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컨슈머] 지난 월요일은 세계 염증성 장질환의 날(World IBD Day)이었다.
세계 염증성 장 질환의 날은 매년 5월 19일에 기념되며, 크론병과 궤양성 대장염 등 염증성 장 질환(IBD)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데 헌정된 날이다.
염증성 장 질환은 장에 생긴 염증이 6개월 이상 지속, 만성화되는 소화기질환으로 궤양성대장염과 크론병이 대표적이다. 현재 희귀난치성질환으로 분류돼 있으며 조절되지 않는 염증으로 인해 복통, 설사, 혈변, 체중감소, 피로감 등이 발생, 삶의 질에 큰 영향을 준다.
전 세계적으로 약 500만명의 환자가 있으며 국내에서도 환자가 늘어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궤양성대장염과 크론병환자는 2017년 6만741명에서 2022년 8만594명으로 5년사이 30%가량 증가했다.
비타민D는 다양한 기관에 비타민D 수용체(VDR)가 있기 때문에 많은 신체 기능에 관여한다. 이 수용체는 비타민D가 결합하여 피부, 장, 뼈, 부갑상선, 면역 체계, 췌장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도킹 스테이션과 같은 역할을 한다.
비타민D는 체내 칼슘 수치를 조절하는데, 이는 뼈의 질량을 형성하고 유지하는 것뿐만 아니라 신경계의 기본 기능에도 중요하다.
비타민D는 또한 세포 분화를 촉진한다. 세포 분화는 세포가 특정 기능을 수행하도록 전문화되는 과정이다. 또한 혈당 수치 조절, 혈압 조절, 근육 회복 및 재생, 면역 기능 및 영양소 흡수 등 여러 가지 기능을 조절하는 인슐린 분비에도 필수적이다.
특히 장 내의 비타민D 수용체는 칼슘 흡수를 개선하고 장벽을 강화한다.
장벽은 장이 영양분을 흡수하고 유해한 박테리아를 차단할 수 있도록 하는 층으로 이루어진 벽이다. 이 벽은 벽돌처럼 작용하는 장 세포와 이 세포들을 함께 밀봉하는 밀접 접합부라고 불리는 많은 단백질로 구성되어 있다. 비타민D 수용체는 장이 장벽을 유지하기 위해 밀접 접합부를 생성하도록 돕는다.
연구에 따르면 비타민D가 부족하면 영양소가 결합하는 수용체의 생성이 감소하고, 결과적으로 장벽의 밀폐가 감소한다고 한다. 장벽이 약화되면 장에서 혈액으로 물질이 통과하여 염증을 유발할 수 있다. 장벽의 붕괴는 간 질환, 제1형 당뇨병, 비만, 그리고 체강 질병, 염증성 장 질환, 대장암과 같은 위장 질환을 포함한 여러 질병과 관련이 있다.
지난 1월 비타민D 수치가 최적 수준에 미달한 어린이들은 최적 수준인 어린이들보다 장 건강 손상 위험이 더 높다는 연구 결과가 《영양학 연구(Nutrition Research)》 저널에 발표되었다.
미국 플로리다 국제 대학교 공중보건 대학 영양학과 연구팀은 비타민D 수치가 최적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어린이들이 장벽을 손상시킬 위험이 더 높다는 것을 발견했다. 건강한 어린이들조차도 비타민D 수치가 최적 수준에 미치지 못하면 장을 손상시킬 수 있고, 어린 나이에 만성 질환에 걸릴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고 언급하였다.
2023년 6월 그리스 파트라스 대학 병원 내과 위장병학과 연구팀은 비타민D의 면역조절 및 항염증 효과는 비타민D가 염증성 장 질환(IBD)의 발생, 진행, 및 중증도에 영향을 미치는 메커니즘을 설명하는 합리적인 근거를 제공한다는 연구 결과를 《미국 병리학 저널(The American Journal of Pathology)》에 발표하였다.
비타민D는 선천적 및 적응성 면역 반응의 정상적인 기능, 장 장벽의 무결성, 및 장 내 환경의 균형 유지에 기여한다. 구체적으로, 비타민D/비타민D 수용체(VDR) 경로는 특수한 상피 세포와 점막 하층 세포를 자극하여 미생물과 그 대사 산물이 간질로 흡수되는 것을 제한한다.
비타민D는 장 미생물군집을 조절하며, 비타민D 결핍은 소화관 내 미생물 불균형을 유발한다.
