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헬스컨슈머] 내일(매년 5월 17일)은 ‘세계 고혈압의 날’ 이다. 2006년 세계고혈압연맹(WHL: World Hypertension League)이 고혈압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고혈압으로 인한 질병을 예방하기 위한 목적으로 지정한 날이다.
대한고혈압학회에서 2023년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세 이상의 성인 중에서 약 28%가 고혈압을 가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특히, 고혈압은 나이가 들수록 증가해 30세 이상에서는 약 33%, 60세 이상에서는 50% 이상에서 고혈압 증상을 갖고 있다. 전체 고혈압 환자 약 1천230만 명 중에서 70%만 치료를 받고 있으며, 적절히 혈압이 유지되는 경우는 56%밖에 되지 않아 상당수에서 고혈압 치료를 받지 않거나 치료를 받더라도 혈압이 조절되지 않고 있다.
특히 젊은 고혈압 환자들의 경우, 자신의 질환 인지율이 낮아서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고 방치할 때가 많다. 이 경우 다양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기 때문에 젊은 나이라 하더라도 방심하지 않고 주의하는 것이 좋다.

고혈압은 전 세계 질병 부담의 세 번째 주요 원인으로, 질병 부담과 유병률 측면에서 계속 증가하는 다인성 글로벌 질병이다.
고혈압은 합병증 전에는 뚜렷한 증상이 없어서 진찰이나 신체검사를 하는 도중에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고혈압이 지속되면 다양한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는데, 심부전·협심증·심근경색 등 심장 관련 증상, 신경화·신부전·요독증 등 신장 관련 증상, 시력저하·뇌출혈·뇌졸중·혼수 등 뇌신경 증상 등이 있다.
고혈압을 예방하려면 평소에 나트륨 섭취를 줄이는 식단, 규칙적인 운동, 체중 관리, 금연과 절주 및 스트레스 감소에 주의하여야 한다.
또한 병적으로 높은 혈압은 심혈관 질환 및 관련 장애의 가장 강력한 위험 요인이므로 고혈압 치료가 필수적이다. 이뇨제, 안지오텐신 전환 효소(ACE) 억제제, 안지오텐신 수용체 차단제(ARB), 베타 아드레날린 수용체 차단제(BARB), 칼슘 채널 차단제(CCB) 등 효과적인 표준 약물 치료가 가능하다.

이와 함께 고혈압 예방 및 치료 촉진에 중요한 영양소인 비타민D가 부족 및 결핍되지 않도록 건강 수치(40~60ng/ml)를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비타민D 수용체(VDR)는 혈관 내피 세포, 혈관 평활근 세포 및 심근 세포에 널리 분포되어 있기 때문에 고혈압에서 비타민D와 비타민D 수용체의 역할은 광범위한 관심을 받고 있다.
또한 비타민D 결핍은 고혈압의 심혈관 질환 위험 증가와 관련이 있으며, 단기간의 비타민D 결핍도 혈압을 직접적으로 높이고 표적 장기 손상을 촉진할 수 있다는 연구가 점점 더 많이 발표되고 있다.
2023년 2월 덴마크, 독일, 미국 협동 연구팀이 고혈압 예방 및 치료를 위한 비타민D 역할에 대한 최신 지견에 대한 연구 논문을 국제학술지 《국제분자과학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Molecular Sciences)》에 발표하였다.
연구진은 표준 항고혈압제와 함께 비타민D를 보충하면 혈압이 감소한다는 결과를 보고하였다.
비타민D는 안전한 보충제로 간주되며 항고혈압 보충제로서의 큰 잠재력을 제시한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2022년 10월 캘리포니아 대학교 샌프란시스코 의대 연구팀은 비타민D 보충제가 고혈압에 효과적인 치료법인가에 대한 연구 결과를 《최신고혈압연구(Current Hypertension Reports)에 발표하였다.
연구진은 5년 이상 비타민D 보충제를 복용하면 특히 비타민D 결핍이 있는 사람에서 고혈압 발병 위험이 감소할 수 있으며, 비타민D를 간헐적 대량 투여가 아닌 매일 복용할 경우 비타민D 결핍 고혈압 환자의 혈압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고하였다.
고혈압 환자가 고혈압 약과 비타민D를 함께 복용해야 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고혈압 약효를 높여 준다. 비타민D가 부족하면 고혈압 약 효과를 67%밖에 발휘하지 못한다.
[근거] Anand Vaidya, et al., Hypertension. 2010 Nov;56(5):774-9
2. 고혈압의 합병증을 예방해준다. 뇌졸중, 심장마비, 실명, 신장이식 등을 예방해준다.
[근거] Mike Mitka, JAMA 2008;299(7):753-754. Wang, et al., Circulation. 2008 Jan 29;117(4):503-11
3. 고혈압의 수명단축 작용을 없애준다. 비타민D 부족자의 수명보다 4배 장수한다.
[근거] Zha, et al., J Hypertens. 2012 Feb;30(2):284-9.
4. 고혈압의 원인은 비타민D부족이다. 비타민D부족이 고혈압의 원인임이 입증되었다.
[근거] Afzal, et al., Lancet Diabetes Endocrinol. 2014 Sep;2(9):682-4.
5. 비타민D는 세포 신호 체계를 바로잡는 이른바 세포 신호 항상성 유지 기능을 발휘하여 혈압을 정상으로 조절한다. 신경계와 호르몬계와 대사계 신호를 조절하며 뇌와 심장과 신장과 혈관벽과 폐기능과 면역계 사이토카인을 통하여 혈압을 총화 조절한다.
[근거] Michael J Berridge, Biochem Soc Trans. 2015 Jun;43(3):349-58.

