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시장에 진출할때 명심해야 할 것
중국 시장에 진출할때 명심해야 할 것
  • 강지명 기자
  • 기사입력 2019.06.25 13:00
  • 최종수정 2019.07.23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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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기자의 기우 - 합작회사 성공 후, 그 열매를 취할 수 있을 것인가?
자료 제공: 중상산업연구원
자료 제공: 중상산업연구원

[헬스컨슈머]중국 의약품 시장은 세계에서 제일 큰 신흥시장으로써, 의료산업 규모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한국무역공사에 따르면, 2018년 중국 의약품 판매총액은 21,660 위안(3,130억 달러)로 집계된 바 있다. 이런 거대한 규모 때문일까, 6월 18일부터 20일간 진행된 6만여명 규모의 의약품 박람회 2019 CPHi China는 참여 업체들과 관람객들로 붐벼 그야말로 인산인해였다.

또한 많은 한국 기업들이 한국무역공사와 한국의약품수출입협회의 지원하에 박람회에 참여해 훌륭한 성과들을 거두었다. 행사의 첫날인 18일, 박람회의 한국관을 찾은 리궈청(李国成, 43, 중국 랴오닝성 거주)씨를 비롯한 많은 현지 바이어들은 한국 기업들의 우수한 의약품과 기술, 그리고 의료 서비스를 기대하며 특별히 찾아왔다고 설명했고, 이후 떠나는 그들의 얼굴에는 대부분 만족스러운 미소가 피어 있었다.

이처럼 한국 제약기업은 중국 시장에서도 우수한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지만, 그럼에도 제약사들이라는 멋진 백조들이 우아하게 떠 있기 위한 수면 밑의 쉼 없는 발길질이 걱정되는 것은 기자의 기우일까?

 

[해외 기업들을 유혹하는 키워드, '합작회사']

이런 박람회의 본질은 결국 커져가는 중국시장을 먹겠다는 기업들의 노력이다. 그러나 많은 기업들이 간과하는 것은, 중국은 개혁개방을 표방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사회주의 국가의 시장이라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폐쇄적이라는 의미이다.

기자는 이처럼 중국시장을 노리는 많은 기업들이 기억해야 할 키워드를 언급하고 싶다, 바로 ‘합작회사’이다.

일반적으로 해외 기업들이 거대한 대륙의 시장에서 장밋빛 꿈을 꾸며 중국에 입성한다. 하지만 그런 그들이 가장 먼저(그리고 마지막까지 단 한순간도 빠짐없이) 맞닥뜨리는 것이 바로 중국 정부의 규제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경우, 중국 정부는 관세 등의 규제와 동시에 유화책을 꺼내든다. 그것이 바로 ’합작회사’다.

중국에 진출하는 해외 기업들에게 선택지는 보통 삼자기업(三资企业)이라고 불리는 3개의 길이 있다. 중외합작(中外合作, 중국과 해외기업의 공동 운영), 중외합자(中外合资, 중국과 해외기업의 공동 투자), 외상독자(外商独资, 해외기업의 독자적 투자와 운영)가 바로 그것이다. 이중 외상독자 방식을 제외하면 모두 중국 기업의 지분이 들어가지만, 이중에서도 중외합작 방식이 가장 주목받는다.

<중외합자경영기업법(中外合资经营企业法)>에 의거한 이 방식은, 해외 기업이 25% 이상의 지분으로 중국 내에서 합작회사를 운영하는 방식이다. 이 방식을 따른 회사는 ‘관세 면제’, ‘규제 완화’등 많은 측면에서 해외 기업이 누리지 못하는 장점들을 누릴 수 있기 때문에 상당히 많은 기업들의 선택지가 되었다. 그 결과가 어떨지 충분한 고려가 없는 채로 말이다.

 

['일부'합자회사의 현황]

이런 합작회사의 가장 대표적인 경우가 고속철과 자동차이다.

2000년대 초반만 해도 중국의 철도기술은 낙후된 상태를 겨우 면한 수준이었다. 철도 중에서도 장기간의 기술축적을 요하는 고속철을 논하기 힘들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 국가의 내수시장에서는 보통 한 개의 해외업체와 제휴를 하는 일반적인 경우와 다르게, 중국은 방대한 국토를 무기로 하여 지역별로 각각 다른 국가의 업체와 제휴를 맺었다.

테제베(프랑스 고속철회사, 한국의 KTX도 이 회사의 기술을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본바르디에(캐나다 중공업 회사), 인터시티 익스프레스(독일 철도회사), 신칸센(일본 철도회사) 등등의 회사들은 당장의 먹음직한 현금에 기술이전이라는 카드를 충분한 고민 없이 내밀었고, 몇 년 후 바로 그 ‘고객’에게 엉덩이를 힘껏 걷어차이는 신세가 된다. 이제 중국은 그 회사들의 기술을 모두 흡수해 이제는 세계 시장에서 바로 그 업체들을 밀어내고 수많은 계약을 따내고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 회사의 예시는 더더욱 크게 다가올 것이다, 바로 우리나라의 현대자동차의 케이스기 때문이다. 중국의 사드 보복 당시 현대 중국 합작사인 ‘북경자동차’측은 상당히 치졸한 방법을 사용했었다.

북경자동차는 현대자동차와의 중국 합작회사인 ‘북경현대자동차’의 재무를 담당하는 부분을 악용해, 한국 협력사들에게 납품가 20~40% 삭감을 요구하며 석달 넘게 부품대금 지급을 거부했다. 덕분에 800여곳의 한국 부품사들은 치명타를 맞았고, 그 여파는 오늘에 미치고 있다.

사진 제공: 강지명 기자
2019 CPHi China 한국관 부스 현장, 사진 제공: 강지명 기자

[쓸데없는 걱정]

물론 중국 의약품 내수시장은 아직도 기회의 땅이다.

의약품 시장 내 관련업체간 과도한 경쟁으로 인해 중국 제약회사의 성장이 위축되었으며, 중국 제약회사의 기술 수준은 중국 소비자들의 요구 수준과 의약품 시장 성장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식품 안전사고가 자주 발생하면서 중국인들은 소득 수준을 막론하고 자국 기업보다는 글로벌 회사의 상품들을 더욱 선호하게 되었다. 이는 의약품/건강 제품/식품 등의 경계를 막론한 변화이다. 따라서 고급의약품 시장에서는 이미 대부분 글로벌 기업들이 선두를 차지하고 있다. 그런 틈새에서 '의약 한류' 역시도 경쟁력이 차고 넘친다.

기자는 한국 제약회사들의 우수한 제품과 서비스가 중국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낼 것을 의심치 않는다. 다만, 달콤한 과실을 맺기까지의 험난한 과정을 거치고 난 후, 그 결실을 마땅히 얻어야 할 사람이 온전히 취할 수 있는가를 염려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