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칼럼] (164)햇빛과 비타민D로 개선하는 두뇌 능력과 기분
[목요칼럼] (164)햇빛과 비타민D로 개선하는 두뇌 능력과 기분
  • 전의혁(사단법인 건강소비자연대 해외학술정보이사)
  • 기사입력 2025.04.10 08:00
  • 최종수정 2025.04.09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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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컨슈머] 평생 햇빛 노출 증가 및 비타민D 수치 증가와 인지 건강 및 정신-정서적 웰빙 개선 사이의 긍정적인 연관성을 보여주는 연구 결과가 계속 발표되고 있다. 정신 건강을 유지하려면 충분한 비타민D를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햇빛에 노출되면 기분을 좋게 하고 정신 건강에 도움이 되는 이유는 햇빛에 의한 비타민D 생성 외에도 여러 다른 이유가 있다.

 

햇빛을 쬐면 자외선B(UVB) 노출을 통해 "햇빛 비타민"이라고도 불리는 비타민D가 생성된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이제 없을 것이다. 또한 햇빛을 통해 기분 개선, 이완, 통증 완화를 촉진하는 자연 발생 오피오이드인 베타 엔도르핀이 분비된다.

흥미롭게도 2023년 3월 《알츠하이머와 치매(Alzheimer's & Dementia)》 저널에 햇빛을 피하고 비타민D가 결핍되면 통증 완화가 감소되고 또한 오피오이드 중독의 위험이 증가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캐나다 캘거리 대학교 커밍 의과대학 정신과학과 연구팀이 발표하였다.

그리고 햇빛의 자외선A(UVA)에 노출될 때 생성되는 산화질소는 염증과 산화 스트레스를 줄여 불안과 우울증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멜라토닌과 세로토닌도 햇빛에 노출되면 분비가 촉진되는데, 이 두 가지 호르몬은 수면 조절, 기분 개선, 불안감 완화와 관련이 있다.

2009년 7월 미국 앨라배마 대학교 버밍햄 캠퍼스 공중보건대학 역학과 연구팀은 햇빛이 부족하면 세로토닌 수치 변화, 신경 퇴화, 우울증 및 기타 인지 기능 결함이 발생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환경보건(Environmental Health)》 저널에 발표하였다.

이 연구는 햇빛과 광선 요법이 계절성 정서 장애(SAD), 조울증, 조현병 환자의 멜라토닌과 세로토닌 시스템 조절에 어떻게 도움이 되는지 보여주었으며, 이는 햇빛이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수면 장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메커니즘 중 하나이기도 할 수 있다.

도파민은 햇빛에 노출되면 분비되는 또 다른 신체 화학 물질이다. 일명 '기분 좋은 신경전달물질'로 알려진 도파민은 기분과 의욕을 높이고 우울증과 불안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1년 1월 대만 세인트 마틴 드 포레스 병원 정신과 연구팀이 《신경정신약물학과 생물학적 정신의학의 진보(Progress in Neuropsychopharmacology & Biological Psychiatry)》 저널에 발표한 도파민과 햇빛의 상관관계를 평가한 연구에 따르면, 햇빛 노출량이 가장 많은 참가자의 도파민 수용체 가용성이 가장 적은 참가자에 비해 훨씬 더 높았으며, 이는 햇빛 노출량의 변화에 도파민 시스템이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것을 나타낸다.

비타민D는 뇌와 신경계의 건강과 우울증 발병에 필수적인 역할을 하며, 우울증뿐만 아니라 스트레스, 불안, 수면에도 유익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밝혀졌다. 여러 연구를 통해 비타민D 보충제와 비타민D 결핍 교정이 모든 연령대의 우울증 및 기타 기분 장애에 미치는 영향이 입증되었다.

2015년 7월 이란 테헤란 의과대학 내분비학 및 대사연구소 만성질환연구센터 연구팀은 1095명의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비타민D 수치와 정신 건강 사이의 연관성을 조사한 결과, 비타민D 결핍과 분노, 불안, 수면의 질 저하, 슬픔/우울, 걱정과 같은 자가 보고 정신과적 고통 사이의 유의미한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연구 결과를 《당뇨병 및 대사장애 저널(Journal of Diabetes & Metabolic Disorders)》에 발표하였다.

