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헬스컨슈머] 지구가 더워지는 정도가 아니라 뜨거워 지면서 4계절이 뚜렷했던 우리나라의 기후도 이같은 온난화의 대열에 합류한 지 꽤 된 상태.
그 예로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자의 수는 2,818명으로, 2022년의 1,564명 대비 급격하게 증가했는데 2011년부터 2023년까지 감시체계 운영 기간에 발생한 온열질환자 수의 평균인 1,625명 대비 73.4% 증가한 수치였으며, 2018년의 4,526명 다음으로 많은 수치였다.
기상청은 국무조정실(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를 비롯하여 환경부, 농림축산식품부, 해양수산부 등 12개 부처 25개 기관이 합동으로 참여한 ‘2023년 이상기후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4월 29일 밝혔다.
이번 보고서는 2023년에 발생한 △이상고온 △가뭄 △집중호우 △매우 큰 기온 변동 폭 등의 이상기후 발생 및 농업, 해양수산, 산림, 환경, 건강, 국토교통, 산업·에너지, 재난 안전 총 8개 분야의 피해와 함께 이상기온의 정의와 특성, 산출 방법, 기후변화의 원인 규명과 관련된 국내외 연구 사례를 담아 보강한 것이라고 보고서의 성격을 설명했다.
이 보고서는 이상기온을, 자주 발생하지 않는 극단적인 기온의 강도를 의미하며, 최저기온 및 최고기온의 평년편차값의 90퍼센타일을 초과할 경우 이상고온, 10퍼센타일 미만일 경우 이상저온으로 정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우리나라는 2022년부터 이어졌던 남부지방의 긴 기상 가뭄이 해소된 후 곧바로 이어진 여름철 집중호우, 3월의 때 이른 고온 현상, 그리고 9월의 때늦은 고온 현상과 극심한 기온변동폭 등 양극화된 날씨의 특징을 보였다.
남부지방의 기상가뭄은 전국적인 기상관측망이 구축된 1973년 이후 역대 가장 오래 가뭄이 지속되었던 2022년(227.3일/광주·전남 지역의 경우 281.3일)부터 2023년 봄철까지 이어졌었고 이 기상 가뭄은 4월에 대부분 해소되었으나, 5월 초와 말 호우로 인한 피해가 발생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특히 남부지방의 가뭄이 해소된 직후인 5월의 강수량은 191.3mm로, 평년(79.3~125.5mm)보다 많은 역대 3위를 기록한 것으로 보고했다.
보고서에 의하면 여름철 집중호우는 장마철 강수량의 경우 전국 660.2mm로 평년(356.7mm) 대비 증가하였으며, 전국적인 기상관측망이 갖춰진 1973년 이래 3위를 기록했으며 장마철 강수일수는 22.1일로, 평년(17.3일) 대비 28% 증가했다.
또 지역으로는 남부지방의 장마철 누적 강수량이 712.3mm로 역대 1위를 기록하였으며, 특히 7월 중순에는 정체전선이 충청 이남 지역에 장기간 정체하면서 남부지방에 많은 비가 내렸다.
때 이른, 그리고 때늦은 고온에 있어서도 3월의 전국 평균기온은 9.4℃로 평년(6.1℃) 대비 3.3℃ 높았고, 9월 역시 22.6℃로 모두 1973년 이후 역대 1위를 기록했으며 특히 서울에는 88년 만에 9월 열대야가 발생하는 등 초가을 늦더위도 나타났다고 기술했다.
극심한 기온 변동 폭의 경우 11월과 12월은 각각 상순에 기온이 크게 올랐으나, 중순부터 기온이 크게 떨어져 기온 변동이 큰 상황이 반복되었는데 11월 전국 일평균 기온이 가장 높았던 날과 가장 낮았던 날의 기온 차는 19.8℃(5일/18.6℃, 30일/-1.2℃)로 나타났으며, 12월의 기온 차도 20.6℃(9일/12.4℃, 22일/-8.2℃)로 모두 1973년 이래로 가장 컸다고 밝혔다.
또한, 보고서에 따르면 앞에서 언급한 기상현상으로 인해 여러 분야에서 사회·경제적 피해가 발생했는데 봄철 가뭄은 건조 현상으로 인한 산불 피해와 남부지방에 지속된 심각한 가뭄으로, 지역민 용수 부족 현상 등 많은 피해가 발생하였고 산불 발생 건수는 596건으로 10년 평균(537건) 대비 1.1배 이상 증가했으며, 피해 면적은 4,991.94ha로 10년 평균(3559.25ha) 대비 1.4배나 증가한 것으로 집계했다.
아울러 5ha 이상 산불 발생 건수는 35건으로 지난 10년 평균(11건)대비 3배 이상 증가했으며, 대형산불도 10년 평균(2.5건) 대비 3배 이상 많은 8건이나 발생했고 이에 더해 하루에 산불이 10건 이상 발생한 산불 다발 일수도 17일로 나타나(10년 평균 8.2일), 최근 산불이 대형화·일상화되고 있으며, 동시다발적인 산불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음을 보고서는 확인하고 있다.
광주와 전남 등 남부지방에서도 역대 최장기간 가뭄 상황이 지속되어, 수어댐을 제외한 주요 댐의 저수율(ˊ23.5.7일 기준)이 26~36%로 예년의 54~71% 수준에 불과했고 가뭄 기간에 전남에서 발생한 제한급수 운반급수 및 제한운반급수 건수가 85건(2022.1.~2023.5.)으로, 2009년(26건) 대비 약 3배에 달하는 등, 도서지역에는 용수 부족 현상이 발생했다.
