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고, 성묘 갔다가 정말 조상님 얼굴 뵙게 생겼네
살인진드기와 SFTS 감염병
[헬스컨슈머] 곧 9월, 대국민 명절인 추석이 다가온다. 추석에는 온 가족이 모여 그동안 찾아뵙지 못했던 조상들의 묘를 찾아가 성묘를 하는 경우가 많으며, 대부분의 묘는 도시가 아닌 산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 그런데 이때 발생할 수 있는 문제는, 도시에서는 보기 어렵던 진드기가 풀 속 어딘가에 숨어 당신을 노리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라는 것이다.
[꾸준히 증가하는 SFTS 감염·사망자]
SFTS는 2011년 중국에서 처음 발생이 보고된 신종 감염병이다. 이 감염병은 일명 ‘살인진드기’라고 불리며 SFTS 바이러스를 보유하고 있는 참진드기(작은소피참진드기, 개피참진드기 등)에 물려서 감염되는 질환이다.
국내에서도 2013년 처음 보고 되었고, 이후 해마다 환자의 수가 증가하고 있다. 2013~2017년 동안 감염자는 총 607명이고 이 중 사망자는 127명으로 확인되었다.
또한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올해 전국 SFTS 환자는 115명이다. 또한 이 중 27명이 사망에 이르렀다. 지금까지 올해의 상황을 봤을 때, SFTS의 치사율은 약 23.5%인 셈이다. (8월 17일 기준)
[당신의 피를 찾아 헤매는 참진드기]
SFTS 감염병의 매개체인 참진드기는 유충 약충 성충 모두 숙주동물에게 기생하며 흡혈을 한다. 인간도 참진드기가 노리는 대상에 포함된다. 참진드기는 숙주동물이 지나갈 때 일어나는 이산화탄소의 배출, 냄새, 땅의 진동 등 여러 요인을 활용하여 흡혈할 대상을 감지하는 똑똑한 녀석이다. 탐색과정을 마친 참진드기는 자신의 큰턱(곤충 입의 일부)을 이용하여 숙주의 피부 표면을 벗겨내고 구멍을 낸다. 큰턱이 피부 조직 안으로 삽입되면, 참진드기는 구하체라고 하는 아랫입술을 찔러 넣고 흡혈을 시작한다. 흡혈이 시작되면 SFTS바이러스가 사람의 혈액에 침투하게 된다.
SFTS에 감염되면 증상은 보통 4~15일의 잠복기를 거쳐 38~40℃에 이르는 고열과 두통, 구토 등이 동반된다. 심각한 경우, 근육의 떨림이나 의식 저하와 같은 신경계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SFTS는 10~40%의 치명률을 보이는 무서운 질환이다.
한편, 참진드기의 서식지는 모든 환경에 분포되어 있는데, 특히 무덤가에서 많이 발견된다. 다시 말해, 성묘객들은 참진드기의 숙주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말이다.
[살인진드기를 피하라]
현재까지 SFTS 예방을 위한 백신은 개발되어 있지 않으며, 참진드기를 피하는 방법 밖에 없다.
풀이나 숲에 들어갈 때는 긴 소매와 긴 바지를 착용하여 피부 노출을 최소화해야 한다. 진드기 기피제를 사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야외에서 집으로 들어온 후에는 즉시 샤워를 하고 옷을 세탁하는 것이 좋다. 만약 참진드기에 물렸거나, 야외 활동 후 발열 등의 증상을 보인다면 즉시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
이처럼 살인진드기가 언제 당신을 고통스럽게 만들지는 아무도 모른다. 따라서 이번 추석 때 성묘를 가게 된다면, 덥더라도 긴 옷을 착용하고, 나타나는 증상이 없는지 살펴보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러한 주의를 기울여서 온 가족이 모인 명절에 불상사 없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