비타민D의 항균 작용은 생리적 항생물질 발현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장 미생물군집은 비타민D 보충에 반응하며, 미생물군집의 다양한 발효 산물이 비타민D 수용체(VDR) 발현을 촉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면역 체계와 미생물군은 상호 연결되어 있으며, 비타민D는 이 동적 관계에서 필수적인 매개체다. 따라서 건강과 자가면역 질환에서 비타민D 결핍 및 보충이 장 미생물군에 미치는 영향을 포괄적으로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연구진은 언급했다.
2022년 3월 미국 시카고 일리노이 대학교 의과대학 연구팀은 비타민D 수용체가 건강과 질병에서 장 장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 결과를 《셀즈(Cells)》에 발표하였다.
연구에 따르면 비타민D는 장내 수용체가 칼슘 흡수 능력을 향상시키고 장벽을 강화하여 장이 영양분을 흡수하는 동시에 유해한 박테리아를 차단할 수 있도록 한다. (아래 그림 참조)
2022년 1월 이탈리아 라퀼라 대학교 생명과학부 소화기내과 연구팀은 염증성 장질환(IBD)에서 비타민D의 역할(작용 기전)에 대한 연구 결과를 국제영양학회지인 《뉴트리언츠(Nutrients)》에 발표하였다.
연구 결과 비타민D 신호전달은 여러 유전자 발현에 영향을 미치며, 면역 시스템을 조절하고 염증 반응을 조절한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또한 상피 세포의 무결성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주며, 밀착 연결과 접착 연결의 구성 요소를 조절하고, 항균 펩타이드의 분비를 촉진한다고 언급했다.
2020년 12월 브라질 상파울루 대학교 약학대학 약학 및 생화학 기술학과 연구팀은 비타민D가 염증성 장 질환(IBD)에서 장내 미생물군을 조절한다는 연구 결과를 《국제분자과학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Molecular Sciences)》에 발표하였다.
비타민D 상태는 염증성 장 질환의 중증도와 관련이 있으며, 비타민D를 보충하면 질병 상태를 개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타민D/비타민D 수용체(VDR)는 염증성 장 질환의 유전적, 환경적, 면역적, 미생물학적 측면에 관여한다. 따라서 비타민D 보충제와 비타민D 수용체(VDR)의 활성화는 염증성 장 질환 치료에서 다기능적 요인으로 고려될 수 있다고 연구진은 제안했다.
이 외에도 비타민D와 장 건강, 특히 염증성 장질환에 대한 연구는 수백 건 이상 발표되면서 과학자들은 다음과 같이 결론짓고 있다.
비타민D 수치는 장 운동성과 관련이 있다. 염증성 장 신경병증으로 인한 위 마비 환자에게서 비타민D 결핍을 교정하면 위장 운동성과 관련 증상이 개선되었다.
크론병 환자 명을 대상으로 한 무작위 대조 시험에서 비타민D 보충제(하루 2,000 IU, 3개월간)는 대조군에 비해 장의 무결성을 유지하고 장 누출을 감소시켰다. 또한 C 반응 단백질과 항균 단백질로 측정된 염증의 증거가 감소했다.
비타민D는 면역 체계 기능의 조절제로 알려져 있으며, 소화관 내에서도 작용한다. 장 내에서 비타민D는 항균 단백질의 생성을 자극하며, 대식세포 활동을 조절한다.
비타민D는 바이러스와 세균과 같은 병원체로부터 장을 보호하여 소화 장애 및 전신 증상을 유발할 수 있는 요인을 차단하며, 이러한 병원체나 음식, 독소로 인해 발생하는 염증을 조절하는 데 도움을 준다.
또한 비타민D 보충은 장내 미생물군집의 전체 다양성을 유익하게 증가시켰으며, 특히 장 건강 개선과 연관된 건강한 유형의 세균의 상대적 수준을 변화시켰다. 실제로 이 연구자들은 미생물군집의 차이가 비타민D 보충에 대한 혈중 비타민D 수치의 큰 변동성에 기여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비타민D 결핍은 다기능적 취약 요인으로 고려될 수 있으며, 염증성 장 질환 발생 및 치료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한다.
건강한 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여러 방법이 있기도 하지만, 일단 부족/결핍된 비타민D 수치를 정상(30~100ng/ml)으로 회복하는 것이 급선무다. 비타민D 수치를 정상으로 유지해야 앞서 언급한 여러 혜택을 누릴 수 있고, 나아가서 다른 방법들도 효과를 볼 것이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