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장약의 오해와 진실

2025-08-13     남정원 약사전문기자

[헬스컨슈머] 유난히 더운 여름이라 사람들이 차가운 음식을 많이 찾다 보니, 배탈 환자도 덩달아 많아지는 계절 같습니다. 감기약이나 진통제만큼 약국에서 흔하게 사는 약이지만 어떤 약을 골라야 할지 가장 감이 안 잡히는 약이 배탈약 혹은 위장약일 것입니다. 그래서 일반인들에게 유독 오해와 잘못된 상식이 많은 약물이 위장약입니다. 

위장약에는 속쓰림 억제제, 위장운동제, 구토억제제, 소화제, 위장보호제 등 여러 가지 종류의 약이 있으나, 약 이름만으로 어떤 효과를 나타내고 어떨 때 먹어야 하는지 알기가 쉽지 않습니다. 또한 위장병의 증상도 매우 다양합니다. 소화불량, 위경련, 위염, 구토, 체함, 복부팽만, 위통, 옆구리 통증, 장염, 설사 등 종종 한 가지 이상의 증상이 동시에 나타나고는 합니다.

따라서 위장장애로 병원이나 약국을 방문했을 때, 여러 종류의 약을 동시에 복용하도록 주는 경우가 매우 흔합니다. 물론 전문가의 처방에 맞게 약을 먹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방법이겠으나,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수 없는 상황에서 어떤 약을 선택하여 먹는 것이 좋은지, 위장약에 대한 잘못된 오해를 바로잡아 보도록 하겠습니다.

(출처)클립아트코리아

[설사가 날 때 지사제를 먹지 말아라?]
기침이 날 때 기침을 멈추는 약을 먹고, 콧물이 나면 콧물을 멈추는 약을 먹는데 유독 설사가 날 때는 설사를 멈추는 약을 먹지 말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 이유는 설사의 원인이 세균이나 바이러스, 혹은 바이러스 독소로 인해 설사가 발생한 경우, 지사제는 병을 악화시키거나 병의 치료를 지연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하루 동안 설사를 한 횟수가 매우 많을 때(최소 3번 이상), 문제가 있을 수 있는 음식을 먹고 얼마 안 되어 증상이 시작되었을 때, 발열, 구토 등 충분히 식중독을 의심할 수 있는 다른 증상이 동반되었을 때는 지사제를 먹지 않도록 합니다. 대신 설사가 멈출 때까지, 탈수를 피하기 위해 미네랄이 들어간 포도당 음료를 사서 꾸준히 마시게 하거나 금식을 권할 수 있습니다.

식중독은 2~3일 후에는 증상이 크게 호전되며 대부분 낫기 때문에 몸 속에 나쁜 균이 모두 빠져나갈 때까지 안정을 취하며 설사를 하도록 내버려두고 있습니다. 다만 물을 마시지 못할 정도의 상황이거나 어린이, 노인의 경우에는 몸이 이 과정을 견디기 어렵기 때문에 병원에 가서 수액을 맞는 것이 좋습니다.

그렇다면 지사제를 먹어야 하는 상황은 어떤 상황일까요? 설사가 일주일 이상 지속되는 경우 체 내 미네랄 불균형을 우려해 지사제를 5일 이내로 먹도록 권고하며, 식중독이 아닌 너무 차가운 음식이나 다른 약물로 인해 설사가 생긴 경우 알맞은 지사제를 먹도록 처방하고 있습니다. 설사가 흔하게 발생하는 과민성 대장염 환자는 필요에 따라 지사제를 먹고는 하는데, 그렇더라도 장 내 질환에 맞는 적절한 치료약을 먹는 것이 좋으므로 지사제만 계속 먹지 말고 병원에서 정밀 검사를 받는 것을 추천합니다. 

