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으로 항생제 내성균 잡는 신규 천연 물질 찾았다
인공지능으로 항생제 내성균 잡는 신규 천연 물질 찾았다
  • 윤지현 기자
  • 기사입력 2025.03.06 15:36
  • 최종수정 2025.03.06 15:3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민관 합동, 상처 및 폐 질환 치료에 효과 기대  
(출처) 클립아트코리아
(출처) 클립아트코리아

[헬스컨슈머] 환경부 산하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은 민관 합동으로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상처 치료와 폐 질환 치료에 효과적인 신규 ‘항균 펩타이드’를 최근 개발했다고 3월 4일 밝혔다.

 ▲ AI를 통한 유용 펩타이드 선별 과정.<br>
 ▲ AI를 통한 유용 펩타이드 선별 과정.

항균펩타이드란, 박테리아, 바이러스, 곰팡이 등을 죽이거나 성장을 억제하는 짧은 단백질로 항생제 내성균의 대체 항생제로 주목받고 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이번 ‘항균 펩타이드’ 개발에는 △전남대학교 약학과 조남기 교수팀, △㈜인실리코젠 펩타이드 연구팀, △한국식품연구원 기능성플랫폼연구단 유귀재 박사 연구팀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연구진은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하여 약 2만 8천 건의 단백질 서열 정보에서 11건의 항균 물질 기능성 후보군을 단기간에 도출했다. 이어서, 후보 항균 물질에 대한 실제 실험을 통해 상처와 폐질환 치료에 도움이 되는 신규 항균 펩타이드를 개발했고, 이에 대한 특허를 올해 1월에 출원했다고 덧붙였다.  
  
이 항균 펩타이드는 제주도에서 자생하는 별란말미잘(Halcurias carlgreni)에서 유래한 천연 물질로 피부감염, 폐렴, 패혈증 등 다양한 감염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진 녹농균에 대해 높은 항균 효과를 보였다고 연구진은 평가했다.

연구진은 또 상처 치료 실험 결과, 콜라겐과 혈관이 재생되었고, 감염된 상처 부위의 면적이 82%까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폐 질환 치료 실험에서도 녹농균을 81% 억제하여 조직의 손상을 완화하고 보호하여, 기존 항생제와 유사한 효과를 보였다고.

▲제주도에서 자생하는 별란말미잘(Halcurias carlgreni).<br>
▲제주도에서 자생하는 별란말미잘(Halcurias carlgreni).

특히, 이 항균 펩타이드는 구조가 간단하여 합성이 쉽고 경제적으로 생산이 가능하기에 기존 항생제에 비해 독성과 부작용 위험이 낮은 천연 항생제로서 상용화 가능성이 높으며, 치료가 어려운 녹농균 유래 질환의 대체 항생제로 사용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아울러 이번 ‘항균 펩타이드’ 개발은 섬야생생물소재 선진화연구단에서 2023년부터 진행 중인 '다부처 국가생명연구자원 선진화사업(관리기관: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의 일환인 ‘섬 야생생물 유래 오믹스 빅데이터 및 펩타이드 소재 확보’ 사업을 통해 추진됐다고 안내했다.

최경민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 섬야생생물소재 선진화연구단장은 “이번 연구는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단기간에 유망한 항균 펩타이드를 발굴하고, 실제 치료 효과를 확인했다”며, “앞으로도 섬·연안 생물자원의 잠재력을 찾아내고, 이를 통해 국민의 건강과 환경에 도움이 되는 혁신적인 연구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붙임.전문용어 설명>

□ 별란말미잘
  ○ 별란말미잘(Halcurias carlgreni)은 우리나라 제주도, 남해 지역과 울릉도, 독도에 분포한다. 독도에서는 수심 25~30m 바닥의 돌멩이에 주로 붙어있다. 몸은 원통형이고 곧고 위로 갈수록 다소 좁아진다. 살아있을 때 몸은 주황색으로 노란색이 섞여서 나타나는데 가로로 촘촘하게 주황색 띠를 이루며 그 사이로 노란색 점들이 연속해 있다. 촉수는 반투명한 흰색이며 세로로 연한 줄무늬가 나타난다. 

□ 인공지능(AI)
  ○ 컴퓨터에서 음성 및 작성된 언어를 확인, 이해, 번역하고 데이터를 분석하며 추천하는 기능을 포함하여 다양한 고급 기능을 수행할 수 있게 해주는 일련의 기술로, 특히 기계학습(machine learning)은 지식을 자동으로 획득하기 위한 원리와 기법을 개발하는 인공지능의 한 분야로서 생물정보학 분석을 위한 매우 유용한 도구임

□ 펩타이드
  ○ 단백질 구성요소인 아미노산이 펩타이드 결합으로 2개에서 50개 미만으로 연결된 물질(50개 이상인 경우 단백질로 분류)로 대사 및 생명현상에 관여하는 물질

□ 항균 펩타이드
  ○ 항균 펩타이드는 생명체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작은 단백질로, 기존 항생제에 내성이 있는 균에도 뛰어난 항균력을 보이며, 내성균 발생을 거의 유발하지 않아 차세대 항생물질로 주목받고 있음. 또한 펩타이드는 일반적으로 더 나은 생체적합성, 향상된 생분해성, 낮은 면역원성 반응을 제공하여 장기적인 치료적 적용에 적합함 

□ 전사체
  ○ 전사체(transcriptome)는 세포나 조직에서 특정 순간 발현되는 RNA의 총합으로 새로운 유전자 발굴 및 유전자 발현 양상을 확인할 수 있음

□ 분자도킹
  ○ 분자도킹(molecular docking)은 컴퓨터를 활용해서 단백질과 후보 화합물(리간드)의 상호작용을 모델링하여 단백질-리간드 결합 구조를 예측하는 기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