비타민D가 고혈압을 예방하고 치료를 촉진하는 기전은 다음과 같다.
레닌-안지오텐신-알도스테론 시스템(RAAS)의 조절:
비타민D는 혈압, 체액 및 전해질 균형을 조절하는 레닌-안지오텐신 시스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효소인 레닌의 생성을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레닌-안지오텐신 시스템은 혈관을 수축시키고 나트륨과 수분을 저류하여 혈압을 높인다. 비타민D는 레닌을 억제함으로써 레닌-안지오텐신 시스템 활성을 감소시켜 혈압을 낮출 수 있다.
혈관 건강:
비타민D는 혈관을 이완시켜 혈관 확장을 유도하는 산화질소 생성을 촉진하여 혈관 건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러한 혈관 확장은 혈액이 더 자유롭게 흐르도록 하여 혈압을 낮춰준다.
혈관 내피 기능:
혈관 내피 세포는 혈관 내부 표면을 감싸고 있으며 혈관 긴장도를 조절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비타민D는 건강한 혈압 수준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내피 기능을 지원한다.
칼슘 대사:
비타민D는 장에서의 칼슘 흡수와 신장에서의 재흡수를 촉진하여 혈중 칼슘 수치를 적절하게 유지한다. 적절한 칼슘 균형은 심장과 혈관의 정상적인 수축과 이완에 매우 중요하다. 칼슘 항상성이 깨지면 혈관 저항과 고혈압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항염증 효과:
비타민D는 고혈압과 관련된 혈관의 병리적 변화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항염증 효과도 발휘할 수 있다. 만성 염증은 혈관을 딱딱하게 하고 좁아지게 하여 혈압을 상승시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 비타민D는 염증을 감소시킴으로써 이러한 영향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부갑상선 호르몬(PTH) 조절을 통한 간접 효과:
비타민D는 부갑상선 호르몬(PTH) 수치를 조절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높은 수준의 PTH는 혈관 평활근 세포의 칼슘을 증가시켜 혈관을 더 단단하게 만들어 혈압을 상승시킬 수 있다.
인슐린 감수성 개선:
비타민D는 인슐린 감수성을 개선하고 제2형 당뇨병의 위험을 감소시킬 수 있다. 인슐린 저항성은 고혈압과 관련이 있으므로 인슐린 감수성을 개선함으로써 비타민D는 혈압 조절에 간접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다.
교감 신경계 조절:
비타민D는 심박수와 혈관 수축을 조절하는 교감신경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비타민D는 이 시스템을 조절하여 혈압을 조절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고혈압과 당뇨병 관리를 수치로 하듯이 비타민D로 챙기는 건강도 반드시 수치로 관리해야 한다.
고혈압 약의 약효를 높이고 합병증을 예방함은 물론 각종 혈관 질환 발생을 예방하고 치료를 촉진시키기 위해서는 비타민D를 매일 4,000IU 이상 복용하여 혈중 농도를 건강수치(40~60ng/mL) 이상으로 유지해야 한다.
하지만 개인마다 흡수율의 편차가 6배까지 나기 때문에 일년에 한번은 비타민D 수치 검사를 꼭 해보고, 검사 결과에 따라 목표 수치에 맞게 복용량을 조절하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