2018년 3월 이란 마쉬하드 의과대학 의학부 현대 과학 및 기술학과 연구팀이 《식이 보충제 저널(Journal of Dietary Supplements)》에 발표한 또 다른 연구에 따르면 비타민D 보충제는 10대 소녀의 우울증을 모든 수준(경증, 중등도, 중증)에서 유의하게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 10월에는 캐나다 성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비타민D 수치와 우울증, 불안, 스트레스와 같은 다양한 정신 건강 지표 사이의 관계를 평가한 연구 결과가 국제영양학회지인 《뉴트리언츠(Nutrients)》에 발표되었다.

캐나다 앨버타 대학교 의대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측정된 모든 정신 건강 지표(정서적 건강, 자기 인식 정신 건강, 자기 인식 일반 건강, 자기 인식 스트레스)가 높은 비타민D 수치와 긍정적인 관련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마지막으로 2023년 2월에 미국공공과학학술지《플로스원(Plos one)》에 발표된 미국 재향군인부, 자살예방 우수센터의 연구에서는 비타민D 치료를 받은 적이 있거나 이전에 비타민D 치료를 받은 적이 없는 미국 재향군인의 자살 시도 및 고의적 자해 위험을 조사했다. 이 연구에 따르면 비타민D 보충제는 자살 시도 및 자해 위험이 45-48%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비타민D의 복용량이 많을수록 위험 감소폭이 커지고 백인 재향군인에 비해 흑인 재향군인의 위험 감소폭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뇌 내 비타민D 수치가 높을수록 치매와 알츠하이머병의 위험이 낮아질 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인지 기능 점수가 향상되고 인지 기능 저하 속도가 느려지며 의미 및 작업 기억력이 향상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24년 4월 독일 독일 암 연구 센터 임상 역학 및 노화 연구 부문 연구팀이 《미국 임상 영양학 저널(The American Journal of Clinical Nutrition)》에 발표한 연구에서는 269,229명의 성인(55~69세)의 데이터를 조사하여 14년 동안 비타민D 보충제와 치매 발병률 간의 관계를 확인했다.

참가자의 절반 이상(52.3%)이 비타민D 수치가 20ng/㎖ 미만이었으며, 18.3%는 결핍(12ng/㎖ 미만), 34%는 불충분(12-20ng/㎖ 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충제를 복용하는 사람에서 비타민D 결핍과 부족의 가능성은 낮았지만, 보충제를 복용하지 않는 사람의 21.5%에 비해 비타민D를 복용하는 사람의 6.9%와 종합비타민을 복용하는 사람의 9.5%에서 비타민D 결핍이 여전히 발생했다.

이 연구에서는 비타민D 결핍이 있는 사람은 치매 위험이 19~25%, 비타민D 부족이 있는 사람은 10~15% 증가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비타민D 결핍 및 부족 참가자의 위험 증가에 대한 결과는 세 가지 치매 그룹 모두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했으며 변수를 조정한 후에도 유의미한 결과를 유지했습니다.

 

앞서 언급한 2023년 3월 발표된 캐나다 캘거리 대학교 커밍 의과대학 정신과학과 연구팀의 연구에서는 연구 시작 당시 치매가 없던 12,388명의 데이터를 조사하여 10년의 연구 기간 동안 처방된 비타민D 보충제가 치매 발병 위험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했다. 그 결과 비타민D 보충제를 복용한 사람들의 치매 발병 위험이 4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이 햇빛과 비타민D가 인지 능력 뿐 아니라 정신 기분 등에 상당한 도움을 준다는 연구 논문이 계속 발표되고 있다.

햇빛 쬐기로 그 혜택을 보기에는 너무 조건이 까다롭고, 더욱이 미용상의 이유로 더이상 햇빛을 가까이 하지 않는 현대인의 생활 습성으로 인해, 비타민D 보충제 복용이 가장 확실한 대안이 될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비타민D 복용으로 뇌 건강 혜택을 누리기 위해서는 비타민D 혈중 수치를 정상 수치(30~100ng/ml)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100ng/ml에 가까울수록 질환별 누릴 수 있는 혜택이 많아지므로 수치에 대한 걱정은 할 필요가 없다.

무엇보다 자신의 비타민D 수치를 아는 게 비타민D 건강의 기본이므로 적어도 1년에 한번은 가까운 검진병원에 가서 비타민D 검사를 받아 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