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청소년 아나필락시스 환자, 10년간 5배 넘게 증가…원인은 ‘식품 섭취’
소아·청소년 아나필락시스 환자, 10년간 5배 넘게 증가…원인은 ‘식품 섭취’
  • 박서영 기자
  • 기사입력 2021.10.05 16:41
  • 최종수정 2021.10.06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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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험심사평가원 조사 결과, 2020년 기준 아나필락시스 쇼크 환자 수 10년간 409.4% 증가

-중증 전신 알레르기 증상, 주요 원인은 음식·약물·곤충 등…소아·청소년은 ‘식품 섭취’가 주요 원인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정춘숙 의원 “국가건강검진에 알레르기 검진 도입해야”

[헬스컨슈머] 식품 섭취 후 아나필락시스(중증 전신 알레르기) 반응을 호소하는 소아·청소년 환자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5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의하면 2020년 기준 ‘음식의 유해작용으로 인한 아나필락시스 쇼크’로 인해 병원 진료를 받은 환자의 수가 지난 10년간 409.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눈에 띄는 것은 소아·청소년 환자의 비율이었다. 0~9세 환자는 433명으로 지난 2011년 85명과 비교해 5배 넘게 증가했으며, 10~19세 환자는 85명에서 183명으로 늘었다.

(사진출처) :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출처) : 게티이미지코리아

아나필락시스는 외부에서 들어온 항원에 대해 매우 심각하고 전신적으로 나타나는 알레르기 반응을 말한다. 심할 경우 호흡 곤란이나 의식 저하, 쇼크 등이 발생할 수도 있으며, 적절한 치료를 시행하지 않을 경우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원인은 음식, 약물, 곤충 등으로 다양하며, 최근에는 코로나19 백신 이상 반응으로 나타나 널리 알려지기도 했다. 소아·청소년의 경우에는 식품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질병관리본부 연구용역(국내 아나필락시스 발생 및 재발 양상과 위험요인 조사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16개 대형 병원 등에서 지난 2016년 11월부터 2019년 1월 3일까지 아나필락시스 증상으로 진료받은 생후 2개월~84세 환자 558명을 분석한 결과, 증상자의 60%(335명)가 만 18세 미만 소아·청소년이었다. 특히 만 18세 미만 소아·청소년의 ‘아나필락시스’ 원인 가운데 84.8%(284명)가 식품에 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소아청소년의 식품 유발성 ‘아나필락시스’ 284건 중 원인 식품으로는 계란이 25.4%로 가장 높은 빈도를 차지했다. 그 뒤로 우유(18.0%), 호두(9.5%), 기타 견과류(8.1%), 밀(8.1%), 땅콩(4.9%), 키위(4.2%), 메밀(3.2%) 등이 나타났다.

현재 국가건강검진(일반건강검진, 영유아건강검진)에는 ‘알레르기 검진’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 2017년 질병관리본부가 알레르기 검진 포함 여부에 관해 개최한 자문회의에 따르면, 당시 “알레르기 검사 도입이 과잉 진료를 유도할 수도 있지만, 관련 연구와 시범사업을 거쳐 영유아 건강검진에서 고위험군을 선별하기 위한 문진을 도입하는 방안은 고려 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온 바 있다.

이에 정춘숙 의원은 “지난 10년 동안 소아·청소년의 음식으로 인한 아나필락시스 수진 사례가 크게 늘었다”며 “소아·청소년의 추가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영유아검진 등 국가건강검진 항목에 알레르기 검진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