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생유전학적 변화로 유전자 발현 조절…폐 기능·면역 반응에 장기적 영향

임신 중 산모가 대기오염에 노출되면, 태아의 유전자 발현 방식에 변화가 생겨 성인이 된 이후 천식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는 동물 실험 결과가 나왔다. 이는 후생유전학적(epigenetic) 변화가 원인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호주 시드니공과대학의 라지아 자카리야 박사 연구팀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된 'ATS 2025' 흉부학회에서, 임신한 생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21일 밝혔다.
연구진은 임신한 생쥐 한 그룹에 미세먼지 형태의 대기오염 물질을 흡입하게 하고, 비교군은 식염수만 노출시켰다. 이후 태어난 새끼 생쥐들을 분석한 결과, 대기오염에 노출된 어미에게서 태어난 생쥐는 성체가 된 후 알레르기 유발 물질에 대해 과민한 기도 반응을 보였고, 천식 증상도 더 심하게 나타났다.
특히 해당 새끼 생쥐들의 폐 조직에서는 수천 개 유전자의 발현 차이가 관찰됐다. 이는 DNA 메틸화 등 유전자 발현 조절 메커니즘이 대기오염에 의해 변형되었음을 의미하며, 이러한 변화는 ‘기억 효과’처럼 성인기까지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카리야 박사는 “임신 중 여성의 대기오염 노출이 자녀의 건강에 장기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며 “향후 인간에게도 유사한 후생유전학적 변화를 확인하고, 이를 되돌릴 방법을 연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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