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이여, 탈모를 조심하라
소년이여, 탈모를 조심하라
  • 강지명 기자
  • 기사입력 2019.06.10 10:21
  • 최종수정 2019.07.23 10:3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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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컨슈머]건강에 대한 과신이야말로 젊음의 특권이다. 젊은이들은 소위 말해 ‘날밤을 까며’ 온 몸을 불살라 놀고, 다음날이면 해장국 한그릇에 아무렇지도 않게 하루를 또 시작한다.

그렇게 언제까지나 스스로가 건강할 것이라는 착각이 젊음을 더 아련하고 아름답게 만드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그렇게 자신만만한 그들에게도 무서운 현실은 존재하니, 바로 최근에 더욱 대두되는 '젊은 탈모인'의 문제이다.

 

[탈모, 남의 이야기로 치부하면 위험하다]

이것은 문자 그대로의 상황이다. 최근 들어 상당히 많은 수의 젊은이들이 ‘탈모’의 두려움에 떨고 있다. 눈부신 젊은 모발을 한껏 찰랑거리며 외치는 "나는 아직 젊으니까", "우리 집안은 탈모가 없으니까"등의 자신있는 발언도 점점 사라지고 있다.

연령별 탈모 발병률
연령별 탈모 발병률

최근 탈모의 평균 발병 연령은 남자는 29.8세, 여자는 33.6세로 20대와 30대에 반수 이상의 비율을 차지하였다. 특히 20대에서 가장 높은 비율(남자 : 50.2%, 여자 : 34.6%)을 보였다.

건강보험평가원에서 최근 발표한 조사자료에는 원형 탈모증 환자 약 16만명중 7만명에 달하는 환자가 '2030세대'라고 한다. 탈모환자의 절반 가까이가 ‘2030’이라는 충격적인 의미이다.

이제 이 땅의 수많은 젊은이들에게 고한다. 빠져버린 자신의 털뭉텅이를 들고 오열하기 전에, 관리를 시작하라고.

 

[클래식한 요구사항: 술/담배를 줄여라]

전국 17개 탈모전문클리닉에서 2011년 3월부터 2012년 2월까지 안드로겐탈모증(남성호르몬 탈모, 가장 대표적인 탈모 중 하나이다) 환자 총 3114명(남자 1883명, 여자 1231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한 결과, 흡연 및 음주를 하는 환자가 그렇지 않은 환자에 비해 안드로겐탈모증이 더 심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특히 남성호르몬 탈모인만큼 이러한 현상은 남자 환자들에게 더욱 두드러졌다. 이것은 안드로겐탈모증에서는 유전자의 원인이 주요 역할을 하지만, 흡연이나 음주 등의 생활습관이 탈모에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위 현상의 원리는 담배에 있는 성분 중 니코틴에 의해 혈관이 수축되어 모발에 혈액 공급이 잘 이뤄지지 않고, 과도한 음주로 모근의 피지 분비가 늘어나 모발이 가늘어지고 약해질 수 있는데 이러한 영향이 장기간 지속될 경우 탈모증이 악화되는 것이다.

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두피 압박을 조심하라]
이러한 대표적인 원인만큼 중요한 것이 바로 물리적인 압박이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우리 두피에 가해지는 압박을 최소화해야 한다.

대한피부과개원의협의회에서는 모발을 세게 잡아당겨 묶거나 땋는것, 장시간 같은 자세로 누워있는 것, 그리고 헤딩과 같이 두피에 압박을 주는 행위들이 모두 탈모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충고했다.

이런 경우 견인, 즉 잡아당기는 힘으로 인해 상처를 받는 부위에 나타나게 되는 견인성 탈모증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이 외에도 압박성 탈모가 있는데, 압박성 탈모는 일정기간 압박을 받은 두피 부위의 모발이 빠지는 현상이다. 이것은 흔히 누워서 자라고 있는 영아나, 전신마취 또는 신체적 조건으로 인해 오랫동안 똑같은 위치에 압박을 받을 때 압박으로 인한 혈액순환이 원할하지 못한 것이 주 원인이다.
특히 갓 태어난 영아는 오랜 시간 베게와 밀착해 있기 때문에 체위를 자주 변경하지 않을 시 후두의 머리카락 성장에도 지장이 생길 수 있다. 모발이 물리적 압력이 오랫동안 가해지면, 모근이 약해져 모발이 가늘어지고 숱도 줄어들게 된다.

