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컨슈머] 연일 추운 날씨가 이어지는 가운데 따뜻한 목욕탕에서 몸을 녹이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설 명절을 앞두고는 몸과 마음을 깨끗이 해 ‘목욕재계’를 하려는 사람들로 목욕탕이 문전성시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국숫발’처럼 나오는 때, 더러운 것이다?]
우리나라는 때를 밀어주는 ‘세신사’가 목욕탕에 상주하고 있을 만큼, 수시로 때를 미는 것이 위생상 꼭 필요한 것으로 여겨져 왔다. 이 때문에 때밀이 애호가들은 가정에서도 수시로 때를 밀어내야 개운하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때를 ‘벅벅’ 밀어내는 습관은 오히려 피부 건강을 망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우리 몸에서 국숫발처럼 밀려나오는 ‘때’는 더러운 먼지 따위의 오염물질로 인식되는 탓에 벗겨내는 것이 좋다고 알려져 왔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인식이다. 때수건이나 손으로 강하게 문질렀을 때 밀려나오는 때는 피부의 가장 바깥부분인 ‘각질층’의 일부다. 피부의 각질층은 우리가 모르는 사이 한 달 정도의 주기로 자연스레 탈락되고 새로운 각질층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반복한다.
[보호막 벗기는 셈…피부병 노출 쉬워져]
하지만 때수건 등을 이용해 억지로 각질층을 벗겨내는 경우, 아직 떨어질 때가 되지 않은 각질들까지 모두 탈락되게 된다. 문제는 이 같은 각질이 오염물질이 아니라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이다.
피부는 외부의 오염물질이나 수분 등으로부터 각종 조직과 인체 내부 장기 등을 보호하는 하나의 기관이다. 특히 피부의 각질층은 유해물질이 피부 속으로 흡수되는 것을 가장 먼저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이 때문에 피부과 전문의들은 때를 미는 것이 이 같은 방어막을 벗겨내는 행위라고 강조한다.
또 각질은 피부 안에 있는 수분이 외부로 증발되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도 한다. 따라서 때를 억지로 밀어낼 경우 피부가 수분을 오래 머금지 못하게 돼 피부가 쉽게 건조해진다. 뿐만 아니라 수분의 손실이 많아지면 피부에 주름이 많아질 수 있고, 심한 경우 피부건조증으로 이어져 염증이 생기거나 피부가 나무껍질처럼 갈라지게 될 수도 있다.
뿐만 아니라 각질을 억지로 밀어내 다시 각질층이 생기는 과정에서 ‘시토카인’이라는 단백질의 분비가 늘어나는데, 시토카인이 염증에 의한 자극성 피부염을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건조한 겨울철엔 더욱 삼가야]
따라서 피부과 전문의들은 절대로 때를 밀지 말라고 강조한다. 특히 겨울철에는 공기가 건조해지면서 피부 또한 자연스레 건조해지는데, 여기서 각질까지 벗겨내는 것은 피부를 더욱 건조하게 만들어 각종 질환에 취약해지기 쉽다고 한다.
또 전문가들은 샤워를 할 때 사용하는 비누나 샤워타올만으로도 피부의 노폐물과 외부로부터 오염된 물질을 충분히 제거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특히 비누칠은 피부가 접히거나 땀이 나는 부위에만 해도 충분하고, 나머지 부위는 물로 씻어내는 것이 피부 각질층과 유분을 지키는 방법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