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칼럼] 건강한 노화를 위한 "장수 비타민"
[목요칼럼] 건강한 노화를 위한 "장수 비타민"
  • 전의혁(사단법인 건강소비자연대 해외학술정보이사)
  • 기사입력 2022.07.07 09:00
  • 최종수정 2022.07.07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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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타민D와 노화

[헬스컨슈머] 2007년 타임지는 10대 의학혁신 중 하나로 비타민D를 선정하였다. 그 이유는 우울증, 암 등 100여종 이상의 주요 질환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수많은 연구 데이터를 통해 밝혀졌기 때문이다. 비타민D가 수명을 연장한다는 역할도 비타민D의 수 많은 기능 중 하나이다.

(사진출처) :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출처) : 게티이미지코리아

지난 5월 독일의 협동 의료 연구팀은 비타민D 보충과 후성 유전적 연령 감소 사이의 연관성을 밝혀낸 연구 결과를 노화 관련 국제 학술지인 《제로사이언스(GeroScience)》에 발표하였다. 비타민D가 결핍된 사람들의 후성적 연령이 평균보다 낮다는 결과였다.

우리가 나이를 먹는 이유 중 하나는 나이가 들면서 세포가 경험하는 유전자 발현의 변화이다. 이것을 일반적으로 후성 유전적 변화라고 한다. 이러한 변화는 우리 세포의 기본적인 기능을 손상시키고 암 및 기타 노화 관련 질병의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

후성 유전(epigenetics) 이란 유전자 고유의 형질이 아니라, 환경적 변화로 인해 유전자의 발현을 조절하는 형질까지도 후천적으로 획득하게 되고, 그것이 다음 세대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즉, 부모로부터 타고난 유전자는 불변하지만, 본인이 후천적으로 어떤 생활 습관을 갖고 어떤 음식을 먹느냐에 따라 유전자 발현에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암유전자를 물려 받았다 하더라도 내가 좋은 음식을 먹는다면, 또는 스트레스 받지 않는 생활을 한다면, 그 암유전자는 발현되어 암을 일으키지 않게 된다는 뜻이다.

노화는 우리의 후성 유전체를 변화시켜 잠재적으로 변화하고 궁극적으로 세포 기능을 손상시킬 수 있는 유전자 발현의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 예를 들어, 면역 체계의 후성 유전적 변화는 활성화에 해를 입히고 면역 세포를 억제하여 우리의 면역 체계를 마비시키고 병원체에 취약하게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여러 비타민과 미네랄 중 유일하게 비타민D(활성형 비타민D인 칼시트리올)만이 유전자와 직접 결합한다. 그리고 우리 몸의 유전자를 유익한 방향으로 발현시켜 100여 가지 질환 발병 및 노화를 억제한다는 수 많은 연구가 발표되고 있다.

(사진출처) :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출처) : 게티이미지코리아

2020년 12월 불가리아 바르나 의대 연구팀은 비타민D가 후성 유전학 및 유전자 조절에 미치는 영향을 검토한 연구 결과를 《폴리아메디카(Folia Medica)》 저널에 발표하였다. 비타민D가 후성 유전 조절에 관여하기도 하고 후성 유전에 조절되기도 한다는 것이다.

비타민D 부족이 산화 스트레스 관련 대사 장애와 같은 연령 관련 일반적인 질병(비만, 인슐린 저항성, 제2형 당뇨병, 고혈압, 임신 합병증, 기억 장애, 골다공증, 자가면역 질환, 특정 암 및 전신 염증성 질환 등)의 발병률과 중증도를 증가시킨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2020년 10월에도 독일의 협동 의료 연구팀이 비타민D가 후성 유전학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미국 노화학회지 시리즈 A 생물학 및 의학 (The Journals of Gerontology Series A Biological Sciences and Medical Sciences)》지에 발표하였다.

1,649명의 참가자를 대상으로 후성 유전적 패턴을 연구한 결과 혈중 비타민D 수치가 낮은 사람들이 정상 수치(30~100ng/ml)인 사람들보다 "생물학적으로 나이가 많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또한, DNA를 구성하는 염색체는 비타민D 정상 수치를 가진 사람들에게서 더 젊어 보였다. 이러한 결과는 비타민D가 노화 촉진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2016년 10월 미국 버크노화연구소(The Buck Institute for Research on Aging) 연구팀은 비타민D가 노화에 영향을 미치는 메커니즘에 대한 연구 결과를 생명과학분야의 세계적 학술지 《셀리포트(Cell Reports)》에 발표하였다.

비타민D가 부족하면 노화와 관련된 단백질 손실 항상성이 가속화되고 수명이 단축된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수석 저자인 고든 리스고우(Gordon Lithgow) 박사는 비타민D는 장수 유전자와 관련이 있어 평균 수명을 33% 연장하고 노화와 관련된 수백 개의 단백질 손상을 늦춘다고 언급하였다.

(사진출처) :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출처) : 게티이미지코리아

우리는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DNA를 바꿀 수는 없지만 후성 유전학을 통해 우리의 건강과 수명을 최적화 할 수 있다. 그 중 하나가 비타민D를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다.

머리 끝에서 발 끝까지 전신에 걸친 비타민D의 폭 넓은 기능은 바로 비타민D 수용체(VDR)가 우리 몸 거의 모든 세포 및 기관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비타민D 수용체는 비타민D (활성형 비타민D인 칼시트리올)와 결합하여 세포의 유전자를 발현시켜 그 세포 및 기관을 잘 기능하도록 작동시킨다.

만약 우리 몸에 충분한 비타민D가 공급되지 못한다면 이러한 세포 및 기관들이 작동하지 못하고 그 기능을 잃게 되어 결국 질환이 발생하고 노화가 촉진 되는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중요한 비타민이 전 세계적으로 인구의 80% 정도가 충분한 수치(30ng/ml 이상)에 못 미치는 실정이다. 특히 한국은 비타민D 부족/결핍이 인구의 97%에 이르고 있다.

비타민D 수치를 100에 가깝게 유지할수록 더 건강해질 수 있는 요소가 많다. 적어도 40~60ng/ml 이상을 유지해야 기본적인 비타민D 건강을 확보할 수 있다. 

비타민D 수치 40~60ng/ml 이상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하루 평균 최소 4000IU 이상을 복용해야 한다. 사람마다 흡수율이 달라 도달 수치에 차이가 나기 때문에 3~4개월 복용하고 꼭 비타민D 검사를 받고 결과치에 따라 복용량을 조절하면 된다.

검사를 해보지도 않고 자신의 혈중 농도를 모른 채 임의로 비타민D를 복용하다 보면 적정한 수준인 40ng/mL~60ng/mL를 유지하기 어렵다. 내 몸의 상태를 정확히 아는 것이 건강을 유지하는 최선의 방법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전의혁(사단법인 건강소비자연대 해외학술정보이사)
전의혁(사단법인 건강소비자연대 해외학술정보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