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뇨병·고혈압·고지혈증 등 만성질환도 해결
[헬스컨슈머] 세계보건기구(WHO)는 비만을 ‘건강을 해칠 정도로 지방조직에 비정상적인 또는 과도한 지방이 축적된 상태’로 정의하고 있다. 이 중 체질량지수(BMI) 30 이상의 고도비만 인구가 세계적으로 2020년 기준 4∼5%에서 2030년에는 8∼9%로 늘 것으로 전망된다.
대한비만학회의 ‘비만병 팩트시트 2024’에 따르면, 2022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전체 성인의 비만병 유병률은 38.4%로 지속 증가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산하 건강보험연구원의 ‘아동·청소년 비만 예방 의료서비스 강화 방안 연구’를 보면, 2023년 기준 국내 소아청소년의 비만 유병률은 영유아 8.3%, 초·중·고 학생 16.7%로 집계됐다. 아이들이나 어른들이나 모두에서 ‘빨간불’이다.
비만은 그 자체가 만성질환이면서 수많은 질환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제2형 당뇨병, 고혈압, 고지질증, 심장질환, 수면무호흡증 등 생명을 위협하는 질병들을 유발한다. 또 합병증으로 인해 사망률을 20%가량 높일 수 있는 심각한 질병이 바로 비만이다.
고도비만이나 대사질환(만성질환)을 동반하고 있는 비만의 경우 단순한 다이어트가 아닌 의학적 치료로 접근이 필요하다. 단시간 동안 빠르게 체중을 줄일 수 있다 생각하고 막상 그러한 결과를 얻게 되지만, 대부분 일시적인 효과만 있을 뿐 근본적인 치료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고도비만환자나 대사질환을 함께 가지고 있는 비만환자에게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 중 하나는 바로 비만대사수술이다. 강동경희대병원 비만대사수술센터는 고도비만환자나 당뇨, 혈압 등의 대사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수술을 포함한 내·외과적 다학제 진료를 시행하고 있다. 대한비만대사외과학회에서 주관하는 비만대사수술 인증을 획득하면서 의료질과 안정성을 입증했다.

■다학제 협진 통해 ‘수술 전 평가’로 안전하게 수술
비만대사수술센터에서는 위장관외과, 내분비대사내과, 신경과, 정신건강의학과, 영양팀이 긴밀한 협진을 통해 고도비만과 대사질환의 효과적인 치료를 제공한다. 다학제 협진을 통해 수술 전에 비만대사에 대해 정확히 평가하고, 복강경 및 로봇수술을 통해 수술을 진행한다. 수술 후에도 안전한 회복과 지속적인 체중 관리는 물론 관련 대사질환의 치료를 돕는다.
비만대사수술은 장기적이고 충분한 체중 감소를 유도하고 이를 통해 비만과 관련된 동반 질환을 치료 또는 개선해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 최성일 외과 교수는 "이미 여러 연구에서 비만대사수술을 받은 환자군이 비수술적 치료를 받은 환자군에 비해 지속적이며 월등히 많은 체중감량 효과가 있었다"면서 "고혈압·당뇨·고지질혈증 등 비만관련 질환의 치유와 삶의 질 개선에서도 유의하게 좋은 결과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최 교수에 따르면, 수술한 환자의 대부분이 체중감소는 물론 대사질환 개선에 큰 효과를 보였다. 고도비만 수술을 고려해볼 수 있는 사람은 아시아태평양 권고안에 따라 ▲BMI 35㎏/㎡와 ▲30㎏/㎡이면서 동반 대사질환을 가지고 있는 경우이다.
위소매 절제술은 위의 상부(위저부)와 대만부(긴쪽)를 절제하여 80∼100㏄ 정도의 위 소만부(유문부 보존)를 남기게 된다. 위외회술이나 담췌십이지장 전환술에 비해 비교적 수술이 간단하고 수술 합병증, 대사성 합병증이 적다. 효과가 미흡할 경우 다른 수술로 변환이 쉽고, 위밴드술에 비해 체중 감소 효과가 좋으며, 이물질 삽입을 하지 않는 장점이 있다. 또한 소화기관의 해부학적 변형이 없어 우리나라처럼 위암의 발생률 이 높은 지역에서 중요한 잔여 위나 십이지장에 대한 내시경 검사를 어렵게 하는 문제가 없다.

■식사 개선과 운동 필수…약물·수술 등 고려해야
루와이 위우회술은 장기적 체중감량과 동반질환, 특히 대사질환 개선에 탁월한 효과를 보여준다. 오랜 세월 유효성이 증명된 수술로 미국에서 가장 많이 시행되고 있으며 통상적으로 표준수술로 인정되는 수술이다. 위의 상부를 절단하여 15∼20㏄ 정도 용량의 작은 주머니가 만들어지고 비교적 짧은 소장 우회가 Y자 모양으로 이루어져 나머지 하부 위, 십이지장, 근위공장이 우회되게 된다. 장내 호르몬 분비의 변화를 초래하여 제2 당뇨병 등 대사 증후군의 치료에 단순한 제한적 수술보다 더욱 유용하다. 체중 감량의 효과는 수 술 후 6개월까지 급속하고 18∼24개월까지 꾸준히 감량된다.
비만대사수술 후 식사는 대부분 저열량, 고단백, 저탄수화물, 저지방 식이로 구성되어 있다. 수술 후 초기에는 위 및 문합부 보호를 위해 유동식 및 연식 등과 같이 특수한 형태로 제공된다. 초반에는 액체형태의 완전 유동식으로 시작해, 퓨레형식, 연한 연식으로 진행된다.
연한 연식을 먹기 시작하더라도 음식을 삼키기 전에 잘 씹어야 하며 조리하지 않은 야채, 육류 및 거친 질감의 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다. 이 모든 음식에 잘 견딜 수 있으면 일반적인 질감의 음식을 섭취할 수 있지만 저지방, 저열량, 저탄수화물, 고단백 구성은 유지하는 것이 좋다. 술식에 따라 위 출구부를 통과하기 힘들다면 섬유질 음식이나 끈적끈적한 음식은 피해야 한다.
비만, 특히 복부비만을 해소하는 데는 식생활 개선과 함께 걷기, 달리기, 수영, 구기 운동, 자전거 타기 등 유산소 운동이 좋다. 식사 조절, 운동 등을 한 뒤 3∼6개월 후에도 기존 체중의 5∼10% 이상이 빠지지 않는다면 약물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반드시 식사 조절과 운동 등 비약물 치료를 병행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