또한 비교적 소수의 젊은이가 해당되는 경우겠지만, 한때 축구에서 헤딩이 탈모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가 화제가 되었었다.
대한피부과개원의협회에 따르면, 헤딩은 빠른 속도로 날아오는 축구공과 머리, 조금 더 정확히 말하자면 두피와 충돌하는 현상이다. 이 과정에서 두피가 머리뼈와 공 사이에서 순간적으로 큰 압박을 받는다. 이로 인해 두피에서 타박상과 같은 미세한 손상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머리뿌리인 모낭으로 가는 혈류 공급에 장애나 모낭의 손상 등으로 인하여 일시적인 탈모가 일어날 수 있다.

물론 부분적이고 일시적인 손상인 만큼 3개월 정도면 자가적으로 치유가 된다. 하지만 이것이 과하게 반복되거나 또는 그 두피의 주인이 남성형 탈모증/원형 탈모증 등을 가지고 있는 경우, 탈모 자체의 진행속도가 빨라지거나 더 많이 빠지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한마디로 탈모가 악화된다는 뜻이다.

매우 잔인한 소리지만, 탈모가 더 흔한 서양의 축구선수들이 그 어마어마한 연봉과 재산에도 불구하고 머리가 벗겨지는 것을 막지 못하는 이유가 있는 것이다(이 자리에서 그들에게 심심한 위로를 전한다).

 

[예방과 치료]
이미 탈모가 진행된 상태라면 탈모 증상을 방치하지 않고 초기부터 적극적인 치료에 나서길 권장한다.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하루라도 빨리 치료를 시작하면 그만큼의 탈모를 방지할 수 있다(흔히들 후반부에 큰 격차를 보인다). 

탈모 치료는 상처회복과 혈액순환 개선, 염증완화, 영양공급등의 방법으로 당신의 소중한 모발이 잘 자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주어야 한다. 부득이하게 가발을 사용해야 하는 경우는 환기에 유의하여 통풍이 잘 되는 제품이 좋다.
대한피부과개원의협의회는 “유전적인 요인에 의한 탈모는 100% 완치는 어렵지만 조기에 치료하면 탈모증상이 악화 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며, “후천적인 요인에 의한 탈모도 탈모초기에 적극적으로 치료하면 완치 가능성이 크다”며 탈모 조기 치료를 강조했다. 희망적인 부분은, 견인성 탈모나 압박성 탈모는 유전이나 환경에 의한 탈모증상이 아니기 때문에 원인이 될 수 있는 행동을 줄이면 충분히 예방하고, 심지어 원상복구까지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를 위해서 스프레이, 왁스 등 스타일링제는 피부에 닿지 않게 모발 끝에만 사용하고, 모발도 피부와 마찬가지로 강한 햇빛 등의 자외선을 피하고, 가공식품 커피, 담배 등과 기름진 음식이나 맵고 짠 음식은 피한다. 스트레스나 과로도 탈모의 주원인이므로 충분한 휴식을 취하도록 한다. 이 외에도 통풍이 잘 되고 관리가 쉬운 헤어스타일을 선택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탈모가 이미 진행되어 빈 부분이 나타난 경우에는 자가모발이식술이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이 될 수 있다. 이는 탈모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뒷머리의 모낭을 옮겨 심는 방법으로 공여부 우성(
donor dominance)*의 형질을 가지고 있어, 나이가 들어도 심은 모발은 좋은 상태를 유지할 수 있으므로 현재까지 가장 많은 탈모인들의 희망이 된 방법이다.

*공여부 우성: 탈모증이 잘 일어나지 않는 뒷머리(모발을 제공해주는 공여부)의 모발이 탈모증이 잘 일어나는 부분(모발을 받는 수여부)로 옮겨가더라도 원래 공여부의 성질대로 굵고 건강함을 유지한다는 특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