[체한 경우와 위염 약의 차이]
음식을 급하게 먹은 경우, 약국에서 체할 때 먹는 약을 달라고 합니다. 일반적으로 체한 경우에는 두통을 동반하며 가슴 한가운데와 등 쪽으로 통증을 느끼게 됩니다. 체한 증상을 방치하면 심각한 후유증이 생기기도 하므로 빠르게 약을 먹는 것이 좋습니다. 보통 소화효소제, 이담제, 위장운동 촉진제, 건위제 등 다양한 종류의 약을 동시에 주고, 3~4시간이 지나도 낫지 않으면 한 번 더 복용하도록 합니다. 

반대로 위염으로 인한 위통으로 방문했을 때, 증상이 체한 경우와 매우 비슷하기 때문에 식사를 언제 했는지 여부를 확인하여 주는 약을 달리합니다. 다만, 위염은 역류성 식도염 증상을 동반하여 목에 무언가 걸린 느낌이 있거나, 음식을 삼킬 때 메쓰꺼움을 느끼거나, 가슴이 화하며 쓰린 느낌이 든다고 한다면 이는 체한 경우와 구분되는 위염 증상을 나타내는 신호들입니다. 식사를 한 지 오래되었거나 커피만 먹었는데 속이 아픈 경우에는 소화제와 이담제는 빼고, 제산제, 위 보호제, 위산분비 억제제 등의 약을 처방합니다. 특히 탄산이 들어간 마시는 소화제는 위를 더 자극할 수 있으므로 위염 증상이 있는 환자에게는 권하지 않습니다. 

(출처)클립아트코리아

[소화제를 먹으면 소화력이 줄어든다?]
어떤 환자 분들은 소화가 안 되어도 약을 먹으면 몸의 자연적인 소화 기능이 떨어져 계속 약을 먹는 몸이 된다는 생각에 소화제 먹는 것을 거부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소화 운동은 우리의 의지로 조절할 수 없는 불수의 운동이기 때문에 소화제 약을 먹었을 때, 약의 효과로 빨라지거나 느려진 소화운동은 다음 운동 때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약을 먹으면 자연적인 소화력이 떨어진다는 것은 사실이 아닙니다.

만약 만성 소화불량에 시달리고 있다면 그것은 소화제를 먹었던 습관 때문이 아니라 평소 본인의 식습관이나 다른 약의 작용 때문에 그럴 가능성이 높습니다. 예를 들면 커피나 기름진 음식을 계속 먹는 습관은 장 운동을 자극해서 항상 배가 아프고, 가스 찬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진통제나 신경계통 약을 먹는 경우에는 위장이 자극되거나, 위장 운동이 느려져 소화가 안 된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따라서 무작정 소화제 복용을 거부하기 보다는 원인을 찾아 해결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 경우에 따라 노인의 경우에는 인체에서 소화액의 분비가 현저히 줄어들기 때문에 계속 소화제를 복용하는 것이 오히려 도움이 될 때가 있습니다. 때문에 병원에서도 노인 환자에게 지속적인 유산균이나 소화효소 섭취를 권유하는 편입니다.

지금까지 위장약에 관한 오해와 진실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위장약은 종류도 많고 증상을 뚜렷이 구분하기도 어렵기 때문에 일반인들이 적재적소의 약을 선택해서 먹기는 쉽지 않습니다. 또 우리나라는 다른 증상으로 약을 처방 받아도 위장약이 동시에 나오는 경우가 매우 흔하기에, 일반인들이 과다 복용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약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여러 과의 약을 받아서 먹는 경우 약 봉투에 나와있는 위장약을 잘 구분하여 겹치지 않게 먹는 것이 좋으므로, 이 때 약사에게 물어보는 것을 권유합니다.

위장약은 부작용이 흔하지 않기는 하지만 증상에 맞지 않는 약을 먹었을 때, 증상이 악화되거나 치료가 지연되는 경우가 있으므로, 환자는 어떨 때 약을 먹고 어떨 때는 피해야 하는지 위장약의 기능을 정확히 구분하여 인지하고 있는 것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