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조제, 오히려 ‘간 건강’ 해치고 있다?
건강보조제, 오히려 ‘간 건강’ 해치고 있다?
  • 이소정 기자
  • 기사입력 2019.10.25 09:00
  • 최종수정 2019.10.22 16: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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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조제 25%는 간 손상 위험… 감기약, 청소용 세제도 간 건강 해칠 수 있어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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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컨슈머] 현대인은 피곤하다. 피로가 간 건강과 관련이 있다는 정보는 익히 알려진바, 일단 간에 좋다는 영양제를 열심히 검색해본다. 그것도 가성비를 생각해서 고용량인 것을 찾아 해외 직구까지 해가며 열심히 챙겨 먹는다. 나의 간을 위해 이 정도로 노력하고 있다는 생각에 내심 뿌듯함마저 느껴진다. 그런데 정말 심리적인 만족감만큼 실제 내 간도 만족해하고 있는 걸까? 간 건강을 위해 꼭 알아 두면 좋을 정보를 한 번 정리해 보았다.

 

[건강보조제는 간을 ‘보호’하지 않을 수 있다]

몸에 좋다고 광고하는 건강보조제들, 사실 이 제품들의 약 25%는 간 손상을 일으킬 수 있는 것들이다. 식물이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내는 ‘피롤리지딘 알칼로이드(pyrrolizidine alkaloids)’란 독성 물질이 있는데, 이 물질이 많이 들어 있는 특정 종류의 꿀이나 허브를 과량 섭취하거나 오랫동안 복용할 경우 간이 손상될 수 있다.

또한, 간에 효과적이라는 요법들도 다시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많은 사람에게 알려져 있는 밀크시슬이나 강황, 황기 등의 요법은 사실 많은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C형 간염에 좋다며 가끔 사용되는 은 용액(colloidal silver) 제품은 피부를 파랗게 만드는 등 되돌릴 수 없는 부작용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해외에서는 버젓이 유통되고 있지만, 국내로 통관이 금지된 제품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제품의 안전성 확인과 제품 간의 상호작용으로 인한 부작용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일단 복용하고 있는 모든 약물, 약초, 건강보조제에 대해 전문가와 상담해야 한다.

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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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세트아미노펜’ 오남용 절대 금물]

감기약과 독감약을 포함해 600개가 넘는 약에 들어 있는 아세트아미노펜. 가장 잘 알려진 제품은 타이레놀일 것이다. 작은 두통에도 습관적으로 약을 먹는 사람들이 있는데, 대부분 성인은 하루 4,000mg 이상의 아세트아미노펜을 섭취해서는 안 된다. 이보다 더 많이 먹게 되면 간을 상하게 할 수 있다. 약 포장지의 성분명을 꼭 확인해서 아세트아미노펜이 든 제품을 하루에 두 개 이상 복용하지 않도록 하고, 절대 권장량 이상 복용하지 말아야 한다.

아세트아미노펜이 간을 해칠 수 있는 가장 흔한 약이지만, 다른 약들도 지시대로 복용하지 않으면 간을 상하게 하는 건 마찬가지다. 콜레스테롤 수치를 내리는 데 사용되는 스타틴이나, 아목시실린, 클린다마이신 등의 특정 항생제가 그 예이다. 새로운 약 복용을 시작한 후 유독 피곤하거나 구역질, 가려움증, 피부나 눈의 흰자가 노랗게 변하는 등의 증상이 보인다면 의사와 상담이 필요하다.

 

[술은 제발 적당히 마시자]

술을 마실 때 '나는 간이 튼튼해서 잘 안 취한다' 라며 간 건강에 자부심을 갖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하지만 간 손상은 누구에게나 예외없이 섭취한 알코올의 절대량과 비례한다. 다시 말해, 잘 취하지 않는 사람일지라도 술을 많이 마시면 간 질환으로부터 안전할 수 없다.

술을 마시면 간은 다른 일을 멈추고 혈액 속에 알코올을 분해하는 역할을 한다. 남성의 경우 하루 두 잔 이상, 여성의 경우 하루 한 잔 이상 음주를 과도하게 즐긴다면, 당연히 장기에 과부하가 걸리고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또한, 시간이 지나면 간 질환의 초기 증세인 지방간이 진행될 수 있다.

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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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성 물질로부터 간을 보호하자]

청소용 세제나 스프레이 캔, 살충제 및 기타 가정용품들에 포함된 화학물질들이 당연히 몸에 해로울 것이라고 생각했겠지만, 간에 치명적일 수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는가? 만약 이런 화학물질을 많이 들이마시거나, 만져서 피부로 흡수될 경우 간 세포가 파괴될 수 있다. 따라서 이런 제품을 사용할 때는 창문을 열고, 마스크와 안경을 착용하는 등 주의할 필요가 있다.

          

[간염 백신을 맞자]

백신이 아직 없는 C형 간염을 제외하면, A형 간염과 B형 간염은 예방 접종을 받을 수 있다. 사실 아이들의 경우 대다수가 백신을 맞지만 나이든 어른들의 경우에는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경우가 많고, 심지어 본인이 항체를 가지고 있는지 여부도 정확히 모르는 경우가 흔하다. 만약 간염 항체가 없는 경우 간염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좋다. 특히, 면역체계가 약한 사람이나 이미 간이 손상을 보이는 경우, 의사와 예방 접종에 대해 상의하는 것이 좋다.

 

[커피 마시는 습관은 간에 긍정적이다]

커피를 하루에 몇 잔 마시는 사람이 간 경변이나 간 섬유증, 간암 등에 걸릴 확률이 더 적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존재한다. 심지어 이런 간 질환의 진행 속도를 느리게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커피가 간을 위한 만병통치약이 될 것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당연한 말이겠지만 커피가 균형 잡힌 식단과 충분한 물 섭취를 대체할 수는 없다.

 

[건강한 체중 유지와 꾸준한 운동은 진리]

체질량지수(BMI)를 18~25 사이로 유지하는 것은 중요하다. 균형 잡힌 식단과 운동은 건강한 체중을 유지하고 비알코올성 지방간 발생 가능성을 낮추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당신의 의사는 당신이 장기간에 걸쳐 전신을 잘 유지하는데 도움이 될 체중 목표를 세우는 것을 도울 수 있다. 꾸준한 운동은 인슐린의 작용을 개선시키고 동맥 경화를 일으키는 혈액 속 지방 성분인 트리글리세리드(Triglyceride)를 연소시키기 때문에, 지금 당장 BMI 수치에 문제가 없더라도 운동하는 습관을 기른다면 건강한 간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