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 아토피 피부염, 어떻게 할까요?
우리 아이 아토피 피부염, 어떻게 할까요?
  • 박치영(생기한의원 강남역점 대표원장, 대전대 한의학 겸임교수, 중부대 피부미용학 외래교수)
  • 기사입력 2020.12.03 13:10
  • 최종수정 2020.12.03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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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컨슈머]춥고 건조한 겨울은 전신의 피부에 발생한 가려움과 진물, 각질로 불면의 밤을 보내야 하는 소아 아토피 피부염 환자에게는 반갑지 않은 계절이다. 2019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의하면 아토피 피부염 환자는 100만 명에 이르고 있다. 가히 국민병이라고 부를 만한 수치이다.

아토피 피부염은 난치성 피부질환의 대명사로 인식되고 있다. 하지만 아토피 피부염은 충분히 예방과 치료가 가능한 피부질환 중의 하나일 뿐이다. 특히 유아기와 소아기의 적극적인 관리와 치료는 아토피 피부염을 빠르게 개선할 수 있다.

 

[아토피 피부염, 어떻게 시작되나?]

아토피 피부염은 주로 유아기 혹은 소아기에 시작된다. 한번 시작되면 만성적으로 재발과 악화를 반복하는 경향이 있다. 가려움과 피부건증, 진물과 각질 등의 특징적인 피부염 증상을 동반한다. 만성화될수록 피부가 두꺼워지는 태선화 반응과 색소침착이 발생하게 된다. 아토피 피부염은 성장 시기에 따라 증상이 다르게 발생한다. 유아기에는 뺨, 이마, 두피와 팔다리의 바깥쪽 부분에서 발생한다. 소아기가 되면서 팔이 굽혀지는 부분(팔오금)과 무릎 뒤의 굽혀지는 부위(오금)에 발생한다.

아토피 피부염은 성장하면서 알레르기 비염, 천식과 같은 호흡기 질환을 동반하고 중증의 성인 아토피 피부염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아토피 피부염은 그 증상이 가볍든 심하든 발생 초기에 적극적인 관리와 치료가 필요하다. 나이가 들면서 저절로 낫는다는 이야기를 가끔 듣게 된다. 이는 아토피 피부염의 실체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무지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아토피 피부염은 왜 생기나?]

그렇다면 아토피 피부염은 왜 발생하는 것일까? 아토피 피부염의 발병 원인은 현재까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고 있다. 환경적인 요인, 유전적인 소인, 면역학적인 불균형 및 피부 장벽의 이상 등이 주요 원인으로 의심된다.

또한, 항생제와 스테로이드제의 오남용으로 인한 피부 면역계의 혼란으로 발생하기도 한다. 특히 초기 아토피 발생시 스테로이드제를 적극적으로 사용할 것인가는 질문에 대한 의사와 한의사의 답변은 수평선을 달리고 있다. 스테로이드제는 극단적인 장단점을 가진 약물임에는 분명하다. 누군가 필자에게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을 요구한다면 이렇게 말할 것이다.

“이 질문은 아이의 피부 상태에 따라서 답변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어제와 오늘도 다를 수 있습니다. 아토피 피부염에 대한 진료 경험이 풍부하면서, 우리 아이를 지속해서 관리하고 치료해주는 의료진과의 끊임없는 소통이 해답입니다.”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치료가 힘들다면 예방을 하자]

그렇다면 아토피 피부염의 발생을 최소화할 수 있는 육아는 없을까? 아토피 피부염을 예방하려면 우리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 할까? 요즘의 부모들은 아이를 시원하고 차게 키우는 육아를 하는 경향이 있다. 우리 인간의 체온은 36.5도이다. 아이의 몸과 피부는 이 36.5도의 최적 온도에서 면역 기능이 활성화되도록 설계되어 있다.

