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따라 건강수명 측정했더니…“어떤 계층은 1년 더 건강하게 살았다”
복지부-건강증진원, 소득과 지역 따라 차이 나는 건강수명, 원인과 해결책 모색
[헬스컨슈머] 우리 국민의 건강수명에 있어 지역별 격차는 2023년 2.03년으로 2016년 2.86년 이후 감소하는 추세인 반면, 소득수준별 격차는 8.13년으로 10년 전(7.14년) 대비 약 1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건강검진 데이터부터 암·생애초기 연구를 통해 지역과 소득에 따른 건강수명의 격차를 진단하고 이의 형평성을 제고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보건복지부(이하 복지부)와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이하 건강증진원)은 10월 22일 경북 경주화백컨벤션센터에서 ‘모두의 건강, 격차를 해소하다’를 주제로 ‘제14차 미래 건강전략 포럼’을 열었다.
이번 포럼은 대한예방의학회 가을학술대회와 연계한 기획 세션으로, 예방의학·공중보건 분야 전문가들과 함께 건강격차에 관한 연구 결과를 공유하고 건강격차를 줄이기 위한 정책 방향과 과제를 논의한 자리였다고 복지부는 설명했다.
미래 건강전략 포럼은 ‘모두의 건강’을 공통 주제로 연속 개최하고 있으며, 지난 9월 근거 기반 건강정책에 이어 이번에는 소득·지역 등에 따른 건강격차를 집중적으로 살펴보았다고 덧붙였다.
이날 포럼에서는 건강수명의 지역별 격차는 2023년 2.03년으로 2016년 2.86년 이후 감소하는 추세인 반면, 소득수준별 격차는 8.13년으로 10년 전(7.14년) 대비 약 1년 증가했다고 밝혔다.
또한 이번 포럼에서는 질병 예방부터 진단, 치료, 관리로 이어지는 전 과정에서 건강격차가 어떻게 축적되며 이를 어떻게 측정할 수 있는지, 격차 해소를 위해 언제, 어떻게 개입해야 하는지를 논의했다고 덧붙였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 2023년 건강수명 통계에 따르면 지역별 격차(지역 상위 20%-하위 20%, 년)를 보면 2013년에는 2.28년, 2016년에는 2.86년, 2018년에는 2.74년, 2023년 들어서는 2.03년으로 계속 좁혀지는 추세를 보였다.
그러나 소득수준별 격차(소득 상위 20%-하위 20%, 년)로 살펴보면 2013년 7.14년, 2016년 7.59년, 2018년 8.04년 그리고 2023년 8.13년으로 계속 벌어지는 모습을 나타냈다.
이날 주제 발표에서 정최경희 이화여자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는 제6차 국민건강증진종합계획(HP2030, 2026~2030)의 건강형평성 지표 관리체계 개선 사항을 짚어보고, 미국·영국 등 사례를 참고해 건강 결과뿐 아니라 소득·노동·교육·주거 등 건강의 사회적 결정요인 개선까지 정책을 넓혀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박종헌 국민건강보험공단 급여관리실장은 의료급여 수급권자와 소득 상위 20%(건강보험 5분위) 간 검진 수검률 격차가 지난 10년간 최대 19.4%p까지 확대된 반면 만성질환 사후관리 격차는 상대적으로 작다는 분석을 토대로 저소득층 검진 확대의 중요성을 제시했다.
다음으로 한규태 국립암센터 국가암관리사업본부 부본부장은 암 생존율이 높아지는 가운데 암 예방 정보를 찾아보는 비율은 소득수준에 따라 10.5%p까지 차이가 나고, 수술 대기시간, 호스피스 충족률 등 치료 과정에서도 지역 간 차이가 존재함을 근거로 암 관리 전반에서 형평성을 높일 필요성을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강영호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는 현재 90개 보건소에서 실시되고 있는 생애초기 건강관리 사업이 양육 관련 안전지식, 산모 정신건강 등에 긍정적 영향을 미쳐 양육환경 지표의 불평등을 약 18~20% 줄일 것으로 추정된다는 연구 결과에 근거해, 사업의 전국 확대 필요성과 생애초기 격차 해소를 위한 소득·고용·돌봄 등 종합적 지원 필요성을 역설했다.
생애초기 건강관리 사업은 간호사 등 전문인력이 임산부 또는 만 2세 미만 영유아 양육가정을 방문하여 건강상담, 영아 발달상담, 양육교육 등 맞춤형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을 뜻한다.
이어 종합토론에서는 정백근 경상국립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를 좌장으로 학계·언론 등 각계 전문가들이 참여해 건강격차 해소를 위한 건강정책 과제를 논의한다. 현장 및 온라인 참석자들과 질의응답도 진행됐다고 전했다.
복지부 김한숙 건강정책국장은 “치료 기술과 성과가 계속해서 발전하고 있지만, 건강하게 살아가는 기간은 여전히 소득과 지역에 따라 차이를 보이고 있다”며, “모두의 건강을 실현하기 위해 격차가 시작되는 초기 단계부터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여건이 어려울수록 두텁게 지원하는 한편, 격차를 줄이는 사업을 꾸준히 개발하고 효과성을 검증하여 확산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건강증진원 김헌주 원장은 “건강격차를 줄이기 위해서는 지역별로 격차가 발생하는 지점을 정확히 진단하는 것이 출발점이다”며, “지역마다 다른 여건에 맞춰 사업을 설계하고 운영할 수 있도록 현장 지원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