 1.23mg/일/1,000명으로 2024년에 들어와서는 2023년보다 감소했다. 

인천-경기 시화 지역에서 상대적으로 많이 사용한 것으로 추정

또한 지역별 사용추정량을 분석한 결과, 메트암페타민(필로폰)이 인천 및 경기 시화에서 상대적으로 많이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추가 조사한 외국인 밀집 지역(하수처리장 12개소), 즉 외국인 비율이 6% 이상이고 외국인 근로자가 500명 이상인 지역의 메트암페타민(필로폰) 사용추정량은 전국 평균 대비 약 141% 수준이었으며, 이는 외국인 마약 사범 증가 경향과 일치했다.

식약처는 대검찰청의 자료를 인용, 외국인 마약 사범은 2022년 2,573명, 2023년 3,151명, 2024년 3,232명이었다고 설명했다.

식약처는 이에 따라 정부차원에서 올해 경찰청‧대검찰청 등으로 구성된 범정부 합동단속반을 운영하여 외국인 밀집 시설 등에 대한 집중 단속을 펼쳐 외국인을 통한 불법 마약 사용 확산을 막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유경 식약처장은 “전국 하수처리장(34개소) 모두에서 5년 연속 불법 마약류가 검출됐다는 것은 결코 방치할 수 없는 심각한 문제로서, 온 국민이 한마음으로 불법 마약 사용 근절에 나서고 정부도 경각심을 갖고 단호하게 대처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방안을 계속 찾아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주요 불법 마약류 사용추정량이 감소한 것은 그동안 수사나 단속을 강화하고 예방 교육, 홍보를 열심히 한 효과로 볼 수도 있으나, 지속적인 조사와 중독 예방·재활 활동에 힘써야만 비로소 마약 없는 안전한 사회를 만들 수 있다”고 당부했다.

한편 식약처는 지난 5년간 조사결과 기반으로 올해 하수역학 조사사업을 광범위하면서 정교하게 추적하기 위한 ‘우리동네 하수 감시망’ 사업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밝히며 아래와 같이 계획내용을 열거했다.

 

기존 방법

데이터사이언스 적용 예시

유동인구 고려

사회경제적 요소 고려

A지역에서 메트암페타민이 다량 검출되면 A지역 주민들의 마약 사용추정량을 높게 산정

A지역은 유흥시설이 밀집된 상업 지구로, 주말 저녁 시간대에 외부에서 20대 인구가 다수 유입되었다면, 검출된 메트암페타민 성분의 일부는 외부 유입 인구의 사용에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음

B지역이 외국인 밀집도가 높고, 타 지역에 비해 단기체류자 비율이 높은 경우 외국인 인구 비율과 코카인 검출량 간에 상관성이 확인되었다면, B지역 내 외국인 밀집 지역이 마약 사용에 더 기여했을 가능성 있음

 

❶ 분석대상 성분을 ’24년 불법 마약류 15종에서 의료용 및 신종 마약류를 포함한 200여 종으로 대폭 확대하고,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국내 유입 여부 ▲사용 추세 변화 분석 ▲임시마약류로 지정되지 않은 물질에 대한 신속한 조치 등 적극적으로 대응한다. 

❷ 유동 인구가 많은 도시는 배수 분구 중 10개 이상 지점에서 추가로 채수한다. 마약 성분이 검출되는 경우 관련 건물 정화조 등에서 추가로 채수하여 추적성을 높일 예정이다.

❸ 마약류 중독자가 방문하는 의료기관과 연계하여 코호트 연구*를 진행한다. 의료용 마약류의 인체시료 분석 결과와 하수역학 분석 결과를 비교·분석하여 불법 마약류 사용량의 예측 정확도를 높이는 한편 중독자의 불법 마약류 사용을 감소시키는 방안도 모색한다.

❹ 데이터사이언스를 접목하여 하수역학 데이터와 사회인구학적ㆍ경제학적 데이터*의 상관관계를 분석하고 마약류 사용지역 분포를 추정한다.
 
식약처는 하수역학 조사가 마약류 사용 실태를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중요한 과학적 근거이므로, 작년 조사결과와 올해 강화되는 조사를 통해 마약류 불법 사용을 추적하고 관계 기관과 협력을 통해 국민 안전을 지키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번 조사 결과를 관련 수사기관 및 지자체에 공유하고, 고위험 지역에 대한 집중 예방 교육을 하는 등 하수역학 조사 결과를 적극 활용하여 마약류 예방 및 단속 정책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안내했다. [지역별 불법 마약류 검출 상세자료 붙임 URL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