시원한 것보다는 따듯하게

우리 아이가 냉장고와 친하게 지낼수록 아토피 피부염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 차가운 음식을 자주 섭취할수록 체온의 교란이 발생하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체온의 교란은 조금씩 면역 시스템의 약화로 이어진다. 아이에게서 차가운 음료수와 아이스크림을 멀리 떨어뜨려야 한다. 육아와 관련해서 필자가 진료실에서 자주 하는 말이 있다.

“아이를 따뜻하게 키워보세요. 아이를 따뜻하게 키우면 땀띠는 걸릴지언정 아토피 피부염은 걸리지 않습니다.”

체온이 36.5도로 잘 유지될수록 우리 아이의 체세포 분열이 왕성해지고, 성장호르몬의 배출도 원활하게 된다. 면역과 성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평범한 비법인 셈이다. 결론적으로 우리 아이에게는 따뜻하게 키우는 육아법이 필요하다.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반신욕 한번 시켜볼까?]

아토피 피부염의 예방과 치료를 위해서 당장 집에서 해야 하는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반신욕이다. 꾸준한 반신욕을 통해서 아토피 피부염은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반신욕은 최소 주 1~2회 이상 하는 것이 좋다. 특히 유전적으로 많이 건조한 피부를 가진 아이에게는 반신욕을 매일 하도록 안내하기도 한다.

반신욕이 좋은 이유

반신욕을 자주 하면 오히려 피부가 더 건조해져서 피부 건강이 나빠지지는 않는지 질문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걱정할 필요는 없다, 피부과학적으로 반신욕은 피부 재생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반신욕을 통한 물과의 접촉은 피부의 수화작용(Hydration, 水和)을 향상시킨다. 그 결과 피부의 자연 보습 능력도 빠르게 회복된다. 그리고 반신욕을 하는 동안 배출되는 땀을 통해서 피부 속의 노폐물과 독소가 제거된다. 반신욕은 노폐물과 독소가 피부에 쌓이지 않도록 사전에 방어하는 작용도 한다.

반신욕 방법

그렇다면 어떻게 반신욕을 하는 것일까? 반신욕을 할 때, 온도와 시간을 적절하게 관리해야 한다. 물의 온도는 38~40도, 시간은 10~30분 정도를 추천한다. 반신욕을 하는 동안에 아이가 최대한 편안한 느낌이 들 수 있도록 온도와 시간을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 아이에게 적절한 온도와 시간을 찾아야 한다. 특히 땀이 많이 나는 것을 목표로 온도를 올리고 시간을 늘리는 것은 피해야 한다. 아이가 편안하게 놀이로써 반신욕을 받아들이도록 노력해야 한다. 또한, 유전적으로 땀이 잘 나지 않는 체질의 아이도 있으므로 땀을 목표로 반신욕을 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이미 아토피 피부염이 발생한 아이도 반신욕을 통해서 아토피 피부염을 관리할 수 있다. 하지만 아토피 피부염이 발생한 부위에서 진물이 발생하거나 이차감염이 동반된 상황에서는 반신욕을 금해야 한다. 또한, 반신욕 이후에는 아토피 환부에 습포(wet-dressing)를 반드시 시행해야 한다. 여기서 습포란 생리식염수를 충분히 적신 거즈를 아토피 피부염 부위에 10~30분 동안 덮어주는 방법이다. 이러한 방식은 피부의 수분 공급을 도와주고 증발을 통한 피부 냉각 효과가 있다. 긁는 행위로부터 피부를 보호하며 손상된 피부 장벽을 회복시키므로 꾸준히 일상에서 반복해야 한다.

아토피 피부염은 무엇보다 예방이 중요한 피부병이다. 올바른 육아법과 적절한 반신욕을 통해서 아토피 피부염은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그리고 혹시 아토피 피부염이 의심된다면 발병 초기에 적극적인 관리와 치료를 통해서 확산을 방지하고 재발의 위험을 제거하는 선제적인 조치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