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외선 피하려다 화학물질 왕창 흡수하겠네
자외선 피하려다 화학물질 왕창 흡수하겠네
  • 이소정 기자
  • 기사입력 2020.01.23 12:00
  • 최종수정 2020.01.23 12: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미국 FDA 산하 연구센터, 선크림 화학성분 6종 피부로 안전기준 이상 흡수되는 것 확인
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헬스컨슈머] 선크림을 바를 때마다 안전기준을 넘는 화학성분이 흡수되는 사실이 밝혀졌다. 현지시간 21일 미국 식품의약국(FDA) 산하 약물평가연구센터(CDER)는 선크림을 한번 바를 때마다 선크림 속에 포함된 화학성분들이 피부를 통해 혈액에 과량 흡수된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파일럿 연구논문을 통해 발표된 적이 있지만, 해당 사실에 대해 FDA가 공식 확인한 것은 최초다. 이번 논문은 미국 의학협회 저널(JAMA)에 게재되면서 파장이 더욱 커지고 있다.

 

[6종 화학물질 흡수량, FDA 기준치 초과]

CDER 연구팀은 총 48명의 사람을 대상으로 미국 내에서 자주 팔리는 4개의 선크림/선스프레이 제품 중 하나를 준 뒤 이번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에 참여한 사람들은 첫날 전신의 약 75%에 선크림을 발랐고, 2~4일에는 하루에 4차례 동일한 양을 피부에 바르거나 뿌렸다. 이는 미국 피부과 협회에서 약 28.3g의 선크림을 2시간마다 덧바를 것을 권고한 데 의한 것이다.  

이 후 진행된 혈액 분석 결과, 선크림 제품을 단 한 번만 바르거나 뿌렸더라도 아보벤존, 옥시벤존, 옥토크릴렌, 호모살레이트 등의 6가지 활성 성분의 혈중 수치가 FDA의 추가 안전검사 면제 허용 기준치인 0.5 NPB(밀리리터 당 나노그램)를 모두 초과한 것이 확인되었다.

 

[사용을 멈춰도 7일 동안 혈중 농도 유지돼]

더욱 놀라운 사실은 이러한 6가지 화학물질의 혈중 수치가 사용을 중지했음에도 불구하고 기준치 초과가 7일 후까지 지속됐다는 점이다. 연구팀은 위와 같은 조건에서 실험을 진행한 결과, 6개 화학성분의 혈중 농도는 매일 증가했고, 실험 7일째 되는 날까지 FDA의 안전 기준을 넘어서는 것이 확인되었다고 밝혔다. 특히 호모살레이트와 옥시벤존의 흡수량은 실험 21째 되는 날까지도 안전기준을 넘었다. 옥시벤존 등의 화학물질들은 테스토스테론 분비 저하 등 남성 호르몬의 변화, 임신 기간 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여러 연구 결과가 존재한다.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해 FDA 약물평가연구실장인 재닛 우드코크(Janet Woodcock) 박사는 이러한 화학물질들이 피부를 통해 체내로 흡수된다는 사실이 화학물질들이 안전하지 않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이번 연구 결과가 선크림에 대한 추가 안전검사의 필요성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외선차단제 업계 협회는 FDA와 계속 협력해 추가 연구를 해나가겠다고 밝힌 상태다.

전문가들은 자외선 차단을 위해 선크림을 과다하게 의존하기 보다, 챙이 넓은 모자나 긴팔 상/하의를 착용하고, 선글라스를 이용하는 등의 방법을 권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