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기자단] ‘100세 시대, 불로장생의 기회 놓치시겠습니까?’ 

흡연 여부에 따라 기대수명 달라져

2025-06-13     김준수 청년기자

[헬스컨슈머] 환갑잔치의 명칭을 바꿔야 할지도 모르겠다. 예전에는 60세까지 사는 일이 흔치 않아서 장수의 상징이었던 환갑잔치가 이제는 ‘전반전 종료식’으로 불린다. 그만큼 의료기술의 발달과 환경의 변화로 이전과 비교해 오래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다는 증거이다.

실제로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기대수명 자료에 따르면 한국인의 평균 기대수명은 남자 80.6세, 여자 86.6세에 달한다. 이 수치는 흡연 여부에 따라 현격히 달라지는데, 흡연자는 평균적으로 비흡연자보다 10년 이상 수명이 짧다는 연구 결과도 존재한다(WHO, 2022).

금연은 단순히 담배를 끊는 행위에 그치지 않는다. 그것은 우리 몸의 자연 회복 능력을 다시 궤도에 올려놓는 출발점이다. 특히 폐, 심장, 뇌 기능의 개선은 금연 후 가장 먼저 그리고 확연하게 나타나는 변화다. 

금연 후 단 72시간이 지나면 기관지가 확장되고 폐활량이 증가한다. 숨쉬기가 쉬워지고, 운동을 할 때 숨이 덜 차게 된다. 이는 폐의 섬모가 회복되며 노폐물을 효율적으로 제거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장기적으로는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이나 폐암 등의 위험도 크게 감소한다. 미국암학회(ACS)는 금연 후 10년이 지나면 폐암 사망률이 흡연자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다고 발표했다.

심혈관계 역시 눈에 띄게 개선된다. 금연 20분 후부터 심박수와 혈압이 정상 수준으로 떨어지고, 1년 후에는 심장마비 위험이 절반으로 감소한다. 담배 속 니코틴은 혈관을 수축시키고, 혈소판 응집을 유도해 혈전 형성을 촉진하는데, 이로 인해 심근경색, 뇌졸중 등의 심각한 질환으로 이어지기 쉽다. 하지만 금연 후 이러한 위험 요인들이 하나씩 제거되면서 심장의 부담이 줄고 혈류가 개선되는 것이다.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뇌기능의 변화다. 흡연은 일시적으로 집중력과 각성 상태를 높이는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뇌혈류를 줄이고 장기적으로 인지기능 저하를 초래한다. 금연을 시작하면 뇌의 도파민 회로가 정상적으로 회복되며, 수면 질 개선, 기억력 향상, 우울감 감소 등의 효과가 나타난다. 영국 킹스칼리지 런던의 연구에 따르면, 금연 2년 후 치매 발병률이 흡연자보다 30% 이상 낮아진다고 보고됐다.

이처럼 금연은 단지 해로운 습관을 끊는 것이 아니라, 삶의 질을 개선하고, 남은 생의 ‘후반전’을 더 건강하고 활기차게 살 수 있는 기회를 만드는 일이다. 의료계에서도 흡연은 단순한 생활 습관이 아니라 ‘질병’으로 규정되며, 치료와 개입이 필요한 문제로 다뤄지고 있다.

혹자는 말한다. “이미 오랜 세월을 피워왔는데 이제 와서 끊는다고 달라질 게 있을까?” 그러나 금연은 어느 시점에서든 효과가 나타난다. 60세든 70세든, 담배를 놓는 순간부터 건강은 회복의 방향으로 돌아선다. 그리고 그 회복은 때로는 의사나 약보다도 더 강력한 생명의 연장선이 된다.

100세 시대, 담배 한 개비가 당신의 삶을 11분씩 줄인다는 말을 기억하자. 전반전이 끝났다면, 후반전은 더 길고 의미 있게 살아야 하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