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생제 내성 때문에 요로감염 치료 어려워진다
항생제 내성 때문에 요로감염 치료 어려워진다
  • 이소정 기자
  • 승인 2019.11.1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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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헬스컨슈머] 요로감염(UTI)은 여성 2명 중 1명, 남성의 경우 10명 중 1명이 살면서 한 번쯤 겪는 가장 흔한 감염 질환으로, 다른 감염과 마찬가지로 병을 일으킨 균을 죽이기 위해 항생제 치료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요로감염은 치료하기에 점점 더 어려운 질병이 되어가고 있다. 바로 항생제 내성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요로감염이 항생제 내성으로 인한 본격적인 문제들의 신호탄일 수도 있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기도 하다. 그렇다면 항생제 내성이란 정확히 무엇이며, 대체 왜 요로감염이 항생제 내성과 관계가 유독 깊은 걸까?

 

[항생제 과용이 항생제 내성을 초래한다]

항생제는 우리에게 꼭 필요한 존재이며 생명을 구할 수 있다. 하지만 항생제가 꼭 필요하지 않은 상황에서 항생제를 복용하게 되면, 몸속의 좋은 균과 나쁜 균을 구별 없이 죽이게 된다. 이 때 생존의 압박을 받는 세균들은 살아남기 위해 유전 물질을 교환하고 진화하며 항생제를 분해하거나 피하는 능력을 얻어 점점 강해지게 된다. 이것을 항생제에 대한 ‘내성’이 생긴다고 한다.

항생제 내성이 생기는 이유는 다양하지만, 주된 이유는 여러 경로를 통해 인간이 항생제를 과다하게 복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항생제는 바이러스 감염 질환에는 무용지물인데, 독감 등의 바이러스 질환에 항생제를 복용하는 것은 항생제 내성만 높이는 길이다. 만약 이 때문에 세균을 죽이는데 항생제가 더 이상 효과적이지 않다면, 우리 몸은 세균에게 무방비로 공격받게 되는 것이다.

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요로감염은 무엇인가?]

비뇨기는 신장, 방광과 소변이 만들어져 이동하는 요관, 요도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런 부분에 세균이 감염된 것을 요로감염이라고 한다. 요로감염의 가장 흔한 유형은 방광염이고, 방광염보다 심각한 형태로는 신우신염이 있다.

일반적으로 요로감염은 여성이 남성보다 잘 걸리는데, 여성의 경우 요도가 짧고 곧은 형태인 데다 질 입구에 있어 습한 동시에 항문과도 가까워서 대장균과 같은 원인균이 쉽게 요도에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생식기 구조상 요로감염에 취약한 데다 대장균 자체를 완전히 없앨 방법이 없기 때문에 요로감염 환자의 25%는 한 번 이상 재발하며, 1년에 3회 이상 재발하는 ‘재발성 요로감염’도 흔하다. 또한 폐경과 요실금도 요로감염 발생 위험을 높인다.

요로감염의 증상은 감염 부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방광염일 때는 소변 시 통증이 생기며 소변을 본 후에도 계속 소변이 남아있는 듯한 잔뇨감과 소변이 마려운 느낌을 참기 어려운 급뇨 증상, 소변에 피가 섞여 나오는 혈뇨 등이 나타난다. 요도염의 경우 요도에서 분비물이 나오고, 소변을 볼 때 통증과 요도 가려움증 등의 증상이 생긴다. 신우신염과 같이 심한 요로감염의 경우에는 발열, 오한 등의 전신 증상과 옆구리 부위의 통증을 호소할 수 있으며 이때 구역질이나 구토를 할 수도 있고 간혹 설사 증상도 나타난다. 요로감염을 방치할 경우 염증이 전신으로 퍼지는 패혈증으로 이어져 사망에 이를 수 있기 때문에 가급적 빨리 치료받는 것이 좋다.

[요로감염과 항생제 치료]

요로감염은 항생제 처방을 꼭 받아야 하는 질환 중 하나다. 실제로 미국과 유럽 국가에서 사용되는 항생제의 약 15%는 요로감염 치료를 위해 처방된다는 보고도 있다. ​

요로감염은 일반적으로 소변검사를 통해 진단된다. 소변으로 요로감염이 확인되면 원인균이 무엇인지 확인하기 위해 소변 배양 검사가 뒤따른다. 특히 반복적인 방광염의 경우 잦은 항생제 복용으로 내성균이 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원인균을 찾아야 적합한 치료가 이루어질 수 있다. 일반적으로 단순 방광염을 일으키는 원인균의 70~83%는 요로 병원성 대장균이기 때문에, 대장균의 항생제 내성 양상에 따라 적합한 항생제를 처방받는 것이 좋다. 또한, 증상이 조금 나아졌다고 해서 맘대로 약 복용을 멈추지 말고 반드시 전문가의 조언대로 복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신우신염의 경우 소변과 혈액 배양 검사가 함께 실시되는데, 초기 항생제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경우엔 다른 합병증이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복부 초음파나 복부 CT 등이 진행될 수도 있다.

만약 항생제 내성이 계속 증가한다면, 요로감염 치료를 위해 사용하는 간단한 경구 항생제 치료 대신 정맥 주사를 이용하게 될 수도 있다. 또한 비효율적인 치료로 신장염이나 패혈증과 같은 더 많은 합병증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요로감염을 예방할 방법은?]

안타깝게도 대부분의 요로감염은 완전히 예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요로감염은 면역 체계의 기능과 요로 및 기타 구조의 차이 때문에 발생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있다.

일단 수분 섭취를 많이 하는 것이 좋다. 물을 많이 마시면 소변 생성을 증가해서 비뇨기 내에 침입한 세균을 씻어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또한 생식기를 올바로 씻는 습관도 중요하다. 위생에 신경 쓰는 것은 좋지만 민감한 생식기 주위를 세게 문질러 닦으면 세균이 침투하기 쉽기 때문에 가급적 순한 비누와 물로 부드럽게 닦는 것이 좋다. 폐경 후 여성들은 에스트로겐 크림 등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이 외에도 요로감염의 예방법으로 면으로 된 속옷을 입거나, 꽉 조이는 옷을 피하고, 성관계 후 소변을 꼭 보는 습관을 들이거나 크랜베리 보충제를 꾸준히 먹는 등의 방법이 널리 알려져 있다. 아직 이와 같은 방법들의 효과에 대해서 확실하게 입증된 것은 아니지만, 딱히 인체에 해가 되는 방법이 아니고 요로감염 예방에 도움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시도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