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탄] 약을 끊는 것이 건강에 좋을까요?

2025-10-15     남정원 약사전문기자
(출처)클립아트코리아


[헬스컨슈머] 약국에서 환자 분들을 많이 접하다 보면 약에 대한 그들의 거부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수면제를 끊을 수 있는지, 혈압약을 그만 먹을 수 있는지와 같은 질문을 매번 듣게 됩니다. 물론 환자 분들의 기분이 어떤지는 충분히 이해합니다. 약을 먹는 최종적인 목표도 약을 먹지 않는 건강한 상태로 돌아가는 것이니 약을 먹어야 하는 상태에서 빨리 벗어나고 싶은 것이겠지요. 그래서 생활습관이나 식습관 개선이 약을 먹는 것만큼이나 중요하다는 것을 반드시 아셔야만 합니다. 그리고 전문가의 조언에 따르지 않고 개인의 판단으로 약을 중단하거나 변경하는 것도 건강에 매우 해로운 일임을 반드시 아셔야 합니다. 


[진통제를 매일 먹으면 진통제를 부르게 됩니다]
일반인들이 가장 흔하고 쉽게 복용하는 약이 진통제입니다. 감기에 걸렸을 때, 머리가 아플 때, 다쳤을 때 등등 많은 상황에서 진통제를 복용하는 것을 치료의 일 순위로 삼습니다. 하지만 내 몸이 왜 통증을 느끼는지를 정확히 알고 약을 먹는 것과 그냥 먹는 것은 다릅니다. 두통이 있을 때 진통제를 먹더라도, 두통의 주기, 아픈 정도 등을 의사와 상의하며 약을 먹어야 두통의 근본원인을 치료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가령 뇌에 종양이 있어서 두통이 생기는데, 종양을 치료하지 않고 약만 먹는다면 최적의 치료 시기를 놓칠 뿐만 아니라 진통제의 잦은 복용으로 인한 각종 부작용만 시달리게 됩니다. 
또한 진통제는 다른 약과 달리 내성과 습관성이 생길 수 있기에 주의하여야 합니다. 진통제를 매일 먹으면 기존에 먹던 용량으로는 효과를 느끼지 못하게 되어 점점 더 먹는 약의 용량이 늘어나고, 매일 먹게 되면 약을 먹지 않았을 때 몸의 통증을 훨씬 더 크게 느끼게 됩니다. 그 이유는 매일 들어오는 진통제에 몸이 적응해버리기 때문에 진통제가 안 들어오면 통증에 더 예민해지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몸이 아픈 상태가 아님에도 약을 중단했을 때 통증을 견디지 못해서 계속 약을 먹는 악순환이 반복되기도 합니다. 
통증은 우리 몸을 보호하는 방어 기전으로서, 몸이 더 이상 다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몸에서 신호를 보내는 것인데 이를 진통제로 무시하면 몸이 점점 혹사당하며 다른 질병들이 생기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공사장에서 일하는 사람이 심한 노동 강도 때문에 일을 그만두어야 함에도, 진통제를 먹고 같은 강도의 노동을 계속할 수 있게 됩니다. 진통제로 통증은 못 느낄 수 있다지만 몸이 혹사당하는 것은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오랜 시간 후에는 몸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상태가 되기도 합니다. 따라서 진통제는 자신이 먹는 용량과 주기가 적당한지 약사와 자주 상담하는 것이 좋습니다. 


[수면제는 갑자기 끊기 보다 서서히 줄여야 합니다]
수면장애는 남녀노소 할 것 없이 환자 수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정신적 스트레스, 카페인의 잦은 섭취, 핸드폰 사용으로 인한 전자파에 노출 등 다양한 요인으로 수면장애를 겪는 환자들이 많습니다. 이미 수면장애가 발생했는데 약을 먹지 않고 참기만 하는 것은 건강에 좋지 않습니다. 하루 6시간 이하로 수면하는 경우 암, 대사질환 발생률이 증가하고, 낮 동안 집중력이 떨어져 사고 위험이 증가합니다. 따라서 병원에 방문하여 수면제를 타서 복용하는 것은 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환자 분들은 수면제는 몸에 좋지 않다, 수면제를 끊어야 한다는 강박을 느끼는 경우가 많아서 처방 용량보다 적게 복용하거나, 한 두 번 먹고 끊어서 효과적으로 수면장애를 치료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환자가 전문가의 지시를 잘 따르지 않고 임의대로 약 용량이나 복용 횟수를 변경하는 약 중에 하나가 수면제입니다. 수면장애는 약 만으로 치료하기가 어렵고, 여러 가지 외부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게 됩니다. 커피나 술을 너무 많이 마시면 약 효과를 떨어뜨리거나 반대로 올려서 어지러울 수 있으므로 섭취를 금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또한 스트레스 관리, 핸드폰 사용 관리, 신체 활동 증가 등 생활습관 개선도 반드시 동반하여야 합니다. 수면장애를 유발한 모든 원인은 그대로 유지한 채 약만 복용하는 것은 단기처방에 해당하고, 궁극적으로 약을 끊고 건강한 수면을 이루고 싶다면 개인의 노력도 많이 요구됩니다. 
정신질환 약의 경우 즉각적으로 효과가 나타나고 약효가 사라지는 약이 아니라 6개월 이상 꾸준히 복용하고, 중단을 해야 할 때도 서서히 용량을 줄이는 것이 필요합니다. 수면제 중에는 효과 시간이 짧은 약도 있지만 효과 시간이 긴 약의 경우, 어느 날 갑자기 약을 끊으면 더 심한 불면과 불안에 시달릴 수가 있기 때문에 전문가와 상담을 통해 서서히 중단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 약을 안전하게 중단하기 위해서는 임의로 용량을 바꾸거나 복용 횟수를 달리하여 치료에 혼선을 주지 않도록 합니다. 본인에게 약을 처방하는 전문가에게 솔직하게 상황을 전달하고 그의 지시를 잘 따르는 것이 치료에 있어서 무엇보다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