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속 노인 열 질환! 특히 ‘이런 약’ 복용한다면 주의
폭염 속 노인 열 질환! 특히 ‘이런 약’ 복용한다면 주의
  • 김경현 약사전문기자
  • 기사입력 2020.07.17 09:58
  • 최종수정 2020.07.17 11: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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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세 이상 고령자, 피부감각기능 감소, 열에 취약

-고혈압, 심뇌혈관질환, 당뇨환자 주의!

-내가 복용중인 약 체크!

[헬스컨슈머]작년 여름, 60대 남성 한 분이 뇌졸중 관련 약을 처방 받으셨다. 복약 상담을 하며 해당 약을 복용하기 시작한 이유를 알게 되었는데, 더운 여름철 밭에서 일을 하다가 땀을 너무 많이 흘려서 실신 후 병원에 실려갔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환자분은 그 날 이후 뇌졸중 진단을 받게 되셨고 평생 약을 복용하시게 되었다.

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역대급 폭염, 노인들은 특히 주의해야]

 올해 기상청은 역대 급 폭염을 예고했는데 특히 65세 이상 고령자는 열 질환에 더 주의해야 한다.

노화로 인한 신체기능 저하

 노화로 인한 신체기능 및 피부감각기능 감소는 노인들을 열에 대해 둔감하게 만들며 탈수를 감지할 수 있는 능력을 저하시킨다.

노인들은 외부 기온 변화에 따른 체온조절능력이 저하되어 더운 여름철 고 체온증(심부 체온 38도 이상)이 발생할 수 있다. 체온이 상승하면 피하 혈관이 확장되어 열을 발산해야 하는데 노인의 경우 노르아드레날린은 증가하고 NO(일산화질소)는 감소해 혈관평활근이 쉽게 이완되지 못한다. 또한 노화로 인해 땀샘이 감소되며 땀의 배출이 힘들어져 고체온증으로 일사병과 열사병에 취약한 상태에 이를 수 있다.

그 중에서도 특히 고혈압, 동맥경화증, 뇌졸중 등 심뇌혈관질환이 있거나 호흡기, 당뇨 질환을 갖고있는 만성질환자들은 특히 더 주의가 필요하다.

기온이 올라가면 열을 발산하기 위해 말초혈관이 확장되고 혈압은 떨어지게 된다. 이로 인해 더 많은 혈액을 내보내기 위해 심장에 부담이 증가하게 되고 체온조절을 위한 반복적인 혈관의 수축과 이완으로 혈관에도 무리를 주게 된다. 고혈압이나 기존에 혈관질환이 있다면 악화될 수 있다.

당뇨환자의 경우 땀을 많이 흘리게 되면 탈수현상으로 인해 혈액의 농도가 진해져 혈당이 올라가게 된다. 또한 장시간 더위에 노출될 경우 혈당조절기능이 저하되어 저혈당과 고혈당이 반복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 혈당조절이 잘 되지 않으면 당뇨합병증의 위험이 높아지고, 저혈당이 오면 어지러움증을 호소하며 낙상에도 이를 수 있기 때문에 노인 당뇨환자는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 심뇌혈관질환, 당뇨, 호흡기 질환과 같은 만성질환은 폭염으로 인한 단기적인 사망률을 높이는 주요 위험요인이므로 폭염 속 열 질환에 대처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약물과 더위의 중복 영향

몇몇 약물의 경우 탈수, 설사 또는 땀분비 억제를 일으켜 체온조절능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 자신이 지속적으로 복용하는 약물이 아래에 해당된다면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항콜린작용이 있는 약물(ex>코감기약, 진경제, 항우울제, 항파킨슨제)

-신경이완제악성증후군 위험성이 있는 약물: 항정신병약제

- 항구토제

- 세로토닌 증후군 위험성이 있는 약물: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약물 (ex>SSRI, SNRI계열 항우울제) 모노아민산화효소억제제(ex>항파킨슨제), 진통제(tramadol)

-기립성 저혈압 위험성이 있는 약물:  항고혈압약제, 이뇨제, 전립선 비대증 약물, 항파킨슨 약물

기립성 저혈압을 일으킬 수 있는 약물을 복용중이라면 더운 여름철 실외 공간에 오래 서있을 경우 어지럼증, 두통, 떨림 등의 증상을 호소할 수 있으며, 낙상으로 이어질 위험도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고온에 장시간 노출되거나 위와 같은 약제를 사용하는 환자에서 체온의 상승과 함께 섬망이나 환각 상태가 나타나고, 사지 피부가 따뜻하고 건조하며 근육 강직이 나타나면 위험할 수 있다. 예를 들면, 더운 여름철에 냉방이 안되는 집에 거주하는 노인이나 땀 분비를 억제하는 항콜린성 약제 등을 복용하는 사람이 고온에 장시간 노출되는 경우에 주의가 필요하다.

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온열질환 예방 수칙]

온열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선 아래의 수칙을 따라야 한다.

1. 폭염 시 위험 시간대(낮 12시~17시) 외출 자제하기

2. 갈증을 느끼지 않더라고 틈틈이 수분 섭취하기

3. 폭염 시 카페인이나 알코올이 들어있는 음료 마시지 않기

4. 창문과 문이 닫힌 상태에서 선풍기 틀지 않기

5. 어둡고 두껍고 달라붙는 옷 입지 않기

6. 온열 질환이 발생하면 즉시 시원한 곳으로 이동해 옷을 풀고, 몸을 시원하게 하며 수분 섭취하기

7. 증상이 지속된다면 119요청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