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칼럼] (124)햇빛 치유의 역사
[목요칼럼] (124)햇빛 치유의 역사
  • 전의혁(사단법인 건강소비자연대 해외학술정보이사)
  • 기사입력 2024.06.06 09:50
  • 최종수정 2024.06.06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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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컨슈머] 올 여름은 역대 가장 더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6월 시작부터 예년보다 더운 날씨를 예고하면서 폭염 대비도 분주해졌다. 이와 함께 자외선을 차단해 피부를 보호할 수 있는 뷰티 제품의 판매도 급증하며, 햇빛 가리기 준비에 여념이 없다.
하지만 우리가 필사적으로 가리려고 하는 햇빛 노출이 질병을 치료하고 건강을 개선하는 데 얼마나 많은 도움을 주는지는 모르고 있는 것 같다.

 

(출처) 게티이미지코리아
(출처) 게티이미지코리아

 

지난 세기 동안 우리의 생활 방식이 크게 변화하면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매일 노출되는 일조량에 영향을 미쳤다. 요즘에는 대부분의 업무가 실내에서 이루어지고, 디지털 기기가 실내 엔터테인먼트의 대중적인 형태가 되었으며, 에어컨 덕분에 덥고 화창한 날에도 실내에 있는 것이 매력적으로 느껴지고 있다. 
태양과 피부암, 심지어 태닝에 대한 부정적인 메시지로 인해 사람들은 실내에 머무르거나 야외에 나갈 때 항상 가리고 다니며 햇빛과 자외선 노출의 이점을 누릴 수 없게 되었다. 

구루병과 같은 비타민D 결핍과 관련된 '어둠의 질병' 및 햇빛 노출 부족으로 인한 기타 부정적인 건강 영향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실제로 2012년 영국에서는 구루병으로 인한 입원 건수가 833건으로 10년 전보다 4배 이상 증가했다.
역사는 다양한 건강 상황에서 자연광과 인공광이 부지런히 사용된다면 치명적인 질병을 예방하고 치유하는 주요한 중재 도구로 작용할 수 있음을 증명해 왔다. 

'항생제 시대' 이전에는 광선 치료가 현대 의학의 최첨단 치료법이었고, 자연 햇빛을 이용할 수 없는 곳에서는 인공 햇빛이 그 공백을 메우는 데 성공적으로 사용되었다. 
오늘날에는 햇빛을 피하거나 햇빛에 노출될 경우 가려야 한다는 메시지가 강력하게 전달되고 있다. 햇빛을 피하면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역사를 통해 배워보자.
 
 

(Choukroun et al., Light Therapy in Mood Disorders: A Brief History with Physiological Insights. Chronobiology in Medicine 2019;1(1):3-8.)

 

고대 그리스 또는 이집트(4000-5000년 전)
- 헬리오테라피(일광요법), 햇빛을 이용한 치유의 시작
- 태양이 '약물 처방전'과 특정 의학적 준비, 소독 및 광화학 반응에 대해 언급되었다. 햇빛은 피부와 환경의 세균을 통제하는 데 사용되었다.

헤로도토스(기원전 525년)
- 펠루시움 전투에서 사망한 사람들의 두개골 뼈를 살펴본 결과 이집트인의 두개골 뼈가 페르시아인의 그것보다 훨씬 두껍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는 이집트인들이 머리를 깎고 햇빛에 피부를 많이 노출한 반면 페르시아인들은 큰 모자를 썼기 때문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이것은 햇빛과 인체 시스템(뼈 건강)의 연관성에 대한 최초의 보고였다.
 

히포크라테스(기원전 460~370년)
- 수세기 전, '의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히포크라테스는 “언덕의 햇볕이 잘 드는 쪽”이 더 건강한 곳이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러한 관찰을 바탕으로 그는 다양한 건강 질환에 대한 치료의 일환으로 일상적으로 일광욕을 처방했으며, 의학적 및 심리적 목적으로 햇빛과 그 온기를 사용했다.
- 헬리오테라피의 고대 적응증 - 체액 이동(혈액과 림프가 피부로 이동), 소작(햇빛과 결정을 이용한 종양 소각), 대사 장애, 비만, 뼈 강화, 구루병 예방 등. 


