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컨슈머] 어제는(5월 29일)은 세계소화기학회(WGO, World Gastroenterology Organisation)가 제정한 ‘세계 장 건강의 날(World Digestive Health Day)’ 이었다.
장은 면역력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우리 몸을 지켜주는 면역세포의 70%가 장에 분포해 있다. 장이 건강하면 면역력이 높아져 감염질환뿐 아니라 각종 질병으로부터 건강을 지킬 수 있다. 장은 세로토닌 외 20여 종의 다양한 호르몬을 생산하며 1억 개의 신경 세포로 구성돼 있다.
암 환자는 장 건강을 잘 관리해야 한다. 장 내 유익균이 늘어야 면역 기능을 하는 체내 T림프구와 B림프구가 활성화된다. 신선한 채소와 발효식품을 섭취해 장 내 건강한 미생물군집이 쌓이면 병원균을 차단하고 암 치료 효과를 높여준다. 반대로 장 내 환경이 좋지 못하면 만성 염증이 생기기 쉽다. 이 염증 세포는 혈액 속으로 스며들어 면역 저하로 이어져 결국 암의 원인이 된다.
장내 미생물(마이크로바이옴)이 건강과 질병 모두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증거가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 인체 마이크로바이옴의 변화는 다양한 생리적 기능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와 동시에 비타민D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부분적으로 마이크로바이옴에 의해 매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타민D는 장내 미생물 군집의 구성과 대사 활동을 조절하거나 생리적 장 장벽과 면역 체계의 기능을 조절하여 위장 건강에 조절 효과를 발휘한다. 그리고 비타민D가 장내 미생물 군집에 미치는 영향은 비타민D 수용체(VDR) 활성화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여러 연구에서 비타민D 결핍과 장내 미생물 이상증 발생 사이의 연관성을 입증했으며, 중재 연구에서는 주로 건강 증진 미생물군 유도 및 펌미쿠테스/박테로이데스 비율 감소를 통해 비타민D에 의한 미생물군 구성의 변화를 입증하였다.

최근에도 비타민D가 풍부하면 위장 속 미생물에 변화가 생기면서 암 예방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다.
지난 4월 25일 영국 프란시스 크릭 연구소 및 암 연구 영국 맨체스터 연구소 등 협동 연구팀은 비타민D가 장내 미생물 군집의 균형을 유지해 암 면역요법 효과 개선에 도움을 준다는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발표하였다.
쥐 실험 결과, 비타민D가 풍부한 식단을 먹은 그룹에서 박테로이데스 프라길리스(bacteroides fragilis)라는 균이 증가했다. 연구진은 이 미생물이 쥐 몸속 종양이 더 이상 자라지 않도록 암에 대한 면역을 키워주는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비타민D가 암에 대한 면역 반응이 뛰어난 위장 미생물을 활성화한다는 뜻이다. 또한 비타민D 수치가 높을수록 암 면역과 면역 치료 성공이 높아진다고 밝혔다.
2023년 5월 말레이시아 국립대학교(Universiti Kebangsaan Malaysia, UKM) 연구팀은 비타민D와 어린이의 장내 미생물군집 사이의 관계 및 면역체계에 미치는 연구 결과를 국제 학술지 《바이오메디신(Biomedicines)》에 발표하였다.
비타민D는 어린이의 장내 미생물군집에 영향을 미쳐 태아기 및 유아기뿐만 아니라 나이가 많은 어린이의 미생물군집을 변화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밝혔다.
결론적으로 비타민D 보충은 어린이의 장내 미생물군집과 다양성을 개선하여 어린이의 전반적인 건강과 면역 체계 기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한 알레르기, 천식, 습진 등 장내 미생물과 관련된 어린이의 면역 질환에 대한 잠재적인 치료법으로 사용할 수도 있다.
어린이에게 적절한 비타민D 수준을 유지하는 것은 전반적인 건강을 증진하기 위한 중요한 전략이라고 연구진은 조언했다.

2020년 12월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샌디에이고캠퍼스 연구팀은 몸속에서 비타민D가 많이 활성화되면 장내 미생물의 다양성이 유지돼 장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를 국제 과학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발표하였다.
연구진은 평균 84세 남성 567명을 대상으로 몸속에서 활성화된 비타민D 수치와 장내 미생물 균 형 상태의 관계를 연구했다. 그 결과, 몸속에 비타민D가 많이 활성화된 그룹은 그렇지 않은 그룹보다 장내 미생물이 다양했다. 장내 미생물의 다양성이 유지돼야 유익균과 유해균의 균형이 맞춰지는 등 장내 미생물 환경이 정상적으로 형성된다.
2020년 1월 미국 클리블랜드 클리닉 러너 의과대학 연구팀은 마이크로바이옴 구성 및 면역 반응에 대한 직접적인 영향을 통해 비타민D가 자가면역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연구 결과를 면역연구분야 국제학술지 《프론티어스 인 이뮤놀로지(Frontiers in Immunology)》에 발표하였다.
비타민D 결핍 또는 보충은 미생물군집을 변화시키고, 박테리아의 풍부함이나 구성을 조작하면서 질병 발현에 영향을 미친다.
비타민D 결핍이나 비타민D 수용체(VDR) 발현/활성의 유전적 손상으로 인한 비타민D 신호 부족은 신체적, 기능적 장벽 무결성을 손상시킬 수 있다.
비타민D가 결핍하면 자연적이고 타고난 면역학적 방어력이 손상될 수 있다.

