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컨슈머] 육아와 일을 병행하고 있는 기자는 하루에도 몇 번씩 ‘참는 연습’을 한다. 아이가 낮잠에서 막 깨어 울기 시작할 때, 회의 중 팀장 눈치를 볼 때 등 몸에서는 분명 신호가 오지만, 화장실 가는 그 5분이 허락되지 않는 순간들이 쌓인다. "지금은 안 돼. 조금만 참자." 하지만 그렇게 미루고 미루다 보면, 이상하게 잔뇨감이 남거나 아랫배가 묵직해지는 느낌이 든다. 한 번은 너무 오래 참았다가 배뇨가 잘 안 돼 며칠을 불편하게 지낸 적도 있었다. 그때 처음 알았다. 방광도 참는다고 강해지는 건 아니라는 것을 이제야 깨달았다.
방광은 오줌을 저장하고 배출하는 역할을 하는 근육성 기관으로, 약 4컵 정도의 소변을 저장할 수 있다. 소변이 가득 차면 신경 말단이 뇌에 신호를 보내고, 배출 준비가 되면 방광 벽이 조여지고 요도 주변 근육이 열리며 오줌이 배출된다.
하지만 이런 자연스러운 흐름을 반복적으로 억누르다 보면 문제가 생긴다. 소변을 자주 참는 습관은 방광 근육을 약화시키고, 세균이 머물 시간을 늘려 방광염이나 요로감염의 위험을 높인다. 심한 경우 방광 기능 저하, 방광 결석, 심지어 방광 파열까지 이를 수 있다.

▩ 그렇다면 방광을 튼튼하게, 건강하게 유지하려면?
1. 물은 충분히, 하지만 카페인은 줄이기
깨끗한 물을 충분히 마시면 유해물질과 세균을 씻어내 방광을 청결하게 유지할 수 있다. 하지만 커피나 알코올처럼 카페인이 든 음료는 방광을 자극하므로 주의해야 한다.
2. 소변은 참지 말고 제때 비우기
소변이 마려울 때는 가능한 빨리 배출하는 것이 중요하다. 너무 오래 참으면 방광 근육이 손상될 수 있고, 소변을 완전히 비우지 못하면 감염 위험이 커진다.
3. 골반저근육 운동, 방광의 조력자
케겔 운동은 방광을 지탱하는 골반저근육을 강화해 요실금이나 배뇨 장애 예방에 도움이 된다. 특히 ‘브릿지 케겔 운동’처럼 누운 자세에서 엉덩이를 들어 항문을 조이고 버티는 동작이 효과적이다.
4. 적정 체중 유지
과체중은 방광과 골반에 불필요한 압박을 주어 문제를 악화시킬 수 있다. 건강한 체중을 유지하면 요로 기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5. 꾸준한 신체 활동
운동은 당뇨, 변비 등 방광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질환의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특히 변비는 방광을 압박하므로 섬유질 섭취와 운동은 함께 병행하는 것이 좋다.
6. 위생 관리 철저히
여성은 배변 후 앞에서 뒤로 닦는 습관을 들이고, 민감한 부위는 순한 제품으로 씻는 것이 좋다. 샤워 방식이 목욕보다 위생적으로 유리하다.
7. 담배는 방광의 적
흡연은 방광암의 주요 원인 중 하나다. 특히 담배 속 니코틴은 방광 근육을 긴장시켜 잦은 소변을 유발하고, 기침을 유도해 골반저근육에도 부담을 준다.

▩ 방광 건강에 좋은 음식은?
1. 감자·고구마
방광에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도 에너지를 채워주는 대표적인 식품이다. 특히 기운이 떨어졌을 때 섭취하면 더 좋은 효과를 발휘하는데, 감자에는 단백질과 당질을 비롯해 비타민 B군, C, E, 아연, 엽산, 칼륨 등 다양한 영양소가 풍부하다. 고구마 역시 당질과 함께 베타카로틴, 비타민 A, B, C, E, 아연, 엽산, 칼륨 등 건강에 이로운 성분이 가득해 방광 건강은 물론 전반적인 체력 회복에도 도움을 준다.
2. 배
섬유질이 풍부하면서도 칼로리가 낮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과일이다.
특히 체중 관리가 필요한 사람들에게도 좋은 선택이며, 비타민을 비롯해 칼륨, 칼슘, 엽산 등 다양한 영양소가 들어 있어 방광 건강은 물론 전반적인 신체 균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3. 바나나
연중 쉽게 구할 수 있는 열대과일로, 간편하게 그냥 먹어도 좋고 시리얼 토핑이나 스무디 재료로 활용하면 맛과 영양을 더할 수 있다. 베타카로틴을 비롯해 비타민, 칼륨, 칼슘 등 다양한 영양소가 들어 있어 방광을 자극하지 않으면서도 건강한 간식으로 제격이다.
4. 통곡물 (현미, 귀리, 통밀 등)
현미, 보리, 귀리, 통밀, 퀴노아 등 다양한 통곡물은 혈당지수가 낮고 식이섬유와 미네랄 등 영양소가 풍부해 방광 건강을 지키는 데 도움을 준다. 특히 통곡물은 변비 예방에도 효과적이어서 방광을 압박하거나 자극하는 상황을 줄이는 데도 유익하다.
5. 견과류
아몬드, 캐슈넛, 호두 등 견과류는 오메가-3 지방산과 단백질이 풍부해 방광 건강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신체 건강을 개선하는 데 도움을 준다. 이 외에도 견과류에는 항염증 효과와 심장 건강을 돕는 영양소가 가득해, 건강한 식단에 필수적인 식품으로 추천되고 있다.
6. 달걀
단백질과 다양한 영양소가 풍부한 달걀은 방광에 거의 부담을 주지 않아 방광 건강을 고려한 식단에 적합한 식품으로 꼽힌다. 또한 달걀은 소화가 잘 되고, 다른 영양소와 함께 균형 잡힌 식사를 돕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7. 호박
다양한 영양소가 풍부한 과채소로, 100g당 열량이 24칼로리로 낮아 부담 없이 섭취할 수 있다. 섬유질, 비타민 A, C, E와 미네랄(구리, 칼륨, 칼슘), 항산화 물질인 베타카로틴, 알파카로틴, 베타크립토잔틴 등 건강에 이로운 성분들이 풍부해 방광 건강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건강 유지에 도움이 된다.
바쁜 하루 속에서 ‘소변 참기’는 피할 수 없는 순간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게 반복되면 몸은 서서히 신호를 보낸다. 방광도 돌봄이 필요한 기관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자. 오늘도 정신없이 지나가버린 하루였다면, 지금이라도 물 한 잔, 화장실 한 번, 그리고 몇 번의 케겔 운동으로 스스로를 돌보는 시간을 가져보자. 그 작은 실천이 방광 건강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