19세기 산업혁명기에 스모그와 공기 중의 먼지, 높은 건물로 인해 도시의 햇빛이 줄어들면서 구루병과 결핵과 같은 어둠의 질병이 급증하자, 햇빛과 자연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이들의 구루병을 치료한다는 사실이 곧 밝혀졌다. 그 후 햇빛 치료 및 치유 효과와 비타민D의 관여에 대한 더 많은 발견이 이어졌다.

 

 

스니아데키(1822)와 팜(1890)
- 일조량 부족과 구루병의 연관성 확인

플로렌스 나이팅게일(1820-1910)
- “램프를 든 여인”으로 알려져 있으며 현대 간호의 창시자이다.
- 동쪽을 향한 병실의 환자가 가장 빨리 회복되는 것을 관찰했다.
- 햇빛이 병원에서 건강을 증진하는 열쇠임을 확인했다.
- “환자들이 신선한 공기를 필요로 하는 것 다음으로 빛이 필요하다는 것은 환자와의 모든 경험을 통해 얻은 당연한 결과입니다... 그리고 그들이 원하는 것은 빛 뿐 만 아니라 직사광선입니다.”라고 말했다. 

닐스 라이버그 핀센(1860-1904)
- 빛의 치료적 특성을 확인하기 위한 과학적 실험을 최초로 수행했다.
- 카본 아크 램프 및 기타 인공 자외선 사용 - 광선 요법의 시작
- 루푸스(결핵의 피부 증상) 치료를 위한 광선 치료법 개발로 노벨 의학상 및 생리의학상 수상
 

 

어거스트 롤리어(1874-1954)
- 스위스 산에서 햇빛(헬리오테라피)을 사용하여 결핵과 루푸스와 같은 질병을 치료하고 예방했다.
- 헬리오테라피로 피부암을 치료했다.
 

 

커트 헐드친스키(1883-1940)
- 구루병을 치료하는 태양으로부터 체내를 순환하는 물질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 신체의 일부에 자외선 램프를 사용하여 전신에서 이 물질의 양을 증가시켜 구루병 치료로 이어졌다.

아돌프 빈다우스(1876-1959)
- “비타민D 합성의 비밀을 풀다”
- 최초의 농축 형태의 비타민D를 개발했다.
- 1928년 노벨상 수상

프랭크 애펄리(1940년대)
- 미국에서 모든 암의 사망률이 태양 복사 지수 (일사량)에 비례하여 감소한다고 발표하였다.

 

 

1950년대 항생제가 발명되기 전까지 햇빛과 인공 자외선은 이러한 어둠의 질병에 대한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이었다.
역사는 자연 햇빛과 인공 햇빛이 치명적인 질병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주요한 중재 도구로 작용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항생제의 시대' 이전에는 광선 치료가 현대 의학의 최첨단 치료법이었으며, 자연광을 이용할 수 없는 곳에서는 인공광을 성공적으로 사용하여 그 공백을 메웠다.

 

(Sharun., et al., COVID-19 and sunlight: Impact on SARS-CoV-2 transmissibility, morbidity, and mortality. Ann Med Surg (Lond). 2021 Jun:66:102419.)

 
 

2020년 7월 스웨덴, 영국, 덴마크, 오스트리아 등 다국적 연구팀은 햇빛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를 검토한 결과를 《국제 환경연구 및 공중보건 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Environmental Research and Public Health)》에 발표하였다.
미국에서 연간 34만 명, 유럽에서 연간 48만 명이 사망하고 많은 질병이 증가하는 원인이 불충분한 햇빛 노출 또는 “햇빛 결핍” 때문일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화상을 입지 않는 안전한 햇빛 노출을 규칙적으로 실천하면 모든 피부 타입의 사람들이 흑색종 등 햇빛 노출과 관련된 위험을 최소화하면서 햇빛의 건강상 이점을 극대화할 수 있다. 이러한 점과 햇빛이 건강에 얼마나 필수적인지에 대해 역사적으로 밝혀진 교훈을 염두에 두면, 현대인의 라이프스타일에 합리적인 햇빛 노출을 실천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 될 것이다.

 

전의혁(사단법인 건강소비자연대 해외학술정보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