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로는 무조건 간 때문일까?
피로는 무조건 간 때문일까?
  • 이소정 기자
  • 기사입력 2019.10.10 09:00
  • 최종수정 2019.10.09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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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헬스컨슈머] 10월 20일은 ‘간’의 날이다. 간은 역할을 하지만, 70∼80%가 파괴될 때까지 증상이 없기 때문에 ‘침묵의 장기’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실제로 간은 문제가 생겼다고 해도 제 기능을 하는 데 큰 지장이 없기 때문에, 몸의 이상을 느껴 병원을 찾았을 때는 이미 심각한 상태로 진행되어 있을 경우가 많다. 우리 몸의 해독 공장 역할을 하는 ‘간’에 대한 궁금증들을 Q&A 형식으로 알아보자.

 

Q. 간은 정확히 어떤 역할을 하는가?

간은 우리 몸에서 가장 큰 장기로, 무게는 1.2~1.5kg 정도이다. 우리 몸속 해독 공장 역할을 하는 간은 각종 약물이나 술, 기타 독성 물질을 해독한다. 또한, 몸 밖에서 들어오거나 몸 안에서 생성된 각종 물질을 가공 처리하고, 호르몬 등의 중요 물질들을 합성하고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이 외에도 면역 기능과 담즙 생성 등 다양하고 중요한 기능들을 하고 있다.

 

Q. 간이 안 좋으면 쉽게 피로하다던데?

피로는 간 질환에서 나타나는 가장 흔한 증상 중 하나다. 특히 급성 간염의 경우 심한 피로감이 비교적 빨리 느껴진다. 하지만 간 질환 외에도 피로의 원인은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피로할 경우 그 원인이 무엇인지 먼저 잘 생각해 보는 것이 좋다. 일상생활의 변화나 과로가 원인이라면 충분한 휴식을 취해야 한다. 그러나 여러 방면으로 노력해봐도 피로감이 지속되거나 심해진다면 병원을 찾아 전문의와 상의하는 것이 좋다.

 

Q. 간 질환이 있다면 어떤 증상이 생기나?

간 질환은 특징적인 증상이 없다. 간 기능이 저하되면 보통 피로감, 식욕 저하, 메스꺼움, 구역질과 구토, 소화불량, 복통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데, 음식을 급하게 먹고 체했을 때 나타나는 증상과 비슷하기 때문에 간 질환을 단번에 의심하기는 어렵다. 간혹 눈이 피로하고 시력이 떨어지고 팔다리가 저린 증상이 생기기도 한다.

만약 과식한 것도 아니고, 음식을 급하게 먹은 것도 아닌데 체한 것 같은 증상이 자주 반복된다면 간 기능 저하를 의심해 볼 수 있다. 또한, 평소 술을 많이 마시거나 복부비만이 심하면 혈액검사와 복부 초음파 검사를 통해 간 질환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Q. 간 질환을 일으키는 원인은 무엇인가?

간염 바이러스와 술은 만성 간 질환의 주요 원인이다. 특히 간암 발병 원인의 60%를 차지하는 B형 간염 바이러스와 C형 간염 바이러스를 가장 주의해야 한다. 주로 60~70대에 이런 바이러스 간염으로 인한 간암과 간이 굳어지는 간 경화가 많이 나타난다.

술 또한 간 건강에 치명적이다. 과음으로 간이 손상되면 처음엔 지방간이 생기는데, 그 이후로도 오랫동안 과음을 계속하면 알코올성 간염과 간 경화가 진행될 수 있다. 이 경우 뒤늦게 술을 끊더라도 보통 원래의 간으로 회복될 수 없다.

일부 만성 B형 간염 환자들은 정기 진료를 받지 않고 지내는데, 몸에 이상이 있다고 느꼈을 때는 이미 간 경화나 간암으로 진행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증상이 없더라도 정기적으로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Q. 간 경화는 완치가 불가능한가?

간 경화가 진행되면 정상적인 간 조직을 회복하기 어렵다. 때문에 간 경화가 심각한 상태로 진행된다면 결국 간이식이 필요할 수도 있다.

하지만 초기에 적절한 치료를 시작한다면 간 경화가 발생한 원인에 따라 일부는 간이 굳어지는 증상이 개선되면서 회복이 가능하기도 하다. 따라서 가능한 한 빨리 적절한 치료를 시작해서 최대한 추가적인 간 손상을 막고 심각한 상태로 진행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Q. 술을 안 마시는데도 간 질환이 생긴다?

간에 지방이 어느 정도 있는 것은 정상이지만, 간 무게의 5~10% 이상을 지방이 차지할 경우 지방간으로 볼 수 있다. 지방간은 알코올성과 비알코올성으로 나뉘는데, 음주와 관계없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과도한 영양 섭취 때문에 생기는 질환이다.

음식을 과하게 먹으면 간이 정상적으로 지방을 처리하고 분해하지 못하고 간 속에 지방이 쌓이게 된다. 비만, 당뇨병, 고지혈증이 있으면 지방간이 잘 생길 수 있는데, 대부분의 지방간 환자들은 중년 후에 생긴 복부비만 및 과체중에 의한 것이다.

 

Q. ‘간 수치가 높다’던데, 간 수치란 무엇인가?

간 수치는 말 그대로 간의 상태가 어떤지 확인할 수 있는 지표다. 혈액검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으며, AST(GOT), ALT(GPT), γ-GT, ALP, 빌리루빈, 알부민, 단백질 등이 있다.

이 중 ‘간 수치가 높다’는 것은 보통 간의 효소인 AST와 ALT 수치가 증가한 것을 의미한다. 만약 이 수치가 정상 범위 이상으로 높다면 반드시 원인을 찾는 것이 좋다. 하지만 간 수치가 정상이라고 무조건 안심하는 것도 금물이다. 간이 나쁘더라도 간 수치는 정상인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Q. 간을 건강하게 지킬 방법은?

간을 건강하게 지키기 위해서는 술을 끊거나 절제하고, 좋은 영양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특히 간 질환이 있는 사람이 술을 끊으면 간 경화와 간암의 발생률이 낮아질 수 있다.

B형과 C형 간염 바이러스는 일상생활에서 감염되기 힘들지만, 성인의 경우 혈액을 통해 감염되므로 문신, 피어싱 등을 할 때 주의해야 한다. 최근에는 A형 간염 바이러스도 유행하고 있는데, 가장 좋은 예방법은 간염 백신 예방접종이며 기존에 간 질환을 가진 환자들은 간의 단백질 합성 및 해독 기능이 떨어질 위험이 높기 때문에 반드시 예방접종을 해야 한다.

또한, 어떠한 약이든 함부로 먹지 않아야 한다. 별생각 없이 먹기 쉬운 간단한 진통제도 과한 양을 먹거나 오랫동안 먹을 경우 간이 견뎌내지 못하고 독성 간염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과식하거나 지방이 많은 음식을 먹을 경우 지방간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야채나 비타민이 풍부한 음식, 단백질이 많이 포함된 음식을 먹는 것이 좋다. 과로하면 간에 부담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적절한 휴식과 운동을 함께 하는 것도 추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