이와 함께 여름철 집중호우로 인해, 총 53명(사망 50명, 실종 3명)의 인명피해와 8,071억 원(공공 5,751, 사유 2,320(잠정))의 재산 피해가 발생한데다 2023년에는 온열질환자의 수가 전년 대비 급격하게 증가하였고, 해양수산 부문에서 양식생물의 대량 폐사 피해가 발생하였으며, 산림 부문에서는 개화 특성의 변화가 관측되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해양 분야에서는 해수면 온도와 해수면 높이가 높게 나타나 우리나라 주변 해역의 관측값 기반 해수면온도(17.5℃)는 최근 10년(2014~2023년)간 2021년(17.7℃)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으며, 이상 고파랑*은 12월(5.1일), 이상 저파랑은 3월(5.2일)에 가장 많이 발생했다.
기상청은 이상 고수온은 이상 고파랑 산출 기준은 이상기온 통곗값 산출 기준(10퍼센타일 미만 또는 90퍼센타일 초과)을 준용하되, 관측자료가 안정적으로 수집된 최근 10년의 해양기상부이 9개 지점 평균값을 사용하는데 재분석 자료 기반의 분석 결과에서는 1993년 이래 가장 높은 해수면을 기록했고, 해수면과 해수면 온도 모두 최근 10년 동안 급격하게 상승하는 추세를 보였다고 강조했다.
특히 여름철 폭염에 의한 연안역 고수온 현상이 9월 중순까지 지속되며, 서해 연안을 제외한 대부분의 해역에서 약 438억 원의 피해액에 달하는 양식생물의 대량 폐사 피해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산림 분야에서는 우리나라 최초로 식물계절 관측을 시작한 홍릉시험림 내 66종의 평균 개화 시기가 50년 전(1968~1975년) 대비 14일, 2017년 대비 8일이나 빨라졌으며, 2~4월 평균기온이 평년 대비 높아, 모감주나무, 가침박달, 회양목 등의 개화 시기가 20일 이상 빨라졌다고 지적했다.
유희동 기상청장은 “2023년은 남부지방에 이어졌던 긴 가뭄이 끝나자마자 발생한 집중호우, 큰 기온변동폭 등 다양한 극한기후와 그로 인한 피해를 경험했던 해였다”며, “기상청은 기후위기 감시 및 예측의 총괄·지원 기관으로서, 신뢰도 있는 기후변화 감시 및 기후 예측, 기후변화 시나리오 제공 등 과학에 근거한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최전선에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2023년 우리나라 이상기후에 의한 분야별 주요 피해 현황
분야 |
현황 |
농업 |
6~7월 전국적인 장마로, 일부 지역에서는 누적 강수량이 900mm를 넘는 등 기록적인 폭우가 발생했으며, 68,367ha의 농작물 피해, 1,409ha의 농경지 유실·매몰, 257ha의 농업시설 피해 발생, 또한 태풍 카눈이 한반도를 통과하면서(8월) 2,849ha의 농작물 피해, 81ha의 농경지 유실·매몰 등의 피해가 발생함 |
해양수산 |
여름철 고수온에 의해 서해 연안(인천, 경기, 충남, 전북)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해역에서 약 438억 원의 양식생물(넙치, 조피볼락, 전복, 강도다리, 멍게 등)의 대량 폐사 피해가 발생하였으며, 겨울철 저수온에 의해 전남, 경남의 2개 지자체에서 약 48억 원의 양식생물(참돔, 감성돔 등) 폐사 피해 발생 |
산림 |
저온 및 집중호우에 의한 산림과수 생산피해가 발생함. 떫은감의 생산량은, 생육기 저온과 잦은 강우에 의한 탄저병 확산으로 인해 전년대비 약 42% 감소한 107,062톤으로 추정되며, 대추 생산량의 경우 주산지 집중호우에 의한 재배지 침수와 녹병확산으로, 전년대비 49% 감소한 3,974톤으로 추정됨. |
환경 |
광주와 전남 등 남부지방에 역대 최장기간 가뭄 상황이 지속되어, 제한급수 및 제한 운반급수 건수가 전남에서 2009년(26건) 대비 가뭄기간(‘22.1~’23.5.) 동안 85건 발생했으며, 특히 완도군 5개 섬*에 대해 제한급수를 실시(‘22~’23.5.7) * (완도군) 금일도, 넙도, 노화도, 보길도, 소안도 |
건강 |
여름철 폭염일수는 13.9일로 전년(10.3일) 대비 3.6일 증가, 감시체계 운영 기간(’23.5.20.~9.30.) 중 신고된 온열질환자는 총 2,818명(사망 32명 포함)으로 전년 대비 80.2% 증가 |
국토교통 |
기록적인 장마 및 집중호우로 전국적으로 인명·재산피해가 발생했으며, 특히 충청권에서 가장 많은 피해가 발생. 폭우에 의해 도로, 철도 등 국토교통 인프라에 많은 영향을 미침 |
산업‧에너지 |
여름철 폭염이 이어지며, 여름철 최대 전력 수요가 93.6GW로 최근 5년 중 가장 높은 수준으로 나타남. |
재난안전 |
6~7월 호우로 52명(사망 49명, 실종 3명)의 인명피해와 7,513억 원(공공 5,327억 원, 사유 2,186억 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하였으며, 제6호 태풍 카눈(8월)으로 558억 원(공공 424억 원, 사유 134억 원)의 재산피해, 9월 호우로 1명(사망)의 인명피해 발생. 또한, 여름철 폭염으로 인해 808천 마리 가축과 36,222천 마리 양식생물이 폐사하였으며, 양식생물은 폐사는 전년대비 매우 큰 폭으로 증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