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헬스컨슈머] 자기가 사는 곳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대학으로 진학을 하는 청년들의 경우 혼인이 늦어지는 가능성이 큰 것으로 조사된 연구결과가 나왔다.
즉, 타 지역으로의 대학진학이 혼인을 지연시킬 수 있음이 논리적으로 확인된 것이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 배호중 국토연구원 앙은모(교신저자) 두 연구원이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펴내는 ‘보건사회연구 제45권 제1호(최신호)’에 기고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가장 우선되는 그 가능성을 타 지역으로 대학진학을 할 경우 부모와 함께 사는 것에 비해 주거비나 생활비 등이 상대적으로 많이 들어가기에 혼인을 위한 자산축적이 늦어지고, 이로 인해 혼인 또한 지연될 가능성도 높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음으로, 졸업한 대학이 위치한 곳에서 일자리를 구할 가능성이 높다고 가정했을 때 많은 이들이 가고자 하는 대학이 위치한 지역(서울 등)의 경우 물가수준이나 주거비가 높아, 이 또한 혼인을 위한 자산축적 및 혼인이 지연될 수밖에 없는 구조적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상당한 노력을 통해 많은 이들이 원하는 대학에 진학하였지만 이후에도 대학생활, 취업, 취업 후의 안정을 위한 경쟁 등 끊임없이 치열한 경쟁 상황에 노출된다고 지각하여 혼인보다는 개인의 발전에 투자를 집중하는 쪽을 선택함으로써 혼인을 지연할 가능성도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마지막으로는, 타 지역 대학진학으로 인해 유년・청소년기를 보낸 익숙한 지역이 아닌 낯선 곳에서의 삶에서 오는 불안정감, 타인과의 교류의 어려움 등 다양한 심리적 요인들도 타 지역으로 대학을 진학한 이들의 혼인이행 위험비를 낮추는 요인이 될 것으로 소개했다.
이 연구는 “국가 전체적으로는 경제적, 인구적 측면에서의 지역 간 불균형 현상이 나날이 심해지고 있으며, 혼인・출산을 둘러싼 사회적 우려도 깊어지고 있다”며 “따라서 지금을 사는 우리는 이러한 어려움이 여러 복합적인 요인들 중 하나로, 교육(대학진학)에서 비롯되는 것은 아닌지도 다시 한번 짚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는 특히 대학 진학은 전적으로 개인의 선택이자 본인이 원하는 곳을 찾아서 소신껏 지원을 해야한다는 점은 반론의 여지가 없지만 개인이 살아온 지역에서 원하는 (대학)교육을 충분히 받기가 점점 어려워진다는 사회 구조적 문제가 있다면 이는 사회 전체가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연구는 특히 ‘지역간 경제적 불균형과 인구의 불균형→특정 지역의 (대)학생 감소→특정 지역의 대학 운영의 어려움→대학의 경쟁력 약화→지역간 경제적 불균형……’과 같은 악순환이
이어질 가능성도 상당히 높으며, 이러한 가능성은 가능성에 그치지 않고 ‘대학들의 벚꽃엔딩’이라 불리는 용어에서와 같이 사실상 이미 구체화 된 모습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연구는 분석 결과를 놓고 볼 때, 일반적으로 근로자들은 졸업한 대학과 인접한 곳에서 일자리를 구할 가능성이 높고, 대학 재학 중의 경험들로 해당 지역에 친숙하고 그 지역의 전문가가 될 가능성 또한 높기에 지역마다 지역의 특성을 고려한 양질의 일자리가 늘어난다면, 해당 지역으로의 대학 진학을 결정하는 유인이 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아래 표 참조>
아울러 이를 통해 장기적으로는 타 지역으로의 무리한 대학진학과 과도한 경쟁도 줄어들 수 있고, 국가 전체적으로는 지간 불균형이 감소할 것이며 지역에 위치한 대학들의 강점을 극대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대다수 전공의 교육과 연구활동, 직업훈련 모두 서울을 중심으로 공고한 위계가 구축되어 있는 실정이며 이로 인해 경제, 인구 등 많은 분야에서 불균형은 더욱 심각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지역의 특화산업 발굴 노력과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통해 지역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그 과정을 지역대학이 뒷받침하는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고 지역의 대학에 진학한 학생들이 졸업 후에도 해당 지역에 정착하기 위해 많은 노력이 전개되어야 한다며 혁신도시 조성과 같은 대규모의 국가적 프로젝트를 통해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고, 청년들이 해당 지역에서 안정적으로 생활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충분한 고민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 연구의 분석 결과에서 전공별로도 혼인이행 위험비에 차이가 있음에 비추어 본다면, 지역과 대학이 연계하여 지역의 경쟁력 있는 산업에 특화된 전공을 파악하는 일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라며 해당 전공에 대한 경쟁력 강화를 통해 지역과 대학이 함께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는 방향을 지역정부와 교육기관이 함께 고민해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연구는 타 지역에서의 대학교육을 위한 비용부담 때문에 향후 결혼이나 출산 등이 늦어진다면 이에 따른 어려움은 개인(및 그 가족)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의 지속성을 우려하게 만드는 요인이 될 수 있다며 수년째 이어져오는 우리나라의 세계 최저 수준의 출산율은 그 기저에 혼인비용이라고 불리울 수 있는 혼인에 대한 어려움이 상당함을 감안할 때, 대학생들의 안정적인 주거를 위한 사회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만약 대학교육을 위한 비용 중 결코 무시할 수 없는 큰 비용인 주거비 부담을 사회구조적 개선으로 완화할 수 있다면, 상당수의 대학생들이 재학 중 아르바이트로 시간을 보내는 대신 학업에 더욱 집중할 수 있을 것이고 이는 보다 빠른 대학 졸업과 사회진출로 이어져 국가적으로도 큰 도움이 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연구자들은 내다 보았다.
연구자들은 향후 이러한 점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연구들이 지속적으로 이어진다면, 대한민국 청년들의 대학진학과 관련한 교육적, 사회적 논의에 참고 자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또 지역 간 불균형 해소를 위한 정책의 실효성을 높일 수 있는 세부 정책들을 발굴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여기에 이러한 연구들이 지속적으로 축적된다면, 장기적으로는 사회적으로 청년들의 자유로운 혼인 시기 결정을 돕고,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