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컨슈머] 이삭이 패는 4월부터 알곡이 익어가는 생육 후기까지 비가 잦으면 습한 환경에서 발생하는 붉은곰팡이병이나 흰가루병 등으로 인해 맥류 품질과 수확량이 떨어질 수 있다고 관련 당국이 경고하고 나섰다.

농촌진흥청(이하 농진청)은 4월 8일 이달 3, 4주의 평균기온과 강수량 모두, 평년과 같거나 높을 확률이 80%라고 밝혔다.

즉, 맥류 출수기와 개화기에 걸쳐 병 발생에 적합한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이렇게 되면 밀 보리 귀리 등 관련 농산물의 가격오름세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농진청은 봄철 비가 자주 내려 습한 환경에서 온도가 높아지면 붉은곰팡이병, 약간 서늘하면 흰가루병이 발생하기 쉽다며 철저히 대비하고 방제에 힘써 안정적으로 맥류를 생산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한, 최근 귀리에서 발생하는 잎마름병과 잎반점병 등은 증상과 피해가 서로 다르게 나타나므로 면밀하게 살피고 신속히 대응해 피해를 줄여야 한다고 안내했다.

농진청은 각 병에 대해 붉은곰팡이병(바로 아래 사진)의 경우 낟알 색이 암갈색으로 변하고 알이 차지 않으며 심한 경우 껍질 위가 분홍색 곰팡이로 뒤덮이고 맥류를 포함한 벼, 옥수수 등 다양한 작물에서 발생한다며 이상기상이 반복되면서 과거 10년에 한 번이던 발병 횟수가 최근 11년 동안에는 6번이나 될 정도로 발병(병든이삭률 5% 이상)이 빈번해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특히 2018년과 2021년에는 보리, 밀의 개화기인 4월 말부터 5월 초 사이에 이른 고온과 잦은 비로 수확량 감소와 품질 저하가 크게 나타났다는 점도 예로 들었다.

따라서 맥류 이삭 팰 때부터 수확 전까지, 비가 많이 오거나 상대습도가 90% 이상인 날이 3일 이상 계속되고 평년보다 따뜻하면 감염된 식물체의 병 증상이 나빠지며 피해가 커지므로 예방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병균에 감염되면 수확량이 절반 이상 줄어들 수 있고, 알곡에 곰팡이독소가 쌓일 수 있으므로 이삭팰 때부터 시기에 맞춰 약제를 살포해야 한다며 물 빠짐길(배수골)이 막히지 않도록 흙덩이 등을 제거하고 끝부분을 정비해 습해를 방지할 것을 안내했다. 

아울러 비 예보가 있으면, 맥종 별 등록 약제를 안전사용기준에 따라 비 내리기 전 미리 살포해야 병을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고 최근 밀에도 붉은곰팡이병 무인 항공 약제가 등록돼 쉽고 빠른 약제 방제가 가능해졌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농진청은 붉은곰팡이병 피해는 수확 후에도 증가할 수 있으므로, 맑고 건조한 날 수확하고 신속하게 알곡을 건조한 뒤 통풍이 잘되는 곳에 보관해 증식을 예방한다며 알곡을 손으로 으깼을 때 즙이 나오지 않는 상태로  보리의 경우 14% 이하, 밀은 12% 이하로 모든 맥류의 수분함량이 30% 이하일 때 수확하는 것이 좋다고 권고했다. 

이어 흰가루병(바로 아래 사진)은 비가 자주 오고 흐리며 기온이 15도(℃) 내외일 때 잘 발생한다는 점을 지적하는 가운데 병에 걸리면 잎에 밀가루 같은 하얀 반점들이 생겼다가 점차 회색으로 변하고 심한 경우 줄기와 이삭까지 증상이 퍼져 식물이 죽기에 발생 초기에 등록 약제를 안전사용기준에 따라 살포하면 피해를 줄일 수 있고 일반적으로 식물체가 빽빽하게 자라거나 질소질 비료가 많으면 잘 발생하므로 저항성 품종을 선택하고 적정 파종량과 비료량을 지켜야 한다고 설명했다.

 

 

진흥청은 최근 귀리에 많이 발생하는 잎마름병과 잎반점병의 경우 아직 방제 약제가 없어 예방이 특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바로 아래 사진)

 

2019년 처음 발생이 확인된 잎마름병은 20도 이상의 습한 환경에서 많이 발생하며, 감염되면 잎에 노란 달무리 모양의 반점이 나타난다며 잎반점병에 감염되면, 주로 잎과 잎집에 보라색 테두리의 적갈색 반점이 보인다고 병의 특징을 소개했다. 

이와 함께 심한 경우 이삭, 종실 등에도 반점이 나타나며 종자로도 전염된다며 다른 병과 마찬가지로 물길을 잘 정비해 재배지 습도를 낮추고 적정 파종량과 비료량을 지켜 예방할 것을 권고했다.

약제 방제는 등록된 약제를 안전사용기준에 따라 사용한다. 작물별로 등록된 약제 관련 정보는 농촌진흥청 농약안전정보시스템(psis.rda.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고 안내했다. 

농진청은 작물기초기반과 박진우 과장은 “봄철 잦은 비와 온도 상승으로 발생하는 밀·보리 등 맥류 병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특히 이삭팰 때부터 붉은곰팡이병 방제 등 관리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