2018년 1월 에모리대학교 의과대학 연구팀은 낭포성 섬유증에서 장내 미생물총에 대한 비타민D의 역할에 대한 연구 결과를 《스테로이드 생화학 및 분자생물학 저널(The Journal of Steroid Biochemistry and Molecular Biology)》에 발표하였다.
비타민D는 점막 투과성을 조절하는 세포 간 접합을 강화하고 염증성 사이토카인을 감소시켜 장 점막 장벽의 완전성을 유지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비타민D 수용체 매개 신호 전달은 염증으로 인한 장 상피 세포의 세포 사멸을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 점막에 대한 이러한 효과로 인해, 특히 낭포성 섬유증과 같은 만성 점막 염증의 조건에서 충분한 비타민D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건강한 장내 미생물총의 발달에 필수적일 수 있다.
결론적으로 비타민D가 부족은 염증을 촉진하는 미생물 군 구성의 변화와 관련이 있으며, 비타민D를 보충하면 미생물 군 구성에 긍정적 인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2017년 4월 브라질 상파울루 대학교 공중보건대학 영양학과 연구팀은 정상인의 장내 미생물과 비타민D의 면역 조절 역할의 상호 작용에 대한 연구 결과를 《신진대사(Metabolism)》 저널에 발표하였다.
건강한 성인 150명을 대상으로 비타민D 섭취량에 따라 계층화했다. 분석 결과, 비타민D 수치가 높을수록 장 건강과 관련된 특정 장내 미생물이 풍부하여 둘 사이의 잠재적인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타민D는 다음과 같은 메커니즘을 통해 장 건강을 예방하고 유지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한다:
1. 장내 미생물에 미치는 영향:
- 장내 미생물 구성: 비타민D는 장내 미생물 구성을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유익한 박테리아의 성장을 돕는 동시에 병원성 박테리아의 증식을 억제한다. 균형 잡힌 장내 미생물은 면역 체계 조절과 전반적인 장 건강에 매우 중요하다.
- 미생물총 매개 면역: 장내 미생물은 면역 체계와 상호 작용하여 면역 반응에 영향을 미친다. 건강한 미생물총을 유지함으로써 비타민D는 면역 체계가 잘 기능하도록 간접적으로 지원한다.
2. 장벽 기능 향상:
- 상피 장벽 무결성: 비타민D는 클라우딘, 오클루딘, 조눌라 오클루덴과 같은 상피 세포 사이의 긴밀한 접합부 형성에 필수적인 단백질의 생성을 촉진한다. 이러한 긴밀한 접합은 장 장벽의 무결성을 유지하고 병원균과 독소가 혈류로 유입되는 것을 방지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 항균 펩타이드: 비타민D는 카테리시딘과 디펜신과 같은 항균 펩타이드의 발현을 유도하여 유해한 미생물에 대한 장의 방어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
3. 염증 반응의 조절:
- 사이토카인 생성: 비타민D는 염증과 면역 반응을 매개하는 신호 분자인 사이토카인의 생성을 조절한다. 비타민D는 전 염증성 사이토카인(예: TNF-알파, IL-6, IL-17)을 하향 조절하고 항염증성 사이토카인(예: IL-10)을 상향 조절하여 만성 염증을 줄이고 균형 잡힌 면역 반응을 촉진한다.
4. 자가 면역 반응 예방:
- 면역 내성: 비타민D는 자가면역 반응을 예방하는 면역 세포의 분화를 촉진하여 면역 관용을 향상시킨다. 자가 항원에 대한 내성 상태를 유지하여 크론병 및 궤양성 대장염을 포함한 염증성 장 질환(IBD)과 같은 자가 면역 질환의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안타깝게도 대한민국 국민의 97%가 장 건강에 중요한 비타민D가 부족 및 결핍이다. 위장약이 불티나게 팔리는 이유가 따로 없다.
장 건강은 물론 기본적인 면역 건강을 포함한 전반적인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비타민D 보충을 통하여 적절한 비타민D 수치(40~60ng/ml)를 유지해주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아이들은 일일 2000IU 그리고 성인은 일일 4000IU 이상은 복용해야 한다.
그리고 6개월 혹은 1년에 한번은 꼭 비타민D 검사를 받아야 한다. 개인마다의 흡수율의 차이가 천차만별이라 복용량 만으로는 수치를 가늠할 수 없기 때문이다.
자신의 비타민D 수치를 아는 자만이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