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접종 전후로 먹지 말아야 할 약은?
백신 접종 전후로 먹지 말아야 할 약은?
  • 남정원 약사전문기자
  • 기사입력 2021.09.08 16:59
  • 최종수정 2021.09.09 11: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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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신 접종하는 날 혈압약, 당뇨약 먹어도 될까?

- 백신 접종 후에 스테로이드제를 먹으면 안 되는 이유

- 타이레놀과 이부프로펜, 정확한 복용 방법은?

[헬스컨슈머] 현재 우리 나라 백신 접종률은 1차 접종 기준 57%, 2차 접종 기준 30%다. 집단 면역 형성을 위해서 점점 접종 속도를 높이는 추세다.

이처럼 다양한 연령층의 백신 접종이 이루어지면서 동시에 백신 접종과 관련된 약국에 문의사항도 늘어났다. 특히 자신이 먹고 있는 약과 백신 접종의 관련성이나 백신 접종 후 먹지 말아야 하는 약에 대한 질문이 많았다. 따라서 이와 관련된 질문들을 모아서 궁금한 점을 해결해 보고자 한다. 

(사진출처) :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출처) : 게티이미지코리아

 


■ 백신 접종하는 날 혈압약, 당뇨약 먹어도 될까?

기존에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의 경우 매일 먹고 있는 약이 있다. 가장 흔한 약이 혈압약, 당뇨약, 고지혈증약 등이며, 이외에도 정신질환 약, 치매약, 통풍약 등이 있다. 이 약들은 증상이 있든 없든 매일 복용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환자들은 백신 접종일에도 계속 약을 먹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을 하고는 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혈압약, 당뇨약, 고지혈증 약들은 백신 접종일과 이후에도 계속 복용해야 한다. 백신 접종 시 그 약이 면역과 관련이 있는 약인지 아닌지를 따져보아야 한다.

예를 들어 자가 면역 질환자들이 먹는 면역억제제 혹은 암 환자들이 먹는 항암제 약은 면역을 떨어뜨리는 약이다. 따라서 백신 접종할 계획이라면 백신 접종으로 기대하는 항체 형성 효과를 충분히 얻기 어렵다. 따라서 이러한 약들의 경우 백신 접종 시 잠시 중단해야 할 것이다.

대표적인 면역억제제 약물인 스테로이드제의 경우 백신 접종 전후로 일주일 간은 복용을 권장하지 않는다. 특히 스테로이드제는 자가 면역 질환자 뿐만 아니라 비염, 구내염, 치주염, 관절염 치료를 위해 짧은 기간 처방이 나오는 경우도 흔하므로 백신 접종일 전후로 단기간 복용하고 있는 약물이 있다면 면역억제제 약이 들어있는지 가까운 약국에서 확인하는 것이 좋다.

다른 기저질환 약물은 대부분 괜찮지만, 통풍약 중 급성 통풍 발작에 쓰이는 콜킨정은 백신 접종 시 복용을 피하는 것이 좋다. 콜킨정에 들어있는 콜키신 성분이 면역 세포들의 정상적인 세포 분열을 방해해 관절의 통증을 줄이는 역할을 하는데, 이 과정 속에서 백신 접종 후 항체 생성 과정을 방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급성 통풍 발작이 일어났을 때 대체약이 없는 상황이라면 백신 접종 후라도 복용할 수 있다.

본인이 발작 증상이 없어도 콜킨정을 매일 복용하고 있는 상황이고, 백신 접종일 전후로 통풍 발작이 없다고 판단되는 경우에 한해 콜킨정 복용을 잠시 중단해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것이 좋다.

(사진출처) :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출처) : 게티이미지코리아

 

 


■ 백신 접종 후에 항바이러스제 먹어도 될까?

백신 접종 후에 스테로이드제를 먹으면 안 된다는 이야기를 들은 환자 분들 중에서는 항바이러스제 복용도 꺼리는 분들이 많았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백신 접종 후에 항바이러스제를 복용하여도 백신의 효과를 떨어뜨리지 않는다. 백신에는 바이러스 자체가 들어있는 것이 아니라 바이러스의 유전물질이나 일부 조직이 들어있어서 우리 몸의 면역반응을 자극하는 촉매 역할만을 한다.

따라서 바이러스의 번식을 억제하는 항바이러스제는 면역반응을 저해하지 않기 때문에 구내염, 대상포진, B형간염 치료를 위해 항바이러스제를 먹고 있다면 백신 접종과 관계없이 계속 먹어도 된다.

(사진출처) :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출처) : 게티이미지코리아

 

 

■ 백신 접종 후에 타이레놀도 먹고 이부프로펜도 먹어도 될까?

올 해 상반기만 해도 백신 접종 후에는 타이레놀 성분이 든 해열진통제만 먹여야 한다고 감염관리본부에서 명시했기 때문에 타이레놀만 구입하는 환자 분들이 많았다. 그러나 이부프로펜을 먹어도 된다는 새로운 지침이 추가된 이후, 이부프로펜을 구입하는 환자들도 늘어났다. 이는 타이레놀 성분 약이 듣지 않는 환자들에게 선택의 폭이 넓어진 셈이지만, 한편으로는 진통제 과다 복용에 대한 우려가 증가하는 일이기도 하다.

우선 진통제는 백신 접종 후 아프지 않다면 먹지 않아도 된다. 진통제를 미리 먹으면 고생을 안 해도 된다든가 소염작용이 있어서 좋다는 이유로 간혹 접종 전 약 복용을 권장하는 글이 있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 백신 접종 후에도 별다른 통증이나 부작용을 못 느끼는 경우에는 약을 먹을 필요가 없으며, 필요하지 않은데 먹는 약은 오히려 몸에 해가 될 뿐이다.

두 번째로 타이레놀을 복용한 후, 효과가 없다고 해서 1~2시간 후 바로 이부프로펜을 먹는 것은 좋지 않다. 예외적으로 40도 이상의 고열이 나거나 전신근육통이 심한 경우에는 짧은 시간 간격을 두고 진통제를 복용하기도 하지만 이는 예외적인 경우다. 이 때도 약으로 해결하기 보다는 응급실로 가는 것이 좋다.

진통제를 교차 복용할 때는 먼저 먹은 약이 몸에서 대사되는 시간을 고려하여 타이레놀이 잘 듣지 않아도 4~6시간 정도는 기다린 후에 이부프로펜으로 바꾸어 복용하여야 한다. 따라서 약을 먹은 횟수가 하루에 3~4회 정도가 되어야 하고 6~7회 정도로 자주 진통제를 먹는다면 진통제 과다 복용에 해당하여 더 큰 부작용이 일어날 수 있다.

백신 접종 후에는 지나치게 많은 진통제를 먹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 무엇보다 충분한 휴식과 수면을 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임을 명심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