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만 빠지는 줄…”, ‘여성 탈모’ 늘어
“남자만 빠지는 줄…”, ‘여성 탈모’ 늘어
  • 김용인 기자
  • 기사입력 2019.12.16 09:00
  • 최종수정 2019.12.16 08: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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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헬스컨슈머] 최근 20~30대 젊은 층 사이에서 탈모환자가 급격히 증가하는 한편, ‘여성 탈모환자 또한 늘어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탈모 치료를 위해 병원 진료를 받은 환자들 중 43.8%가 여성이었다고 한다. 실제로 탈모 환자들이 많이 찾는 한 인터넷 카페에서는 여성 환자들의 하소연이 연일 올라오고 있는 상황이다.

20대 후반의 한 여성 환자는 탈모는 남자만의 일인 줄 알았다면서 사려던 명품가방은 모발 이식을 위해 머리에 양보해야할 것 같다고 털어놨다. 또 다른 여성 환자도 고등학교 때부터 정수리 숱이 줄기 시작해 지금은 더 악화된 상황이라면서 정수리가 비어있는 여자도 사랑받을 수 있겠냐며 읍소했다.

하지만 탈모라는 질환이 주로 남성들에게만 일어나는 것으로 인식되는 탓에, 정확한 진료 대신 화장품 등 검증되지 않은 치료법에 의존하다가 치료시기를 놓치는 여성 환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여성형 탈모는 어떻게 다를까]

여성들에게 나타나는 탈모는 남성형 탈모증과는 다른 양상을 보인다. 남성 탈모는 이마의 선이 먼저 후퇴해 ‘M가 되는 반면, 여성은 이마 선이 유지되지만 정수리에서부터 탈모가 시작된다.

여성 탈모 초기에는 정수리 주변의 머리카락이 얇아지는데, 증상이 악화되면 눈에 띄게 숱이 줄고 정수리 전체에서 두피가 훤히 드러나는 지경에 이르기도 한다. 특히 이 같은 증상은 서서히 나타나기 때문에 환자 스스로 탈모라는 사실을 깨닫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경우가 많다.

 

[살 빼려다 머리 빠진다]

이 같은 여성 탈모는 다양한 원인에 의해 나타난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원인은 바로 다이어트다. 특히 여성들의 경우 마른 몸매를 유지하기 위해 무리한 다이어트를 하는 경우가 흔한데 이 과정에서 열량섭취를 과도하게 제한할 경우 머리가 빠진다.

우리 몸의 털을 만들어내는 기관인 모낭은 활발하게 대사활동을 하기 때문에 충분한 영양 공급이 필요하다. 하지만 식사량을 지나치게 줄이는 경우 생명유지에 필수적인 기관들에만 영양공급이 돼, 모낭의 기능이 떨어지고 머리카락이 빠지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이 같은 증상은 다시 충분한 영양섭취를 할 경우 회복된다. 하지만 굳이 다이어트를 해야 한다면 모발 생장에 필수적인 단백질과 비타민, 필수지방산 등을 꾸준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잦은 펌과 염색은 두피에 악영향]

잦은 펌과 염색도 머리를 빼앗아가는 주범이다. 30대 초반의 여성 환자는 염색과 탈색을 반복해서 한 뒤 머리가 급격히 빠지기 시작했다고 하소연했다. 또 다른 20대 중반의 여성 환자는 성인이 되고 파마를 꾸준히 했는데 그 때문에 머리가 빠진 것 같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의 입장도 부정적이다. 한 탈모전문병원의 원장은 염색과 펌을 할 때 사용되는 화학물질은 두피 건강에 좋지 않다면서 특히 절대다수의 염색약에는 PPD(파라페닐렌디아민)라는 성분이 들어있어 유해하다고 지적했다. 파라페닐렌디아민은 피부발진이나 가려움, 부종, 탈모 등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성분이다.

또 기존에 눈치채지 못했던 탈모증이 염색과 펌으로 인해 심해지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이 같은 시술을 받고 머리가 평소보다 더 빠지는 것 같다면 초기에 병원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호르몬 변화 등 질병에 의해 생기기도]

질병 등의 이유로 호르몬 분비에 변화가 생겨 탈모가 일어나는 경우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다낭성 난소 증후군이다. 다낭성 난소 증후군은 호르몬 분비에 이상이 생겨 무배란, 남성 호르몬 과다증, 비만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질병인데, 남성 호르몬이 과다한 상태가 되면 몸에는 털이 많아지고 머리는 빠지게 된다.

이 같은 탈모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탈모 치료제 사용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특히 바르는 탈모약 중 여성용 제품들은 여성형 탈모증에 효과가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성분 함량을 2~5%로 제한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전문의와 상담을 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또 다낭성 난소 증후군은 탈모 외에 불임이나 자궁내막암 등의 심각한 질병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병원 진료를 통해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